2
부산메디클럽

[명사의 맛집] 아동문학가 강기홍 선생 '미정'

생선의 맛 찾아준 10년 단골

회·조림에 생태탕 최고 밥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6-08-10 10:34:40
  •  |   본지 3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동문학가 강기홍 선생이 미정에서 생태탕을 먹고 있다.
"옥희씨~"

아동문학가 강기홍 선생이 애교스럽게 부른 사람은 단골 음식점 사장이다. 국제시장에서 만난 그는 기다렸다는 듯 '미정(051-242-6100)'이라는 횟집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식당에 들어서며 식당 사장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모습은 장난스럽기도 했지만 정겹기까지 했다.

미정은 강 선생이 생선의 맛을 발견하게 해준 곳. 원래 생선을 싫어했던 강 선생은 10년전 이 집을 발견한 후 지금까지 애인 집 찾듯 드나들고 있다고 했다.

강 선생에게 이 집 음식 맛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미친다"는 직설적인 표현이 돌아왔다. 문학가라고 해서 뭔가 아름다운 시구같은 표현을 기대했던 게 착오였을까.

강 선생은 "이 집 덕분에 생선 맛을 알게 됐지만, 아직 다른 음식점에서는 생선을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 음식의 맛이 과연 어떻기에 '미칠' 정도라는 것인지 궁금했다.

강 선생이 식당으로 들어선 후 자리에 앉자마자 이것 저것 음식들이 나왔다. "워낙 자주 오는 단골이라 특별히 주문하지 않아도 좋아할 만한 음식들을 내온다"는 종업원들의 귀띔이다.

'강 선생이 진짜 단골이구나'하는 생각이 든 순간, 이 식당 손님들 대부분이 단골이고 손님중에 뜨내기 손님은 거의 없다는 부연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고등어조림, 단호박, 콩나물무침, 버섯무침, 오징어회, 홍합 등 하나하나 들어오던 반찬이 어느새 상을 가득 채웠다. 상이 모자랄 정도라는 말이 실감났다. 반찬이 무려 20가지에 이르렀다. 맛보기로 생선회와 생선조림, 제주갈치까지 나왔으니 한 상이 푸짐했다.

얼음접시에 놓인 쫄깃한 육질은 광어였다. 세로로 회를 쳐 여느 회와 맛이 달랐다. 달짝지근한 가자미 조림도 인상적이었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기다리던 생태탕이 나왔다. 생태탕은 강 선생이 저녁에 들러 '한잔'할 때 술맛을 돋워주는 술 안주이자 밥 반찬이었다. 두부와 파 무가 듬뿍 들어간 탕이 먹음직스러웠다. 국물맛을 봤다. 얼큰한 맛에 밥 한그릇을 어느새 비웠다.

강 선생은 어느 날 아내와 싸운 후 화해도 할 겸, 아내의 화를 풀어줄 겸 남포동으로 나왔다고 한다. 아내를 위해 횟집에 들렀는데, 그곳이 미정이었다. 지금은 강 선생도, 그의 아내도 이 곳을 일주일에 서너번씩은 찾는다고 했다. 그런 사연에 단골집이 된 건 아니냐고 했더니 "의미는 무슨…. 순전히 음식맛이 좋기 때문"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시킨다.

그는 식사를 하면서 초등학교 교사시절의 추억담을 들려줬다. 교직생활 40여 년 동안 만난 제자들이 이제는 그를 걱정해준다며 동화같은 제자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짙게 느껴졌다.

"가진 것 없이 술만 먹고 다닌 인생치고는 잘 산 것 같다"는 강기홍 선생. 그가 쓰는 동화는 분명 마음으로 씌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전해준 행복한 동화는 식탁에 차려진 음식과 어울려 어느 양념보다 고소한 맛과 향을 전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5. 5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9. 9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10. 10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1. 1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2. 2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3. 3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4. 4[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7. 7[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8. 8與 “조희대, 국감 출석 불응 의사…불출석은 국회법 위반”
  9. 9'광대극' 조소 이어 미사일로 응답한 北. 좁아진 청와대 입지
  10. 10영화 '암살자(들)' 논란 속 장동혁, 고(故) 육영수 생가 방문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3. 3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4. 4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5. 5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6. 6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7. 7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부산銀, 산업 전문성 더해 지역기업 금융 강화
  10. 10“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8. 8[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9. 9돔 최상층 ‘스카이홀’ 길이 600m 컨벤션 場
  10. 10‘경력 부풀리기’ 의혹 울산교육감 무혐의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3. 3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