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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울산 울주군 웅촌면 `원터가든`

시골장 쇠고기국밥 연상시키는 오리뼈탕 `속이 확 풀려요`

맵지 않고 얼큰해 주당들 해장용으로 즐겨

생선회처럼 포 뜬 생오리구이도 일품

4인 가족 가벼운 약주 곁들이면 5만 원쯤 나와

  • 글·사진=이흥곤 기자
  •  |   입력 : 2010-03-18 18:56:3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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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기는 최근 들어 미식가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지만 예전에는 사실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닭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뼈가 많고 질긴 데다 노린내까지 나 중국인이나 서양인이 즐기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름 한철 보양식품으로 애용하는 것 이외에는 애써 찾지 않았다. 오리탕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죽했으면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민다'는 속담이 나왔을까. 그만큼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인식돼 제사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외식문화의 발달로 업주들이 훈제 바비큐나 대나무통 장작 구이 등으로 오리고기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면서 오리고기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좋아한다는 편견을 깨고 남녀노소 누구나 잘 먹는 요리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영양가 면에서도 오리고기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전혀 뒤질 게 없다. 육류 중에서는 드물게 알칼리성 식품인 데다 지방은 몸에 축적되지 않는 불포화지방산이 70% 이상이어서 성인병 예방과 해독작용에 큰 도움이 된다.

울산서 오리고기 구이를 잘 한다고 소문난 울주군 웅촌면 대북리 '원터가든'(052-225-3277). 예부터 부산과 울산 땅을 오가던 원님이 머물던 터여서 명명했단다. 인근 교차로 이름도 원터사거리다.

가격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생오리구이(또는 양념불고기)와 오리뼈탕이 4만3000원. 4인 가족이 찾아 가볍게 약주를 곁들이며 식사하면 대략 5만 원 정도 나온다. 이 정도면 돼지 삽겹살이나 목살에 비해 큰 차이는 없다.

밑반찬은 싱싱한 봄나물과 얼갈이물김치, 잡채, 콩나물, 김치 등. 얼갈이물김치의 국물이 시원하고 맛깔스럽다.

이 집의 생오리는 다른 집의 고기와 비교하면 약간 다르다. 생선회처럼 포를 뜬 듯 얇고 길다. 폭 1.5㎝쯤에 길이는 불판 지름 정도 된다. 고기 가장 자리엔 비계가 길다랗게 이어진다. 뱃살 부분으로 주방장의 정교한 칼솜씨 덕분이란다.

"너무 고기 부분만 있으면 텁텁하고 그렇다고 비계 부분이 많으면 먹기가 좀 그렇잖아요."

불판이 데워지자 버섯 양파 감자와 함께 고기를 올렸다. 안주인 박인순(사진) 씨는 부추를 곁들이면 소화도 잘되고 맛도 훨씬 좋다며 접시에 담긴 부추를 듬뿍 불판에 올린다.

노릇하게 익은 고기와 부추를 집어 원터가든만의 자랑인 오리 전용 소스에 찍어 먹는다. 새콤 달콤 매콤한 맛의 이 소스는 오리고기의 느끼하고 텁텁한 맛을 상쇄해줘 입안을 개운하게 한다.

양념불고기도 생오리구이 못지않게 별미다. 각종 야채가 많이 들어가 영양학적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다 먹고난 후 송송 썬 김치와 김을 넣고 밥을 볶아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

배가 불러 숟가락을 놓자 박 씨는 "우리집의 진짜 별미는 오리뼈탕"이라며 맛만 보라고 강추한다. 느끼하고 멀건 국물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상상을 뛰어넘었다. 무 파 양파 감자 버섯 등을 듬성듬성 썰어 넣어 각종 양념을 한 시골장터 쇠고기국밥을 보는 듯하다. 어떤 이는 토끼탕이 아니냐고 묻는다고 한다. 맵지는 않지만 얼큰하고 속이 확 풀려 일부러 생오리탕(1마리·3만5000원)만을 먹으러 오는 주당들도 제법 있다.

부산울산 고속도로 문수IC에서 5분밖에 걸리지 않아 해운대에서 25분, 노포동터미널에서도 25분 정도 걸린다. 울산CC가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골퍼들도 자주 찾는다. '원터가든'은 최근 울산 현대자동차공장 인근 명촌동에 2호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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