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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전태일…‘노동자 이야기’로 가을 스크린 물들다

다큐 ‘노회찬’ 몰랐던 삶 조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9-29 19:10:5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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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은 도시재생 민낯 고발
- 독립영화제 3관왕 휩쓴 ‘휴가’
- 해고노동자 투쟁의 아픔 그려
- 애니 ‘태일이’ 영상미도 돋봬

우리의 삶과 노동을 비춰주는 네 편의 영화가 올가을 극장가를 물들인다. 그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노회찬 6411’, ‘사상’, 그리고 영화 ‘휴가’와 애니메이션 ‘태일이’로, 이들은 각기 다른 장르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의 삶과 노동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지쳐만 가는 우리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감동이 담겨 있다.
고(故) 노회찬 의원에 대한 첫 다큐멘터리 ‘노회찬 6411’. 명필름 제공
먼저 오는 10월 14일 개봉하는 ‘노회찬 6411’은 안타깝게도 2018년 세상을 떠난 부산 출신의 노동운동가이자 정치인 고(故) 노회찬 의원에 대한 첫 다큐멘터리다. 대학 시절 인천의 한 공장에 위장 취업한 용접공 시절부터 진보 정치의 대중화를 꿈꾼 정치인의 모습까지 우리가 몰랐던 노회찬의 삶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부인 김지선 씨를 비롯해 심상정 의원, 이정민 의원, 박권호 전 보좌관, 그의 평전을 집필 중인 이광호 작가, 다수의 노동운동가와 해고노동자, 학창 시절 친구들 등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와 함께 그의 삶을 반추한다. 그가 ‘투명 인간’이라고 했던, 새벽녘 6411번 버스를 타고 고단한 몸을 싣고 출근하는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를 대변하며 한국 정치판을 바꾸고자 노력했던 그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너무도 일찍 세상을 떠난 그가 그리워진다. 각종 TV 토론회에서 촌철살인과 같은 말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미스터 컴퍼니’ ‘청춘 선거’ 등 사회 구조적 문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연출해온 민환기 감독의 작품이다.

사상구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다큐멘터리 ‘사상’.
또 한 편의 다큐멘터리 ‘사상’(개봉 10월 21일)은 영화의 중심 소재인 부산 사상구 도시 재생사업의 민낯을 하나둘씩 꺼내 보여준다. ‘밀양 아리랑’ ‘깨어난 침묵’ ‘소성리’ ‘라스트 씬’ 등 꾸준히 사회 주변부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스트 박배일 감독이 9년 동안 기록한 사상의 변화와 그 변화에 휩쓸린 주인공의 모습은 수십 년간 쌓아온 공동체를 파괴한 자본과 자본이 할퀴고 간 흔적을 보여준다. 철거 예정인 구건물과 건설 현장, 그리고 새로 지어진 고층 아파트가 함께 보이는 장면이나 허물어져 가는 건물 벽에 쓰인 ‘마을에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라는 글은 사상 재개발 아파트가 무엇을 짓밟고 세워졌는지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더불어 투쟁 중인 주인공의 모습은 도시 재생 사업의 숨은 이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원주민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해고노동자 재복의 이야기를 담은 ‘휴가’.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독불장군상, 독립스타상 등 3관왕을 수상한 올해의 독립영화 ‘휴가’(개봉 10월 21일)는 길 위에서 1882일째 농성 중인 해고노동자 재복이 해고무효소송의 최종 패소가 결정되자 집으로 열흘간의 휴가를 떠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5년 만에 집에 돌아온 재복이 마주한 현실은 대학에 붙어 돈이 필요한 딸을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는 것과 ‘너 아직도 투쟁 중이냐’는 친구들의 질문이다. 목공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느새 능숙하게 일하고, 집에서 딸들과 밥을 먹으며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꾸는 일상이 조금 익숙해진 재복에게 농성장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진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으려는 투쟁의 시간이 가져온 평범한 일상과의 간극이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노동 운동을 한 전태일을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태일이’(개봉 11월)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970년 평화시장에서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1970년대 삶의 공간과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리즘 화법으로 구현했으며, 애니메이션 특유의 자유로운 표현력을 십분 활용해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영상미를 통해 영화적 감동을 극대화했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인 태일이를 그리는 데 있어서 실제 특징을 담으려 노력했다. 태일이 역에 장동윤 어머니 이소선 여사 역에 염혜란, 그리고 진선규 권해효 박철민 태인호 등 세대별 연기파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로 참여했다.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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