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에 염화칼슘 넣어 제습제로
- 계피, 에탄올에 담그면 모기퇴치
- 화학물질 염려 없고 효과도 좋아

옥시 사태 이후 화학물질을 사용한 세정제나 소독제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19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커피숍에서 아이쿱 동래생협 마을모임이 열렸다. "보도 이후 집을 다시 살펴보니 옥시 제품들이 이곳저곳에 있더라고요. 옷장엔 옥시의 제습제 물먹는 하마, 세탁실엔 옥시크린, 욕실엔 옥시 싹싹. 당장 다 치웠는데, 버리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골치예요". "다른 제품들까지 다 의심이 생겼어요. 하지만 성분 표시를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걱정만 늘어가네요." "저는 아이가 쓰는 샴푸, 보디클렌저 등 세정제는 다 해외직구로 구매해요. 미국만 해도 친환경 인증이 쉽지 않으니 훨씬 믿음이 가죠. 그래서 제 카드내역서를 뽑아보면 국내보다 해외에서 결제한 것이 훨씬 많아요". 모임에 참석한 엄마들은 하나같이 화학물질을 사용한 세정제·소독제에 대해 불신을 표시했다.

	동래생협 임서진 이사가 염화칼슘으로 만든 제습제를 보여주고 있다.

동래생협에서 2008년부터 활동해온 임서진 이사에게 대안을 물었다. 그는 "저는 일찍이 베이킹소다, 구연산, 산소계 표백제 3종 세트로 세탁이나 청소, 행주 소독 등을 해왔어요.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고 효과도 뛰어나서 한 번만 해 보면 다음부턴 세제를 찾지 않게 되실 거예요"라고 말했다. 베이킹 소다는 연마제로 생각하면 된다. 기름때를 빼주는데 특히 효과가 있다. 스테인리스 냄비의 얼룩 제거와 가스레인지 상판 세척, 욕실 수도꼭지 등의 물때나 욕조 청소에도 좋다. 표면이 젖은 상태에서 베이킹 소다를 뿌리고 타월로 가볍게 문질러도 때가 쏙 빠지고 광택까지 따라온다.

행주 소독에는 베이킹 소다와 구연산 두 가지면 된다. 뜨거운 물을 받아 베이킹 소다를 한두 스푼 넣은 뒤 같은 양의 구연산을 넣고 행주를 담가 놓는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 설겆이할 때까지 행주의 때가 빠지고 소독까지 돼 있다. 짜서 햇볕에 말리기만 하면 된다. 산소계 표백제는 흰 셔츠나 속옷 등을 하얗게 만들 때 넣으면 된다.

구연산은 세탁실에선 필수품이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동래생협 이효정 이사장은 세탁기를 이용할 때마다 구연산을 사용한다고 했다. "통돌이나 드럼 세탁기 내에 헹굼제를 넣는 공간이 있다. 거기에 구연산을 소복이 한 스푼에서 두 스푼 정도 넣어주면 세제 찌꺼기도 제거해주고 세탁조 청소까지 한 번에 되니 일석이조"라고 했다. 세탁조 청소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세탁조에 뜨거운 물을 중간 정도 받아서 구연산과 걸레를 한 장 넣고 돌려준다. 방금 세탁한 빨랫감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세탁조 청소를 해야할 때다. 세탁조는 항상 물과 세제 찌꺼기가 있기 때문에 곰팡이 등이 서식하기 쉬워 신경을 써야 한다.

	친환경 세제 3총사로 불리는 산소계표백제, 구연산, 베이킹 소다.

구연산을 보관하거나 떠서 넣는 것조차 귀찮다면 더 쉬운 방법도 있다. 커피숍에서 찬 음료를 마시면 플라스틱 컵 위에 구멍이 난 뚜껑을 씌워준다. 이 컵을 버리지 않고 씻은 뒤 거기에 구연산을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부어준다. 기울이면 구멍으로 구연산이 쏟아져 나오니 뚜껑을 여닫거나 숟가락으로 떠낼 필요가 없다.

장마철 필수품처럼 생각하는 제습제도 간단하다. 부직포, 가벼운 플라스틱통, 노란 고무줄, 염화칼슘만 있으면 된다. 통에 염화칼슘을 4분의 1정도 채우고 부직포를 씌운 뒤 고무줄로 고정해 주면 끝. 이 상태로 신발장, 옷장 등에 넣어두면 염화칼슘이 습기를 빨아들인다. 습기를 다 빨아들인 염화칼슘은 표면에 물이 생기기 시작해 다 녹게 된다. 그러면 그 물은 변기에 따라 버리고 다시 염화칼슘을 넣으면 사용할 수 있다. 5㎏에 6000~7000원으로 가격도 무척 싸고 독성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된다.

	생협에서 판매중인 화장품들. 실리콘오일계와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하나쯤은 다 구비하는 모기기피제도 천연 제품이 있다. 계피를 소독용 에탄올에 2주 정도 담가두었다가 이 용액을 정제수에 희석해 뿌리면 된다. 가정의 이불이나 카펫에는 정제수를 9, 계피원액을 1의 비율로 희석해 뿌리면 집먼지 진드기 퇴치 효과가 있다. 계피는 모기뿐 아니라 다양한 해충이 싫어하는 향이 있어 효과가 좋다. 고깃집에 다녀오거나 담배 냄새 등이 밴 겉옷에는 편백수와 정제수, 아로마 오일을 섞어 만든 탈취제를 쓰면 된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