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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쇼' 첫 회에서 배우 천정명이 벨트 없는 옷을 입고 그루브춤을 추고 있다. SBS 제공 |
- 벨트없는 슈트 충분히 멋질 수 있어
- 허리조절기능 있는 팬츠 유용
배우 고현정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고쇼'를 시작했다. 앞서 토크쇼의 강자였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강호동의 직설적인 질문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답변 내공을 선보였던 고현정이었기에, '무릎팍도사'가 없는 예능 춘추전국시대에 어떤 토크쇼를 선보일지 관심이 컸다. 하지만 박중훈 주병진 등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들이 성공하지 못한 전례에다 이승연 김혜수 등 여배우 토크쇼의 계보를 잇는 프로그램이란 우려도 있었다. 또한 현재 같은 방송사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게스트 섭외력을 가진 배우 한혜진이 출연하고 있는 '힐링캠프'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이러한 기대와 우려 속에 '고쇼'는 금요일 밤을 대표하는 토크쇼로 안착한 듯하다. 첫 회 10.5% 였던 전국 시청률(AGB닐슨 집계)이 2회에서는 8.5%로 주춤하긴 했지만, 주말 야외활동이 많아져 가는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비록 '고쇼인데 자기가 가장 많이 웃는다'는 농을 받으며 지난 2회분을 통해 메인 사회자라기보다는 패널인 정형돈 윤종신 김영철의 도움을 받는다는 인상이 크지만 차츰 나아지리라 기대해본다.
그러나 첫 방송부터 고현정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것은 역시 게스트 섭외력이었다. 첫 회의 출연자는 천정명과 조인성. 두 출연자는 고현정과 같이 연기호흡을 맞춰본 동료배우이자 고현정의 지인이다. 특히 조인성의 경우 최근 고현정 때문에 고현정의 소속사로 소속을 옮긴 바 있다. 덕분에 이 쇼에서 고현정의 별명이 '고대표'. 이런 고대표의 만류에 조인성의 춤 실력을 볼 수는 없었지만, 천정명의 자칭 그루브한 춤은 '고쇼'를 화젯거리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박진영에게 배웠다는 4단 춤을 선보인 천정명은 깔끔한 슈트차림에 단아한 포켓 칩까지 갖춘 완벽한 신사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4단에 이어진 허리춤 덕분에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던 건 바지의 디테일. 완벽한 슈트차림의 천정명은 이날 놀랍게도 벨트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한국남성들이 벨트를 슈트의 필수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벨트는 선택적인 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천정명과 같이 벨트를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벨트는 근대에 수많은 전쟁을 치루며 남성정장에 편입된 아이템일 뿐이다. 모닝 코트나 턱시도 등 예장의 경우 벨트가 아니라 멜빵을 해주는 것이 맞으며 전쟁영화를 보면 군복에서도 벨트가 아닌 멜빵차림의 모습이 적잖이 확인된다. 벨트는 몸의 상반과 하반의 순환을 막아 중년 이후의 남성에게 권할 것이 못된다. 특히 한국남성이 선호하는 검정벨트는 시각적으로 상반과 하반을 나눠버려 대체적으로 짧은 다리를 더 짧게 보이게 한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벨트 없이 바지를 허리에 충분히 지지해 줄 수 있을까? 특히 식사 전후 변하는 배의 압박은? 천정명의 벨트 없는 바지를 다시한번 살펴보면 지퍼 위에 바로 단추가 있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벨트 대신 허리에 오른편으로 조금 길게 덧댄 걸 볼 수 있다. 바로 이 부위 뒤에 벨트 대신 허리 간극을 조절하는 부품이 들어가며 또는 허리 양쪽에서 조절기능을 갖춘 디자인도 있다. 맞춤복의 전형이긴 하지만 시중에서 찾아보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바지의 디자인이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