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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요기요 <1> 김해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

신비로운 가야국에서 ‘불멍’…고생 끝에 만난 #갬성의_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1-20 19:41:48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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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어산 둘러싸여 고즈넉한 산 속 캠핑장
- 캠린이들 거실형 텐트 1시간 걸쳐 완성
- 불 피워 손발 녹이고 근심도 덜어낸 시간
- 힘들게 준비해 얻은 낭만이 더 값지더라

야외에서도 쉽게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대, 자연에 둘러싸여 가족끼리 작은 텐트 안에서 오붓하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핑의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 ‘불멍(불을 피우고 멍하니 있는 것)’ ‘바비큐 파티’ 청정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들…. 듣기만 해도 낭만적인 아이템, 모두 캠핑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국제신문은 부산 근교 캠핑장을 찾아가 직접 캠핑을 체험하고,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고, 지역 음식을 먹어보며 캠핑의 매력을 전하는 ‘캠핑 요기요’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 번째 장소는 경남 김해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이다.

■캠린이 첫 과제 “거실형 텐트를 쳐라”

   
‘캠린이’끼리 힘을 합쳐 거실형 텐트를 완성하고 밤이 되자 의자에 앉아 ‘불멍’ 시간을 가졌다. ‘타닥타닥’ 불이 붙은 장작을 보며 각자 첫 캠핑의 감상에 잠긴 듯하다.
캠핑요기요팀은 ‘애석하게도’ 모두 캠린이(캠핑+어린이 합성어로 캠핑 초보를 뜻한다)다. 캠핑 용어를 잘 몰라 유튜브 영상을 보며 눈으로 예습하고, 사무실 빈 곳에서 텐트를 치는 사전 연습도 거쳤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인 텐트는 방이 2개짜리인, ‘거실형 텐트’로 낙점됐다. 거실형 텐트는 플라이 텐트와 이너텐트, 루프탑 플라이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메인인 플라이 텐트 천을 활짝 펴면 가로 7m, 세로 5m나 된다. 1인용 텐트도 쳐보지 않고 거실형 텐트부터 시작하다니. 이건 게임으로 치면 레벨 1 입문자가 레벨 10 끝판왕부터 만난 셈이다.

텐트를 세우는 뼈대인 폴 6개가 한 아름 놓였다. 폴은 1m 간격으로 해체와 조립이 가능하도록 끊어져 있고, 내부에 탄성이 강한 끈이 연결돼 있다. 하나를 조립해 펼치면 7m가 훌쩍 넘는다. 폴마다 끝부분에 고유색이 있어 텐트에 넣을 때 같은 색상의 입구를 찾으면 된다. 폴을 넣는 입구에 1명, 반대편에 1명이 대기하며 텐트 뼈대를 만들어 세워야 한다.

2개의 폴을 X자로 교차시켜 텐트를 세운다고 봤을 때, 거실형 텐트는 투룸이니 4개의 폴이 기본 뼈대가 된다. 텐트에 달린 폴 고정핀으로 폴과 텐트를 연결하면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다. 하나의 폴만 끼워 억지로 텐트를 세우면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최소 2개의 폴로 텐트를 지지해야 한다. 이때 나중에 끼우는 폴을 위로 넣는다. 텐트 내부와 입구를 고정하는 폴도 따로 있다.

■30분 만에 원점…“불멍 위해 참는다”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글램핑 존. 글램핑은 텐트가 미리 준비돼 있어 별다른 장비 없어도 캠핑할 수 있다.
폴 고정핀이 채워지지 않아 위기가 찾아왔다. 한쪽을 성공하면 반대편을 채우기 버거웠고, 3곳을 연결하면 네 번째 고정핀을 끼우기 힘들었다. 몇 차례 ‘고성’이 오간 후 폴 2개로 한쪽 텐트를 먼저 세우고, 나머지를 연결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힘들게 끼운 폴 2개를 다시 빼냈다. 다시 바닥을 향하는 텐트를 따라 마음도 가라앉았다.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을까.” 시계를 보니 고작 30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우려와 달리, 방 하나를 먼저 세우니 빠르게 진도가 나갔다. 폴을 끼우는 작업도 손발이 착착 맞았다. 신어산 캠핑장은 캠핑사이트가 모두 나무 덱으로 마련돼 텐트를 바닥에 고정하는 팩을 박을 필요가 없다. 텐트를 고정하는 줄인 스트링으로 근처에 있는 나무에 고정하면 된다. 스트링 끝에 달린 끈을 조정하고 조여주는 스토퍼로 고정하면 간편하다.

