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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의 Sea 스토리 <7> 조도 연안 생물의 다양성

연안 생태계보고, 영도의 朝島(조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6-09 19:41:34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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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해안에 사는 '범돔'
# 북쪽해안엔 …

- 방파제 있어 물결 안정적
- 부드러운 바닥엔 해삼들
- 멸종위기 코르나투스종도
- 실고기 서식지에 산란까지

# 남쪽해안엔 …

- 해류·파도 영향 그대로
- 계절따라 해조류 해중림
- 외해와 맞닿아 난류타고
- 열대성·아열대성 어종도

   
기장군에서 낙동강 하구까지 200km에 이르는 부산 바다는 오랜 세월 동안 파도와 조석에 깨어지고 쌓이면서 아름답고 다양한 모습의 해안을 만들었다. 부산 바다에는 수많은 종의 바다생물들이 살고 있다. 부산 바다에 다양한 종을 출현할 수 있게 한 것은 차가운 북한 한류와 따뜻한 쿠로시오 난류가 교차하는 지리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이중 한국해양대학교가 위치한 영도구 조도(朝島)는 해류와 파도의 영향을 직접 받는 남쪽 해안과 오륙도 방파제와 조도 방파제에 막혀 해류와 파도로부터 다소 안정적인 북쪽 해안을 모두 가지고 있어 다른 해역에 비해 더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연안생태계의 보고라 할 만한 조도 연안 생물 종의 다양성을 소개한다.

◇ 조도 북쪽해안

   
조도 북쪽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잘피와 물고기알
부산항과 접한 북쪽면 바다는 해류와 거센 파도를 방파제가 막아서고 있다. 여기에다 부산항 준설로 인해 수심이 안정적이다. 북쪽해안선을 따라 입수하면 수심 10m부터 모래개흙으로 덮여 있는 바닥면을 만나게 된다. 부드러운 바닥에는 해삼이 기어 다닌 흔적이 꿈틀꿈틀 남아 있다. 이 자국을 따라가면 십중팔구 해삼을 찾을 수 있다. 바닥면을 기어 다니며 개흙을 먹어 유기물을 흡수하고 정화된 개흙을 배설하는 해삼은 땅 위의 지렁이에 비견될 만큼 바다환경에 이로운 종이다.

해삼이 지나간 자리 옆으로는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다. 잠시 기다리면 잠망경처럼 눈이 불룩 튀어나온 물고기가 머리를 삐죽 내민다. 바로 600여 종이 발견되어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어류인 망둥이들이다. 약간이라도 이상한 낌새를 느끼면 미리 뚫어둔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는데 그 동작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순간적이다. 바닥면에 엎드려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 망둥이를 다시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도 북쪽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유령멍게
망둥이가 있다면 서식환경이 비슷한 베도라치들도 살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망둥이가 바닥면에 구멍을 뚫고 산다면 베도라치는 작은 바위틈이나 빈 병, 파이프 조각, 조개껍데기 등 몸을 숨길만 한 것만 있으면 모든 곳이 다 보금자리가 된다는 점이다. 주의력을 가지고 바닥면을 훑다보면 모래개흙을 몸에 덮고 있는 넙치, 가자미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가까이 다가가 손가락으로 '툭' 건드려야 바닥을 박차고 도망갈 정도로 자신의 위장술에 자신감이 있다.

2년 전 이곳에서 멸종위기 종인 해마 중에서도 멸종가능성이 가장 높은 코르나투스 종을 발견하여 지면(본지 2009년 5월18일자)에 소개한 적이 있다. 방파제의 영향으로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기에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작고 연약한 코르나투스 종이 정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해류와 파도로부터 안정적이기에 움직임이 느린 실고기들이 머물며, 작은 물고기들은 잘피 등 해조류를 산란장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 조도 남쪽해안

   
조도 북쪽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해마
부산항 반대쪽인 남쪽에서 동쪽으로 연결되는 해안은 바닥면이 바위와 자갈 지형인 만큼 계절에 따라 부착성 해조류가 해중림을 이룬다. 이들 해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산소와 영양물질을 만들어내고 먹이사슬의 연쇄반응으로 플랑크톤과 각종 바다동물을 불러들인다. 특히 겨울에서 봄에 이르는 시기 모자반과 감태가 군락을 이루면 엽상체를 뜯어 먹기 위해 군소, 고둥, 전복, 갯민숭달팽이 등이 몰려들고 어류들이 무리를 이룬다. 조간대가 발달된 해안선 바위지형에는 해변말미잘, 따개비, 담치, 군부 등 조간대 동물들이 정착하고 있어 이들의 삶을 관찰하는데 최적지이다.

외해와 맞닿은 환경은 쿠로시오 난류에 실려 온 청줄돔, 제비활치, 세동가리 같은 열대성 어류와 제주도 연안종인 자리돔, 범돔 등 귀한 손님들의 방문을 가능하게 한다. 이뿐 아니라 쥐치, 조피볼락, 쏨뱅이, 복어, 성대, 달고기, 전갱이, 돌돔, 용치놀래기, 미역치 등 남해안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어종들을 만날 수 있다. 암초에는 갯고사리류와 멍게류, 보라해면, 주황해변해면, 회색해변해면, 히드라 등이 빼곡하게 붙어 있으며 이들 사이로 고둥껍데기를 짊어진 집게와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불가사리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 5월 말 부산해양경찰의 도움을 받아 조도 인근에 위치한 생도해역 수중탐사를 했는데 해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조도 남쪽 해안의 수중생태계와 생도의 생태계가 많은 부분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도 북쪽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해삼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조도와 생도에서 연산호의 일종인 부채뿔산호 뿐 아니라 경산호로 분류되는 무쓰뿌리돌산호를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경산호는 아열대 환경에서만 살 수 있다 보니 우리나라 연안에서 이들 종이 발견되면 지구온난화와 남해안의 아열대화라는 말이 따라 붙는다. 현재 부산연안을 비롯하여 남해안이 아열대 환경으로 변하고 있고 이러한 바다생물들의 출현이 아열대의 증거라는 주장이 대세이긴 하지만 기자는 난류에 실려 오는 방문객들 중 일부가 이곳에 머무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어온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25년 전에도 조도 연안에는 산호가 있었고 해류에 실려 온 청줄돔, 자리돔, 범돔과 함께 유영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 생태계 보존을 위해

   
조도 북쪽 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문절망둑
조도 바다생태계에 대한 소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부산 연안의 생명력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조도 뿐 아니라 부산 바다 속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와 더불어 살고 있는 생명체가 있으며 그들의 삶은 존중받아야 한다. 우리 연안 바다생물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이해는 우리의 삶을 더욱 가치롭게 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관심은 바다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parksh@kookje.co.kr

공동기획 : 국제신문, 국립 한국해양대학교, 국토해양부 영남씨그랜트
   
조도 남쪽에 서식하고 있는 군소
   
조도 남쪽에 서식하고 있는 갯강구
   
조도 남쪽에 서식하고 있는 광삼
   
조도 남쪽에 서식하고 있는 아케우스게
조도 남쪽에 서식하고 있는 부채뿔산호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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