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는 바다에도 찾아들고 있다. 난대성 어류로 분류되는 갈치낚시가 서서히 시즌을 마감하고 그 빈자리를 열기와 볼락낚시가 조금씩 자리를 메꾸고 있다. 통상적으로 갈치낚시는 야간에 이루어지는지라 힘이 많이 들지만, 시즌이 거의 끝나가면서 꾼들 역시 다른 어종의 낚시로 눈을 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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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권 열기낚시가 한창이다. |
오늘은 열기낚시 위주로 풀어본다.
열기는 먼바다 깊은 수심층이 주요 활동무대다. 외줄낚시 외에는 딱히 낚을 방법이 없다. 또 열기는 남해서부권과 서해 먼바다에서도 입질이 활발하지만,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지역은 우리나라 열기낚시의 원조인 남해동부권, 특히 부산 앞바다가 이 시기가 되면 가장 많은 주목을 끈다.
부산권은 외줄낚시를 즐기는 꾼이 어느 지역보다 많다. 낚시터도 넓어 다대포 앞바다에 있는 나무섬 형제섬 외섬 주변과 해운대~기장 일대에서 겨울 내내 호황이 이어진다. 멀리는 현해탄까지 나가는 낚싯배도 있다. 열기가 주종이고, 간간이 볼락과 우럭도 손님고기로 올라온다.
외줄낚시는 전용장비를 사용해야 만족스런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길이가 2.7~3.3m인 외줄전용낚싯대에, 수심이 얕은 연안에서는 대형 스피닝릴이나 장구통릴을, 먼바다에서는 전동릴을 연결하는 게 기본이다. 원줄은 6호 전후가 적당하며, 카드채비를 묶은 다음 조류 세기를 고려해 40~80호 봉돌을 달면 된다.
열기 외줄낚시는 조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류가 느린 12~4물에 출조하면 낚시하기 편하고 조과도 만족스런 경우가 많다. 특히 선장의 노하우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다. 열기낚시가 시작되면, 유능한 선장이 있는 배를 골라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부산권 열기낚시는 우리나라 외줄낚시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배가 몇몇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런 배들은 자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외줄낚시는 선장의 신호에 따라 채비를 동시에 내리고 동시에 올리는 특성이 있는 낚시다. 채비를 포인트 근방에 내려 포인트로 진입을 할 때 바닥지형을 잘 읽는 것은 꾼들의 몫이지만, 전반적인 바닥지형을 잘 설명해주고 포인트에 진입 하는 선장을 선택하는 것은 꾼들의 안목이라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차디찬 북서풍이 불어와 얼은 손 호호 불며 깊은 수심대의 암초지대를 공략하여 굵은 씨알의 열기를 낚아 올리는 그 맛은 꾼들이 아니면 좀처럼 느껴보기 힘들다.
열기는 깊은 바다 암초 주변에 서식하기 때문에 청정 무공해 물고기로 알려져있다. 그물로도 잡을 수 없는 고기다. 겨울에 먹을 수 있는 열기 회는 쫄깃하고 맛이 있다. 이제 서서히 서막을 올리는 부산권 열기낚시는 씨알과 마릿수면에서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해 동안 고이 잠들어 있던 장비를 하나하나 꺼내어 열기낚시에 나서볼 것을 권한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