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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남성 패션 <73> 세기의 결혼?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상태는 기혼

유일 정장 꺼내입은 IT갑부…폼 안나지만 어느 결혼예복보다 멋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5-24 18:46:23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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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주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나스닥에 회사를 상장한 다음날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상장 이전부터 '이베이'나 '야후'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기업으로 이번 상장으로 우리 돈 22조 원의 갑부가 되었다. IT(정보기술)분야만 놓고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에 이은 2위다. 그러나 같은 천재적 창업자이지만 빌 게이츠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였던 그였기에 엄청난 부를 공식적으로 검증받은 이후의 페이스북과 그의 앞으로가 궁금하다.

검정 티셔츠에 청바지가 트레이드마크로 떠오르는 스티브 잡스. 말이 필요 없는 '아이폰'의 출시로 IT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지만 그의 애플은 고집스런 그의 티셔츠와 청바지만큼이나 일방적이었다. 자사가 개발한 솔루션의 철저한 독점. 전 세계에 걸친 삼성전자와 법정 공방은 그가 없는 현재에도 진행형이다. 그의 의상은 사실 애플의 전 직원에게 입히고 싶었던 유니폼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기업을 방문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직원에다 무엇보다 통일된 근무복에 크게 감명받은 스티브 잡스는 이의 도입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미국에서 불가능함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개인용으로 여러 벌의 같은 의상만으로 만족해야만 했고 덕분에 우리는 늘 똑같은 그의 검정 티셔츠와 청바지를 보게 되었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성향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PC는 현재 개인용 컴퓨터를 지칭하는 일반명사로 쓰이지만 사실상 첫 개인용 컴퓨터는 애플의 매킨토시다. MS에 앞서 윈도우란 운영체제(OS)를 처음 도입한 컴퓨터였지만 애플만의 독점이었으며 호환성은 떨어졌다. 반면 퍼스널 컴퓨터의 약자인 PC는 다른 한편에 서있던 거대기업 IBM이 출시한 개인용 컴퓨터였다. 두 회사의 차이는 '원천기술'을 애플은 독점하였고 IBM은 공개하고 누구나 응용하여 쓸 수 있게 하였다. 미국시장에선 비등하던 두 컴퓨터가 한국에서 PC만이 선풍적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배경은 여기에 있다. 그 덕에 한국의 PC시장은 크게 발전했으며 현재의 비약적인 IT시장도 이로부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PC의 원천기술 공개의 최대 수혜자는 따로 있다. 바로 MS다. 빌 게이츠의 MS는 IBM PC에다 매킨토시의 혁신적 운영체계를 응용하여 윈도우란 OS를 개발하고 독점한다. PC시장의 활성화와 이에 따른 회사의 발전을 기대했던 IBM은 전 세계에 걸쳐 가공할 만한 PC시장을 형성했지만 이 원천기술의 공개로 내실 없이 결국 망했다. 반면 이 시장에 선택에 여지없는 윈도우의 장착은 세계 최대기업 MS를 존재케 했다. 그러나 MS의 독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하면 '익스플로어'만 떠올리지만, MS의 익스플로어 이전에 '네스케이프'란 역시 선구적인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이 있었다. 매킨토시의 OS를 탐냈던 것처럼 네스케이프를 따라 만든 익스플로어는 독점적인 시장 PC와 윈도우OS에 장착을 역시 MS는 의무화했다. 이는 한때 미국에서 제소를 받고 소비자가 택일의 자유를 얻기도 했지만 이미 승세는 MS에 있었다. 지금의 우리는 '버전업'하는 윈도우와 익스플로어뿐이며 자신들의 의도대로 버전업하지 않는 PC는 강제종료되어 먹통으로 만들어 버린다.

차세대 IT 거부인 마크 저커버그. 올해 나이 28살, 우리나라 나이로 따져 고작 29살. 호기심어린 재미와 실제적인 이득의 선상을 오가며 페이스북을 만들어 전 세계인을 친구 삼았다. 다른 회사들이 극비리에 관리하는 '서버 인프라'를 보란 듯 CAD 도면까지 꺼내 보이며 공개하여 세상을 놀래켰다. 특히 이 서버는 자연친화적인 냉각 디자인으로 비용절감까지 되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번 기업공개와 상장 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떤 자리인 지 밝히지도 않은 채 지인들만을 초청하여 조촐한 파티로 결혼식을 치뤘다고 한다. 단지 페이스북에 자신의 상태를 미혼에서 기혼으로 바꿔두고. 항상 후드티를 즐겨 입는 그가 이날만큼은 그의 유일한 정장을 꺼내 입었을 뿐이다. 전혀 폼 안나는 예복이지만 어느 화려한 결혼 예복보다 멋져 보인다.

김윤석 영화 남성패션 칼럼니스트 bsnbo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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