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 고로 감독 야심찬 신작 공개
- 日 노인 문제 등 사회현실 투영
- “전통·혁신 아우르는 게 숙제
- 부친도 CG 기술 구현에 흡족”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으로 대표되는 지브리 스튜디오(이하 지브리)가 6년 만에 신작 ‘아야와 마녀’(개봉 10일)를 내놓았다.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인 다이애나 윈 존스의 소설 ‘이어위그와 마녀’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아야와 마녀’는 미스터리의 마법 저택에 입양된 열 살 말괄량이 소녀 아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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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지브리 스튜디오 최초로 풀 3D CG로 제작됐다. 다이애나 윈 존스의 소설 ‘이어위그와 마녀’가 원작이다. 대원미디어 제공 |
마녀에게 마법을 전수받는 과정에서 비록 온갖 시련을 겪지만 결국 이를 이겨내 마녀와 남편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과정이 밝은 분위기로 그려진다. 지난해 칸영화제 오피셜 셀렉션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출은 하야오 감독의 아들이자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 ‘쿠리코 언덕에서’ 등을 만든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맡았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가진 고로 감독은 “주인공 아야가 마냥 착하기만 한 아이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조종하는 캐릭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사회는 노인이 많고 아이들이 적다. 아이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는 굉장히 많은 노인을 짊어지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며 “아야는 마녀와 남편이 사는 마법 저택에 입양되는데, 아이 한 명이 어른 두 명을 상대해야 한다. 지금 일본 사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아야가 두 어른을 조종해서라도 자기가 원하는 힘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사회인류학적인 연출 의도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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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자키 고로 감독 |
‘아야와 마녀’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는 2D 애니메이션의 명가 지브리가 풀 3D CG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는 점이다. 고로 감독은 외부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산적의 딸 로냐’로 3D CG 작업을 해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지브리 제작진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고로 감독은 “지브리는 보수적인 면, 혁신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컴퓨터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빨랐지만, 우리에게 3D 작업은 큰 도전이었다. 앞으로 3D와 2D 애니메이션을 모두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D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그 가능성을 앞으로 어떻게 넓혀갈 것인가라는 숙제를 안았다”고 강조했다. ‘아야와 마녀’를 본 하야오 감독은 “CG 기술이 멋지게 구현되어 만족스럽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지브리 작품(하야오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로 감독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년)를 꼽았다. 그는 “운명과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주제를 어린이의 시각으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지브리의 설립 계기가 된 작품이고, 몇십 년이 지나도 그 주제가 유효하다. 코로나19 시국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다시 보는 어른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아야와 마녀’의 엔딩은 후속편을 기대하게 만들며 끝난다. 그는 “이 작품이 NHK에서 방송된 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하야오 감독과 함께 작업해 온 지브리의 대표 프로듀서)가 속편에 관해 먼저 이야기했는데 좀 시간을 두고 보자고 했다”고 대답했다. ‘아야와 마녀’를 보면 그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어서 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