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꽁치어획량 줄어 작년 절반 수준
- 코로나에 인건비 올라 가격도↑
- 적당히 말린 연갈색 가장 맛있어
- 배추로 쌈 싸면 비린내도 중화
- 꽃처럼 돌돌 만 ‘과메기 꽃다발’
- 머리·몸·꼬리 동시에 즐겨 인기
과메기를 먹기 위해 1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찬 바람 불수록 맛이 깊어지는 과메기는 손질한 청어나 꽁치를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며 바닷바람에 말려서 먹는 겨울철 대표 음식이다. 냉동과 해동을 반복할 때마다 생선의 기름기가 적당히 빠지면서 쫀득하고 고소해진다. 청어가 잘 잡히지 않아 요즘은 꽁치로 과메기를 만든다.
과메기는 올해 특히 귀한 몸이 됐다. 가뜩이나 줄어든 생산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다시 감소한 탓이다. 원양어선들의 꽁치 어획량 자체도 줄어들었고,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지 못한 덕장에서는 인건비 상승 문제까지 맞물려 과메기 가격이 배 이상 뛰었다. 꽁치의 크기도 점점 작아져 올해는 아예 건조를 포기한 덕장이 늘었다. 초원과메기(부산진구 연지동)에서 귀한 과메기를 맛봤다.
■김 2장+꼬시래기+과메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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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르르한 윤기와 고소한 기름기를 머금은 ‘겨울 진객’ 과메기 상차림. 초원과메기 박정민 대표가 15년 노하우로 먹기 좋게 손질한 과메기를 내놓는다. |
초원 박정민 대표는 과메기 손질 경력만 15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과메기의 주산지인 경북 포항 구룡포 덕장에서 직접 과메기를 구입한 뒤 손질해 하루 정도의 숙성 시간을 거쳐 상에 올린다. 과메기는 너무 말리면 수분이 부족해 식감이 딱딱해지고, 덜 말리면 촉촉하지만 물러지고 특유의 비린내가 강해진다. 박 대표는 “무르거나 딱딱한 과메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적당히 말린 과메기가 가장 맛있다”며 “덕장에 주문할 때 적절한 건조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쫀득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박 대표는 손질 과정에서 일정한 압력으로 과메기를 주무른다. 그는 “과메기를 오래 다뤄서 그런지 겉모습만 봐도 신선도를 알 수 있다. 만질 때 느껴지는 수분과 기름기로도 그 과메기가 맛있는지 아닌지 파악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윤기가 흐르는 연갈색이 가장 맛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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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춧잎과 미역 마늘 고추 등을 올린 과메기 한 쌈. |
푸짐한 과메기 한 상이 차려졌다. 과메기를 주문하면 쌈을 싸 먹는 배추 다시마 김 그리고 이들과 곁들여 먹는 초장 마늘 고추 쪽파 꼬들미역 꼬시래기(해조) 등이 함께 나온다. 과메기 한 쌈의 정석은 배춧잎에 김을 올리고, 초장을 찍은 과메기와 마늘 쪽파 등을 얹어 한입 가득 우걱우걱 먹는 것이다. 기호에 따라 쌈의 구성은 조금씩 달라진다.
박 대표는 “쌈은 포만감이 높은 음식이다. 과메기는 바다 향의 비릿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고스란히 퍼져 호불호가 있는데, 쌈으로 먹으면 그 특유의 맛을 중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박 대표의 과메기 추천 조합은 무엇일까. 그는 “김 2장에 초장을 듬뿍 찍은 과메기와 꼬시레기를 얹어라”고 권했다. 초장에 김이 부드럽게 녹으며 쌈으로 먹을 때 잘 느끼지 못했던 과메기의 바다 향이 꼬시래기와 만나 더욱 진해졌다. 씹을수록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육즙도 풍미를 더했다.
■과메기 꽃다발로 색다르게 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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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메기를 돌돌 말아 꽃송이처럼 만든 초원과메기만의 ‘과메기 꽃다발’ |
과메기는 머리 몸 꼬리 부위의 맛이 각각 다르다. 보통 꼬리로 갈수록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진해진다. 이 같은 과메기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초원에서는 손님의 요청에 따라 ‘과메기 꽃’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손질한 과메기 한 쪽(한 마리를 반으로 가른 형태)의 끝을 돌돌 말아 매듭지은 모양이 꽃송이를 닮았다. 매듭지은 부분에 초장을 찍어 먹으면 과메기의 머리 몸 꼬리 맛이 한 번에 전해진다. 박 대표는 “과메기 꽃 여러 개를 합한 ‘과메기 꽃다발’을 내놓으면 손님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고 덧붙였다.
12가지 재료를 넣어 직접 만든 초장은 과메기의 감칠맛을 더해주고, 잘게 썬 생강 채는 과메기 특유의 비릿한 끝 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쫀득한 다시마와 꼬시레기 등은 모두 국내산이다. 박 대표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음식을 만든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불편해서 대충할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초원은 계절별로 메뉴가 조금씩 바뀐다. 이들 중 ‘들깨두부김치’는 메뉴판에 없어도 단골손님들이 늘 찾는 베스트 메뉴 중 하나다. 들깨탕에 두부 버섯 김치를 넣고 끓여 들깨칼국수와 비슷하면서도 시원한 맛에 매료된 덕분이다. ‘땡초정구지찌짐’은 맛을 아는 사람만 찾는 숨은 별미다.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