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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지친 마음에 쉼표를 찍다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1-11-17 19:19:47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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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나폴리농원

- 피톤치드 산림욕길 맨발 걷기
- 해먹에 누워 하늘 보기 등 다양
- 잔뜩 힘 들어갔던 몸 긴장 풀려

# 합천영상테마파크

-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 ‘킹덤’ 등 시대극 촬영한 세트장
- 일제강점기 경성거리 야간투어도

- ‘한국 웰니스관광페스타’ 28일까지
- 경남 강원도 등 8개 지자체서 진행

심신이 지칠 때면 자연 속에 은둔하고 싶다. 자연은 따뜻한 위로를 선물한다.
   
경남 통영 나폴리농원에서 참가자들이 맨발로 산책로를 걷고 있다. 숨숨 제공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관광 축제가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8일까지 ‘제1회 한국 웰니스관광페스타’를 진행하고 있다. 웰니스관광은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을 합친 용어로, 여행을 통해 정신적·사회적 안정과 신체적인 건강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미용·스파, 한방, 자연 숲 치유, 힐링·명상 등 4가지 테마로 나뉜다. 경남 경북 강원 등 8개 지자체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국제신문 취재팀은 지난 11, 12일 경남 통영 합천과 산청 일대에서 진행된 ‘경남 웰니스관광 체험 모니터링단 투어’에 동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경남관광재단과 승우여행사, 여행 콘텐츠 스타트업 ‘숨숨’이 함께 만들었다. 경남관광재단 노경국 마케팅팀장은 “웰니스 관광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프로그램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맨발로 편백숲길 걸으며 피톤치드 흠뻑

   
나폴리농원에서 참가자들이 해먹에 누워 삼림욕을 즐기고 있다.
통영 나폴리농원의 주요 프로그램은 맨발 체험이다. 입장객은 입구에서 양말과 신발을 모두 벗어야 한다. 편백 톱밥에 지모겐 효소를 자연 발효시켜 깔아놓은 피톤치드 산림욕 길을 따라 체험코스가 시작됐다.

지모겐 효소는 고소한 버섯 냄새와 비슷했다. 발바닥에 닿는 흙의 감촉도 부드러웠다. ‘맨발로 걷다가 날카로운 물건에 찔리면 어떡하지’ 하는 염려는 기우였다. 모든 구간 바닥에 모난 부분이 없어 발바닥이 연약한 어린이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 산책로 주변에 심은 편백은 수령 13~25년이 대부분이다. 피톤치드를 가장 왕성하게 뿜어내는 전성기다. 조용히 눈을 감고 숲 속에서 들리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잔뜩 힘이 들어가 있던 몸의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체험 코스는 다양하다. 천연 피톤치드 공기를 마시는 ‘미세먼지 치유의 돔’, 돋보기처럼 생긴 루페를 이용한 이끼 관찰, 캠핑 침대와 해먹에 누워 하늘 바라보기, 도심 속에서 각종 전자파에 빼앗긴 기(氣)를 되찾는 ‘피라미드 기 충전소’,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크나이프 치유’ 등이 있다. 실내로 다시 들어와 편백 정유를 떨어뜨린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하며 코스를 마무리했다. 나폴리농원 길덕한 대표는 “그믐에는 별을 보고 보름에는 달을 보는 야간 코스를 이르면 내년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임머신 탄 듯 근현대 거리 탐험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참가자들이 랜턴을 들고 길을 걷는 모습.
2004년 건립한 합천영상테마파크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시작으로 ‘도둑들’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와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킹덤’의 촬영 장소다. 우리나라 시대극 대부분이 이곳을 거쳐 갔다.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촬영 세트장이다.

영상테마파크의 입구는 가호역이다. 일제강점기 건축 양식에 따라 지은 가호역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통로다. 가호역을 나서면 일제강점기의 경성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노면전차가 눈길을 끈다. 조선 고종 때 서대문에서 홍릉까지 운행하던 전차를 복원했다. 큰길로 나서면 수도경찰청 종로경찰서 혜민병원 경성고보 서울역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차례로 이어진다.

체험단의 투어는 특별했다. 낮이 아닌 밤에 진행돼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올 법한 고풍스러운 랜턴을 들고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사방은 고요하고 밤하늘엔 별이 쏟아질 듯 반짝였다.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이날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핸드팬 연주. 핸드팬은 스위스에서 탄생한 금속악기로, 겉모습은 UFO를 닮았다. 깜깜한 거리 속에서 몽환적인 악기 소리만 울려 퍼졌다.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핸드팬 연주자 주미란 씨는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쳐서 연주한다”며 “명상이나 요가 같은 활동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합천군은 영상테마파크의 야간 개장을 검토 중이다.


# 오도산 치유의 숲서 요가·물소리 명상을
# 산청 동의보감촌선 약초 스파로 릴렉스

   
오도산 치유의 숲에서 참가자들이 숲 속 요가를 하고 있는 모습. 숨숨 제공
경남 합천 오도산 치유의 숲에선 요가 수련이 진행됐다. 야외 덱에 요가 매트를 펼치고 밤새 굳은 몸의 근육을 조심스레 풀었다. 배경음악은 자연의 소리였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상쾌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이젠 물소리 명상을 체험할 시간.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인근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물 한가운데 있는 바위에 앉아 눈을 감았다. 물소리에 심신의 피로도 함께 흘려보냈다. 합천과 거창에 걸쳐있는 오도산은 1960년대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표범이 서식했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다. 오도산 주변에는 태백산맥 줄기의 높고 낮은 산이 끊임없이 이어져 자연에 포근하게 안긴 느낌을 준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참가자들이 물소리 명상을 즐기고 있다. 숨숨 제공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달리면 산청 동의보감촌이 있다. 이곳은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자연휴양림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이곳에 있는 스파는 인공 온천이지만, 효능은 국내 유명 온천에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약초 주머니다. 산청에서 나는 약초가 가득 담긴 주머니로 우린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어성초 천궁 구절초 등 10가지 약초가 들어간다. 다양한 한방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한방테마공원과 허준 순례길은 산책하기 좋다. 한방테마공원에는 거대한 곰과 호랑이 조형물이 눈에 띈다. 건강과 장수를 염원해 만든 황금 장수거북(길이 20m)도 볼거리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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