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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면 그게 행복인게지

'도시 어미새의 사랑'

  • 백한기 기자 baekhk@kookje.co.kr
  •  |   입력 : 2013-06-06 18:46:17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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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큰유리새 암컷.
- 부산 시내 숲 울창하게 바뀌자
- 새들 보금자리도 함께 돌아와
- 먹이먹고 5분도 안돼 재촉하는 새끼들
- 숨가쁘게 벌레물어 나르는 모정 감동

발정기에서 산란기, 부화기를 거칠 때의 새 울음소리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생명에서 생명으로 이어지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큰유리새. 큰오색딱따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딱새, 쇠박새, 별 삼광조, 오목눈이, 직박구리….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새이다. 이들 어미 새가 물어온 먹이를 먹기 위해 연약한 부리를 크게 벌린 새끼들….

취재팀은 최근 2개월에 걸쳐 부산 도심 숲 등지에서 어미 새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도시 어미 새의 사랑' 시리즈로 담았다. 특히 새가 사라져가던 부산 시내 숲에서 포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오염을 피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던 새들이 부산의 숲이 다시 울창해지면서 되돌아오고 있다. 이번 사진들은 새들의 'U턴 현상'을 보여주는 증거다. 사진 속 새들은 올봄 산란기에 알로 태어나 보름 정도의 부화기간을 거쳐 알을 깨고 나온 '새 생명'들. 갓 부화한 새들은 아침저녁 '1일 2식'으로도 충분하지만 금세 몸집이 커지면서 먹이를 먹은 지 5분도 안 돼 '배고프다'고 짖어대기 때문에 어미 새들은 분주해진다.

■ 큰유리새

부산 강서구 한 계곡에 둥지를 튼 큰유리새는 딱새과의 여름 철새로, 주로 나무에서 생활하고 땅에는 내려오지 않는다. 날개를 펄럭여 나뭇가지에서 나뭇가지로 재빨리 이동하지만 일단 정지한 다음에는 꼼짝하지 않는다. 날아다니는 곤충을 발견하면 나무 꼭대기에서 날아와 잡아먹고는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습성이 있다. 주로 계곡의 나무뿌리 틈에 이끼와 가는 나무뿌리 등을 엮어 둥지를 만들어 알을 품는다. 부화 뒤에는 암수가 함께 곤충 등을 잡아 새끼를 키운다. 산란기는 5~7월이다.

■ 큰오색딱따구리

   
구멍 속에 있는 새끼에게 먹이를 전달하고 있는 큰오색딱따구리 암컷.
부산 사상구 한 도로 옆쪽에 둥지를 튼 딱따구리가 구멍 속에서 먹이를 받아먹고 있다. 큰오색딱따구리는 새끼에게 줄 먹이를 찾아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숲 속을 오간다. 어린 새끼가 어느덧 나무 구멍 속 둥지가 비좁을 만큼 자랐다.

큰오색딱따구리는 활엽수림이나 혼합림의 나무에 구멍을 파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기르며, 부부가 교대로 먹이를 물어오는 일이 많아 함께 있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4월 하순 알을 낳아 번식하는데 5월 하순에 만난 큰오색딱따구리 부부는 20㎝ 넘게 자란 새끼에게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었다. 주식으로는 주로 곤충이며 식물 종자도 먹는다. 흔하지 않다.

■ 붉은머리오목눈이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들이 먹이를 물고 온 어미를 보자 서로 달라며 입을 벌리고 있다. 김광웅 씨 촬영
부산 사하구 암남공원에 보금자리를 튼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경사가 났다. 부화가 시작된 것이다. 어미는 새끼가 깨고 나온 알껍데기를 먹어치운다. 천적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것이다. 부화는 어미 새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자 부담. 둥지가 비좁을 정도로 자란 새끼들이다.

새끼 기르기에 여념이 없는 부모 새. 이 정도면 올해 자식 농사는 성공적이다. 이제 그 성공의 마지막 단계다. 형제들이 무사히 이소를 한 둥지. 막내 하나만 남았다. 용기를 내 둥지 가장자리에 선 막내. 하지만 둥지 바깥세상은 두려운 미지의 세계. 선뜻 날개가 펴지지 않는다. 한참을 망설이던 막내 붉은머리오목눈이. 마침내 녀석도 둥지를 떠났다.

둥지로는 사철나무나 관목림 속의 낮은 나뭇가지 위에 마른 풀, 풀뿌리 등을 주재료로 하고 거미줄로 엮어 작은 항아리 모양으로 튼튼하게 만든다. 산란기는 4~7월이다.

■ 딱새

딱새 한 쌍이 도심 빈 주택 안방에 걸려 있는 아이스박스 위에 둥지를 틀었다. 부산 연제구 한 주택 안방에 딱새 한 쌍이 날아들었다. 먹이를 물고 두리번대다 자신의 아이스박스 위 둥지로 내려앉는다. 둥지에는 새끼 딱새 6마리가 입을 벌리고 먹이를 달라고 졸라댄다. 새끼 새가 실수로 먹이를 떨어뜨리자 다시 집어 입안에 넣어주기도 한다. 배설물도 둥지 밖으로 치워준다.

둥우리는 텃밭 원두막 틈, 암벽의 파인 곳 등에 이끼류, 나무껍질 등을 이용해 밥그릇 모양으로 만든다. 산란기는 5~7월이다. 한배의 산란 수는 5~7개이다. 매일 1개씩 산란하고 마지막 알을 낳는 둥지에 알을 품는데, 주로 암컷이 한다.

■ 쇠박새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가로수 구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는 쇠박새. 어미에 따라 푸른색 또는 흰색의 무늬 없는 알을 낳는다. 둥우리로는 나무의 구멍이나 딱따구리류가 뚫은 둥우리 구멍을 이용한다. 산란기는 4~5월이다. 하루에 한 개씩 6개를 낳는다.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 쇠박새가 알을 품는 기간은 평균 12~14일이다. 이 둥지는 13일가량 걸렸다.

■ 별 삼광조

   
별 삼광조 어미 새가 알을 정성스럽게 품고 있다. 약 12일 뒤면 새끼가 알을 깨뜨리고 나온다.
희귀 조류로 알려진 여름새 '별 삼광조'가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야산 나무에 둥지를 틀고 지금 포란 중이다. 별 삼광조는 몸길이 48㎝, 날개 길이 8.5~10㎝이며 머리 부분은 파란 광택이 나는 검은색이다. 참새목 딱새과인 이 새는 몸의 윗면과 아랫면이 종류에 따라 흰색과 밤색의 두 가지 빛깔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윤기가 난다. 산지 숲이나 구릉 또는 대나무 숲에서 살며 나뭇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며 곤충을 잡아먹는다. 우리나라에는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찾아오는 보기 드문 여름 철새다. 산란기는 5~7월.

■ 오목눈이

부산 해운대 청사포 도심 향나무에 둥지를 튼 오목눈이가 새끼에게 부지런히 먹이를 주고 있다. 둥지 안에 들어가 보면서 자신의 몸 크기에 맞게 둥지를 만든다. 깃털은 보통 재료로 쓰는데, 그중에서도 아주 화려한 깃털을 구해왔다. 새끼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어미 새. 둥지 주변의 가지에 잎이 나고 그 사이 새끼들도 알을 깨고 나왔다. 둥우리는 주로 향나무나 관목의 가지 사이에 다량의 이끼류를 사용해 거미줄로 밀착시켜 긴 타원형으로 만든다. 산란기는 4~6월이다.

취재 협조=새 사랑친구들 송재정 회장, 조류사진가 박용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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