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사건 목격 청각장애인 경미役
- 수어 배워가며 농인 목소리 열연
- “양말만 신고 도심 질주해 온몸 통증
- 상대역 위하준과 병원 찾기 일쑤
- 장애인과의 소통에 귀 기울여 주길”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의 고향 친구 역을 맡으며 충무로의 샛별로 떠오른 진기주가 첫 주연 영화 ‘미드나이트’(개봉 30일)로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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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주연 영화인 ‘미드나이트’에서 퇴근하던 중 살인사건을 목격하는 청각장애인 경미 역을 맡은 진기주. 그는 청각장애인 연기에 진정성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티빙·CJ ENM 제공 |
극장과 티빙(OTT)에서 동시에 공개되는 음소거 추격 스릴러 영화 ‘미드나이트’는 살인사건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와 오직 살인이 목적인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이 벌이는 한밤중의 추격전을 그렸다. 진기주는 살인마의 발소리도 들을 수 없고, 주변에 소리를 질러 도움도 청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진기주는 “겁이 많아 스릴러 영화를 보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은 뒤 경미 캐릭터에 정이 가고 계속 생각이 났다. 말을 못 하지만 의지가 강한 인물이라는 점이 끌렸던 것 같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출연을 결정한 후 진기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청각장애인인 경미가 되기 위해 수어 연기를 준비했다. “촬영 전에 두 달 정도 수어학원을 다녔다. 수어는 연습으로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농인의 목소리 연기였다.”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어 연기를 하는 배우는 많았지만 발음이 부정확한 농인의 목소리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농인 목소리 연기는 후반부에 살인마와 마주한 경미가 간절하게 “더 살고 싶다”고 수어와 함께 말하는 장면에서 빛난다. “가장 부담스럽고 예민했던 촬영이다. 경미의 이 대사를 듣기 위해 이 영화가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수어학원 농인 선생님의 입모양을 관찰하고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고 연습해 진실된 경미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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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살인사건의 목격자 경미와 오직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도식의 멈출 수 없는 추격전을 그린 영화 ‘미드나이트’.
티빙·CJ ENM 제공 |
촬영 내내 달리기도 열심히 해야 했다. 도식에게서 도망가기 위해 창문으로 뛰어내리는데, 이후 골목길과 대로를 양말만 신은 채 뛰어야 했다. “학창 시절에 달리기가 느렸다. 도식 역의 위하준 씨가 달리는데 촬영팀이 당황할 정도로 빠르더라. 그래서 나도 달리기 시작했는데 함께 뛰던 촬영팀이 ‘왜 이렇게 빠르냐’며 헉헉거렸다. 쫓기는 경미의 감정으로 죽기 살기로 뛰어서 그랬나 보다.” 달리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결국 허벅지와 무릎, 허리에 통증이 왔다. “촬영이 없는 날 물리치료를 받으려 병원에 가서 위하준 씨에게 전화를 하면 그 역시 물리치료를 받고 있더라.”
첫 주연 영화이지만 자신의 연기가 부각되기보다 청각장애인인 경미가 관객에게 들려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 “경미가 소통하기 위해 열심히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거나 익숙지 않아서 모른다. 경미의 말과 표현에 귀를 기울여서 영화를 봐주시면 좋겠다.”
스릴러 영화지만 그 안에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소통의 메시지가 담긴 ‘미드나이트’에 대한 진기주의 진심이 느껴진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