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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부터 젓갈·무침까지…명태의 무한 변신

강원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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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동해서 많이 잡힌 생선
- 고성·속초 등서 관련 요리 발달
- 명태 본연의 맛 원한다면 찌개
- 곰탕보다 진한 황태진국 강추

- 오징어·아바이 순대도 맛보고
- 영동 대표 먹거리 두부도 별미

강원도의 대표 음식을 꼽으라면 명태를 빼놓을 수 없다. 조선 말기의 문신 이유원(1814~1888)의 ‘임하필기(林下筆記)’는 명태의 유래를 이렇게 설명한다. 함경도 명천(明川)의 태(太)씨 성을 가진 어부가 이 일대에서 많이 잡히는 물고기를 올리고는 그 이름을 알지 못해 관찰사에게 명명을 부탁했다. 고민을 하던 관찰사는 “명천에 사는 어부 태 씨가 잡은 고기이므로 ‘명태’라 하면 좋겠다”고 해 그때부터 명태가 됐다.

   
동해안 일대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인 명태는 강원도의 대표 맛이다. 명태를 바싹 말린 황태를 이용한 황태진국과 황태구이.
이렇듯 예로부터 명태는 함경도를 비롯한 중북부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던 생선이다. 당연히 관련 음식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강원도 고성 속초 인제 등 주요 지역에는 명태 덕장을 비롯해 식당들이 즐비하다. 고성 ‘성진회관’은 명태찌개가 일품인 현지인 맛집이다. 명태와 무, 콩나물, 두부 등만 넣어 만든 맑은 명태찌개는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하다. 명태는 해독 작용을 해 해장에도 딱이다. 간이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명태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소금이나 고춧가루 등을 추가하지 않기를 권한다. 정갈한 밑반찬도 이 집의 강점이다. 임연수 구이를 비롯해 명태젓갈, 가자미식해를 이용해 만든 깍두기, 직접 담근 배추김치, 약간 초록빛이 도는 고사리나물 등은 메인 메뉴 없이도 밥 한 공기를 뚝딱할 정도다. 얼리지 않은 명태인 생태를 이용한 찌개도 이 집의 인기 메뉴다.

명태는 막국수와 주로 먹는 수육에도 등장한다. 고성 ‘화진포 박포수가든’은 암퇘지 수육과 막국수로 유명한데, 수육과 함께 나오는 매콤달콤한 무침은 명태로 만들어졌다. 보통 다른 지역은 이 무침을 무말랭이로 만드는데, 강원도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명태를 활용한다. 비계까지 보들보들한 수육과 무침을 함께 먹으면 아삭하지 않은 첫 식감에 잠시 당황(?)하지만, 쫄깃하고 고소한 맛에 금세 매료된다. 메밀로 만든 막국수도 수육, 명태무침과 함께 맛봐야 한다. 부드럽고 차진 면은 동치미 국물을 곁들여 먹으면 쫄깃함이 배가된다. 살얼음이 가득한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많이 넣으면 물국수처럼, 자작할 정도만 뿌리면 비빔국수처럼 즐길 수 있다.

   
맑은 국물이 일품인 명태찌개.
명태를 바짝 말린 황태 역시 강원도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음식이다. 인제 백담사 초입에 있는 ‘사조 소문난 식당’은 황태진국과 황태구이, 더덕구이로 유명하다. 뽀얗게 우러난 황탯국은 눈으로 봐도, 입으로 맛봐도 그야말로 진국이다. 황태에 갖은양념을 얹어 프라이팬에 구운 황태구이는 촉촉하면서도 바삭하다. 태백산맥 산골짜기의 ‘봄나물’ 두릅으로 만든 구이 역시 아삭하면서도 속이 꽉 차 흡사 고기를 씹는 느낌이다.

‘강원도의 맛’ 하면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도 빠지지 않는다. 오징어순대는 내장을 뺀 오징어에 쌀밥, 채소, 고기 등을 소로 만들어 넣고 먹기 좋게 썬 뒤 달걀 물을 입혀 전처럼 구워낸 음식이다. 순대의 겉피가 돼지 대창이 아닌, 동해안에서 주로 나는 오징어인 게 아바이순대와 다르다. 아바이순대는 창자 속에 찹쌀밥 선지 고기 들깨 등을 넣고 쪄낸 음식으로 함경도 사투리인 ‘아바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북식 순대다. 다른 지역과 달리 소에 쌀이 들어가서인지 순대를 씹는 느낌이 독특할뿐더러 끈기가 있어 한 끼 밥으로도 손색이 없다. 한국전쟁 당시 함경도 피란민이 대거 이주, 터를 잡은 속초시 청호동 먹자골목인 아바이마을에 가면 아바이·오징어순대를 파는 음식점이 몰려 있다.

   
돼지 수육과 곁들여 먹는 명태무침.
두부는 영동지방의 또 다른 대표 먹거리다. 순두부는 원래 강릉이 유명했는데, 요즘은 강릉 인근 도시인 속초나 양양에도 두부 전문점이 많이 생겼다. 속초 ‘백두해물짬뽕순두부’는 ‘슴슴한’ 순두부국으로 해장할 수 있는 집이다. 빨간 양념을 하지 않고 국물이 많아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두부 본래의 맛을 접할 수 있다. 오징어순대를 반찬으로 곁들이면 든든한 한 상이 된다. 두부 요리를 좋아한다면 ‘속초 가마솥 순두부’에서 짜박두부를 먹어도 된다. 식당에서 직접 만든 두부로 양념을 더해 자박하게 찌개처럼 끓여낸 메뉴로, 두부 조림과 찌개의 중간 정도다. 그래서인지 매콤한 짜박두부는 조림이면서도 찌개인 2개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국물이 가득한 음식을 원한다면 두부전골을 선택해도 좋다.

글·사진=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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