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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남성 패션 <70> 싱글 슈트 차림의 문성근

한 가지 스타일로 소신있는 이미지 완성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5-03 19:05:3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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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성근은 싱글 슈트 차림으로 세련된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자람이 늘 없다. 차갑고 냉철한 인상이지만 자신의 옷과 함께 소신 있는 이미지로 완성된다.
의관정제(衣冠整齊)란 말이 있다. 옛 선비들이 격식을 갖추어 두루마기나 도포를 입고, 갓을 쓰거나 사모관대를 차려 입고 옷매무시를 바르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상대에 대해 예를 다하는 표현이기도 했다. 따라서 갓을 쓰지 않거나 두루마기나 도포를 입지 않고 상대를 대하는 것은 무례한 것이었으며 절을 할 때에는 반드시 의관정제가 바른 예절이었다.

그러나 개화기를 거치며 단발을 하고부터는 갓 대신 중절모나 중산모를 착용하고 서양식 옷을 걸치게 되면서는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게 되었으며 실내에서는 외투나 겉옷을 벗고 절하는 것이 바른 예절이 되었고 반면 상의를 벗는 것은 결례다. 어느 나라든 예절은 의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서양에서 들어온 옷이라 하여 양복이라 부르며 우리가 양복을 입은 지도 백년이 훨 지났고 현대의 의관정제는 매너와 에티켓이란 새 이름을 얻었다.

현대 남성에 있어 양복은 이러한 예를 다하는 옷인 동시에 자신의 업무시간에 근무복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관정제의 참뜻을 지금에 새겨보면 '고급과 새 옷을 갖춰 입는다'기 보다는 자신이 입은 옷으로 예를 다하는 것이며 이는 양복을 출발시킨 서양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신사의 나라로 생각하는 영국의 과거 상류상회는 얕은 유행을 쫓는 것을 되려 수치스럽게 여겼다. 자신에 맘에 드는 몇 벌만의 옷으로 수선을 거듭하며 일생동안 귀하게 입으며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집하던 남자들이 바로 영국 신사다.

필자는 문성근을 좋아한다. 정치인 문성근보다는 배우 문성근이 더 좋다. 그는 싱글 슈트 차림으로 세련된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자람이 늘 없다. 차갑고 냉철한 인상이지만 자신의 옷과 함께 소신 있는 이미지로 완성된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 얼굴에 돋는 검버섯조차 보임에 주저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배우 문성근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현실의 성향과 달리 그의 영화에서 배역에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악인이되 악인답게 표현하여 또 그럴 수도 있겠구나 느껴지게 만들 줄 아는 진정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영화에서조차 그는 대부분 자신의 소신 있는 싱글 슈트 차림이다.

영화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한반도'에서는 총리이자 친일파로서 애국자 대통령 안성기와 각을 세우지만, 친일파는 나쁜 놈으로만 결코 몰아가지 않으며 영화의 무게를 잡을 줄 안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서는 단역이지만 비열한 깡패두목으로 씬 스틸러(Scene Stealer)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부러진 화살'에서는 소신 있는 보수 안성기를 다시 단죄하고자 하는 심드렁한 진짜 보수세력의 판사로 나와 국민의 미움을 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현실의 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소신을 좇아 자신이 따랐던 고 노무현 대통령의 낙선 선거구를 선택함에 주저함이 없었고 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혹자는 총선을 앞두고 '부러진 화살'에 출연한 문성근을 두고 자신의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 또 그래서 낙선된 건 아닌지 섣부른 분석을 내어놓기도 하지만, 영화 속 문성근과 영화 밖 문성근 쯤은 구별할 줄 아는 수준 높은 유권자란 소신이 있었기 때문일 게다. 영화에서와 달리 순탄치만은 않은 현실에서, 영화 안팎에서 어떤 문성근을 보여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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