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길따라 맛따라] 중구 보수동 '새진주식당'

"같은 장소에서 진주비빔밥만 51년째 만들고 있어요"

"우리집이 진주비빔밥의 원형 그대로 간직"

직접 담근 고추장 간장 등 장맛이 맛의 비결

아직도 유명 정재계 인사들 부산 오면 찾아

  • 글·사진=이흥곤 기자
  •  |   입력 : 2010-06-03 18:51:50
  •  |   본지 2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안주인 조춘자 씨.
비빔밥에 관한 한 부산사람들은 오랫동안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다. 51년째 같은 장소에서 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마을 어귀 장승처럼 도심 한가운데 떡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 보수동 중부산세무서(옛 보수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새진주식당(051-256-8855). 단순히 오래됐다는 것보다 진주비빔밥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소개하는 것이다.

진주가 고향인 안주인 조춘자(70) 씨는 "열아홉 살 때 엄마와 함께 15만 원을 들고 와서 보수천 옆 이곳에 10만 원으로 하꼬방이나 다름없는 집을 얻고, 5만 원으로 살림살이를 장만해 비빔밥을 팔았으니 참 오래됐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어렸을 때 큰고모가 진주에서 비빔밥집을 했어. 갈 때마다 한 번씩 맛보던 그 비빔밥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비빔밥 만드는 법을 딱히 배운 것은 없지만 비빔밥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유심히 봐 뒀지."

진주비빔밥은 육회비빔밥이다. 1593년 임진왜란 2차 진주성 전투에서 왜군에게 성이 함락되기 직전, 백성들과 군인들이 마지막으로 성에 남아 있던 소를 모두 잡아 육회를 만들고, 그릇이 모자라 밥과 나물을 한데 넣고 비벼 먹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온다. 비빔밥에 못 넣고 남은 고기는 모조리 국을 끓여 먹었다. 눈물겨운 최후의 만찬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전통을 자랑하는 진주비빔밥이 현재 진주에서는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중앙시장 내 제일식당과 천황식당 등 몇 곳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전주비빔밥이 한국을 대표하는 비빔밥으로 우뚝 솟아 있는데도 말이다.

궁금해서 물었다. "진주의 제일식당 천황식당과 전주비빔밥을 드셔 보셨는지." 돌아온 답이 재미있다. "물론 가봤지. 잘 하던데. 거긴 청포묵이 없었지만 우린 주변에 큰 시장이 있어 청포묵이 올라왔어. 그러니까 우리 집이 진주비빔밥의 원형을 100% 유지하고 있는 셈이지. 두 군데 다 가본 단골들이 거기보다 우리 집이 더 맛있다고 하던데. 전주비빔밥은 이름값에 비하면 생각보다 별로였어. 파전도 우리와 달리 오징어만 잔뜩 들어간 오징어전이던데."

진주비빔밥.
진주비빔밥(1만 원)이 나왔다. 콩나물 녹두나물 고사리 버섯 호박 시금치 배추 미나리 쑥갓 등에 육회와 청포 계란지단 등이 올려진 화려한 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맵지 않으면서 뒷맛이 달짝지근하다. 육회가 나물에 섞여 입안에서 녹는다. 입속에 오래 남는 여운은 다진 쇠고기와 홍합 조개를 삶아 푹 우려내 한두 숟가락 곁들인 포탕과의 조화 때문일 게다. 선짓국은 얼마나 담백하고 깔끔한지. 곱창 양 쇠고기 죽순 버섯 등이 들어 있어 솔직히 비빔밥 없이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듯하다. 두툼한 파전(1만5000원)도 오묘한 맛을 자랑한다. 갑오징어 새우 문어 낙지 쇠고기 등 재료만 무려 30가지가 넘는다.

조춘자 씨는 "우리집 맛의 비결은 결국 장맛"이라며 주방 뒤로 안내하며 20여 개의 항아리를 열어 보였다. 또 다른 여러 항아리를 가리키며 "저건 전어젓 제주자리돔젓 조기젓 갈치젓 멸치젓 등 각종 젓갈"이라고 말했다.

메뉴에 돌솥비빔밥과 회비빔밥(이상 1만2000원)이 보였다. "일본사람들이 저걸 찾더라고. 그래서 만들었어. 한 10년쯤 됐지." 이 집의 유명세는 알고 보니 전국구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정·재계 인사들은 아직도 그 맛을 못 잊어 부산을 찾으면 반드시 들른단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4. 4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5. 5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6. 6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7. 7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8. 8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9. 9‘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10. 10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3. 3‘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4. 4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5. 5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다시 하락해 35.3%…민주 36.0%·국힘 42.6%
  7. 7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8. 8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스님 불출석은 어불성설… 동행명령장 발부해야”
  10. 10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1. 1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5. 5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6. 6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7. 7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유일 非중국계 각형’ 삼성SDI, 美 텍사스 전력망에 ESS 공급
  10. 10자산 상·하위 20% 가구 집값 격차 290배…통계작성 후 최대
  1. 1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2. 2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속보]마트 출입구 안까지 차량 돌진한 50대 “영업하는지 확인하려고”
  6. 6“한국에 묻히고 싶다” 프랑스 6·25 참전용사 유해 부산에 안장키로
  7. 7‘부캉이’ 넓은 바다 적응 중…“조만간 떠날 듯”
  8. 8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10. 10원양어선 타고 마약 5t 운반 80대, 22년 도피 끝에 국내 송환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3. 3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4. 4‘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5. 5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6. 6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7. 7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10. 10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