   
신어산 캠핑장은 전동카트가 마련돼 있어 캠핑 장비를 쉽게 옮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처음 텐트를 치기 시작한 지 한 시간 만에 거실형 텐트가 완성됐다. 방을 나누는 이너텐트나 텐트 꼭대기에서 자외선과 눈비를 막아주는 루프탑 플라이는 설치하지 않은 상태다. 팩까지 박아야 했다면 팀은 와해됐을지도 모른다. 나무 덱의 편리함을 몸소 절감했다.

밤이 되자 화로에 불을 피워 ‘불멍’ 시간을 가졌다. 도심보다 낮은 기온 탓에 시린 손발도 온기로 달랬다.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 갈수록 불길은 치솟았다가 잠잠해지길 반복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라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없었지만 몇 차례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불꽃을 하염없이 바라보니 잡생각이 사라졌다. 텐트를 해체할 근심과 걱정도 불꽃 사이로 타들어 갔다.

■다양한 테마 여행 가능한 김해

   
고기를 굽기 위해 토치로 숯불에 불을 붙이는 모습.
신어산캠핑장 인근에 은하사가 있다(자동차로 20분 정도 소요). 신어산 중턱에 있는 은하사는 가야 수로왕의 왕후 허황옥의 오빠이자 승려인 장유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원래 이름은 서림사였는데,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두 차례 중건된 사찰이다.

은하사 주차장으로 곧장 향하지 않으면 커다란 바위로 만든 돌계단부터 만난다. 이 계단 끝에 평화가 흐르는 연못이 있다. 연못 중앙에 있는 관음보살상 뒤로 작은 폭포가 흐르는 모습이 무척 목가적이다. 여기서 다시 돌계단을 오르면 사찰 입구와 주차장이, 또 계단을 오르면 종무소와 전각 등이, 계단을 더 오르면 대웅전이 각각 나온다. 돌계단과 사찰의 조화가 고즈넉하다. 사찰을 둘러싼 신어산도 아늑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2001년 개봉한 영화 ‘달마야 놀자’ 촬영지로 알려지며 지금도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아온다.

이 밖에 우리나라 ‘천문대 1기’라고 할 수 있는 김해천문대와 분성산성(어방동)에서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김해의 야경이 펼쳐진다. 봉황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봉리단길’에서는 수로왕릉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가야의 과거와 현재를 느껴볼 수 있다.


# 도심서 가깝고 독립된 캠핑존…입문자에게 딱

   
신어산 자연숲 캠핑장 전경.
신어산 캠핑장은 경남 김해 상동면에 있다. 도심에서 비교적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총 37면의 캠핑사이트(캠핑존)가 있고, 이 중 5개 면에 글램핑 텐트가 설치돼 있다. 글램핑은 작은 집처럼 텐트가 미리 준비돼 있어 캠핑 초보자들이 별다른 장비 없이도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캠핑사이트는 나무 덱으로 각각의 장소를 구분했다. 그래서 캠핑하는 동안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캠핑장 중앙 어울림센터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고, 사이트 곳곳에 3개의 개수대가 있다. 특히 전동카트로 캠핑 장비를 이동할 수 있어 무거운 장비들을 옮기느라 애쓰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시설이 가까이 있고 각각의 공간이 구분돼 초보자가 캠핑을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다.

캠핑장은 이 밖에도 도마 만들기 같은 목공예나 짚라인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19년 연간 방문객이 6384명이었다가 지난해 1만7621명으로 급증했다. 감염병이 장기화하자 자연 속에서 비대면 놀이문화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제작지원= 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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