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하철 3호선 철교 밑에 초라하게 방치된 구포다리. |
지하철 3호선이 낙동강을 건너는 우람하고 화려한 철교 옆. 저만큼 아래로 중간중간 동강나 옛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다리가 철로와 대비돼 유달리 초라해 보인다. 낙동장교, 흔히 말하는 구포다리다.
1933년 완공 당시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여서 낙동장교란 이름이 붙었다. 다리의 관리권은 북구청이 갖고 있지만 강서 주민이 더 많이 이용하고 애환이 서린 다리다. 지금은 구포대교에 그 길을 내준 데다 2003년과 지난해 물난리로 일부 상판이 내려앉아 을씨년스럽게 방치돼 있다.
"구포다리 건립을 놓고 당시 김해 주민은 적극 찬성한 데 반해 구포 주민은 반대했다고 들었어요. 김해 주민의 찬성이야 당연하겠지만 당시 나루터와 관련된 일을 주로 하던 구포 주민들에겐 반가운 일이 아니었죠." 박홍목 강서문화원장은 구포다리의 건립은 강서의 발전에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다리의 준공식은 원래 구포에서 개최키로 했으나 당시 김해 주민들의 맹렬한 반대로 대저 들판에서 열었을 정도로 당시 이곳 주민들에게 구포다리는 하나의 구원과도 같았다. 준공 이후 5일장 구포장날이 되면 각종 물건을 수레에 싣거나 이고 지고 구포로 향하는 인파가 다리를 꽉 채웠다고 원로들은 전했다.
"옛날에 다리를 건너 구포역에서 부산 시내로 열차를 타고 통학하던 학생들이 많았어요. 아침에 등교 때 늦으면 강 건너 저 멀리 호포 쪽에서 증기를 내뿜으며 달려오는 기차를 보고 다리 위를 내달리는 학생들이 꼭 있었죠. 모라 쪽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은 멀리서 오는 기차가 보이지 않아 구포다리 위를 건너는 학생들의 걸음걸이를 보고 자신들도 뛰거나 걸어 아침마다 진풍경이었습니다." 대저 출신 김경석(74) 씨의 회상이다.
수많은 사연을 담은 구포다리의 운명도 이제 다한 것일까. 영도다리가 역사적 유물로 보존의 길로 가는 반면 구포다리는 철거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상판이 내려앉는 등 다리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철거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현재 용역을 진행중"이라며 "강서 주민의 의견 수렴을 위해 현재 설문조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