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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하고 짠내나는 꼰대인턴 속 열찬이, 나와 80% 정도 닮아"

부산출신 박해진, 코믹 연기로 이미지 변신

  •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   입력 : 2020-07-08 19:32:56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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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태가 나지 않을 것 같은데 막상 입어보면 맵시가 잘 사는 옷이 있다. 냉철함과 차가움이 깃든 잘생김으로 대학교 선배 기업사냥꾼 사이코패스 등의 배역을 주로 맡다가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인 박해진이 바로 그런 경우다.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코믹연기에 도전해 “극중 가열찬과의 싱크로율은 80%였다”고 밝힌 박해진. 마운틴무브먼트 제공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캐릭터에 갇혀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갑갑함을 느끼곤 했다. 언젠가는 해보고 싶은 연기를 했고 인생작을 만났다”고 탈피의 변을 밝혔다.

지난 1일 7.1%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꼰대인턴’은 최악의 꼰대 부장이었던 이만식(김응수)을 시니어 인턴으로 맞게 된 라면회사 엘리트 가열찬(박해진) 부장이 겪는 파란만장한 회사 생활을 다뤘다.

가열찬 역을 맡은 박해진은 라면을 팔기 위해 인도 의상에 콧수염을 붙이고 춤을 췄고, 이만식의 딸 이태리에게 고백했다가 “꼰대 같다”는 충격적인 말과 함께 차이는 등 웃기면서도 짠내 나는 생활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열찬이는 나와 80% 정도 닮았다. 나도 그처럼 찌질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다. 혼자 구시렁거리고, 속끓이는 모습도 비슷하다. 극 중에서 꼰대가 돼가며 소리 지르는 것만 빼면 거의 내 안에 있는 모습들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만식은 가열찬의 인턴 시절 부장이었고, 그를 괴롭혀 회사를 떠나게도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부장이 된 가열찬은 거꾸로 부하 인턴으로 입사한 이만식이 달갑지 않았고 복수를 계획한다.

박해진은 “시원한 복수라기보다 김 빠진 사이다 같았다. 그렇게 핍박을 받고도 기껏 커피 심부름, 밥 먹고 싶은 사람에게 빵 먹이기 등의 귀여운 복수를 했기 때문이다”고 가열찬의 복수전을 설명했다. “‘해봐! 그래 봤자 나에게는 안 돼’라는 이만식의 리액션에 이기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계속 졌다. 그러면서 미운 정이 쌓이고 갈등을 해소했다”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화해가 드라마의 중요한 시발점이었음을 덧붙였다.

‘꼰대인턴’은 ‘우리 회사에도 저런 부장이 있다’ ‘눈물 난다’ 등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꼰대에 대한 해석도 다양했다. 박해진은 “꼰대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기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며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이 꼰대다”라고 정의했다.

박해진은 2006년 KBS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데뷔한 후 OCN ‘나쁜 녀석들’ tvN ‘치즈인더트랩’ KBS2 ‘포레스트’ 등을 거치며 이제 어엿한 15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앞으로 15년이 흐르면 50대 초 중반이 될 것이다. 그때는 내 얼굴의 주름만 봐도 연기와 삶이 보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배우로서의 포부를 전했다. 그의 차기작은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 ‘크라임퍼즐’이다. 범죄심리학 박사를 연기하기에 조금 날카로운 외모를 선보이고 싶어 다이어트를 계획 중이다.

“부산진구에서 스물네 살까지 살다가 서울로 올라왔다. 부산은 내 고향이다. 혹여나 천재지변 등 내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발 벗고 내 고향으로 뛰어가겠다”는 박해진은 2014년 부산 수해 피해자들을 위해 적십자에 1억 원을 쾌척한 바 있다. 그의 말 속에서 부산 사랑의 진심이 느껴졌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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