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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고기와 지방의 기막힌 밸런스 얼룩도야지, 맛의 신세계로다

부산 ‘마장동김씨’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7-13 19:09:13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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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쓰는 백돼지와 다른 품종
- 찰진 식감과 고소함이 남달라
- 숯불에 직원이 직접 구워 서빙

- 英 명품 말돈소금에 찍어 한 점
- 강원도 별미 오징어밥식해 올려
- 구운 돌김 싸 먹으면 색다른 맛
- 꽃게로 우려낸 된장찌개도 일품

- 부산서 시작 … 최상의 맛에 집중
- 코로나 속 전국 20개 매장 운영

마장동(馬場洞). 서울 청계천변의 드넓은 범람원이었던 이곳은 예로부터 말목장으로 쓰여 마장동이 됐다. 지금의 축산물시장은 1961년 형성된 장터를 기원으로 한다. 도축장에서 바로 나온 소고기, 돼지고기와 각종 부산물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시작됐다. 가축시장과 도축장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갔지만, 여전히 축산물 단일품목을 취급하는 시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돼지고기 식당 ‘마장동김씨’는 식감이 쫄깃하고 맛이 고소한 얼룩돼지 고기를 내놓는다. 마장동김씨 제공
마장동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부산 아재도 그 지명만큼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곳. 요즘 고기 좀 먹는 사람들 사이에선 식당 ‘마장동김씨’로 더 알려진 듯하다. 정작 마장동 출신은 아니라는데. 부산에서 탄생해 전국구로 커진 돼지고기 식당 ‘마장동김씨’를 찾았다. 마장동김씨는 부산 부산진구 본점을 비롯해 부산 5개, 전국 15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고기·불·그릴링의 완벽한 3박자

“고기는 ‘3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첫 번째는 당연히 원육. 좋은 고기일수록 맛이 우수하겠죠. 두 번째는 불이에요. 숯불이냐 가스불이냐, 또 불판이 무엇이냐에 따라 고기의 맛이 달라집니다. 세 번째는 굽기. 고기 집게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맛이 좌우되는 거죠.”

이영석 마장동김씨 대표는 최상의 고기 맛을 내기 위해 이 세 가지에 집중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식당이 줄폐업하는 외식사업계의 침체 속에서도 지난 2년 간 꾸준히 가맹점을 늘린 비결이다.

먼저 고기를 보자. 마장동김씨 불판에 오르는 돼지고기는 여느 식당과는 품종이 다르다. 국내 돼지고기 생산량의 0.3%에 불과하다는 ‘얼룩도야지(YBD)’다. 국내 유통되는 돼지고기 품종은 대부분 백돼지(YLD)이다. 맛은 기본이고 성장 속도가 빨라 품질과 경제성 모두 잡을 수 있어 오랫동안 국내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얼룩도야지는 랜드레이스(L)대신 영국 흑돼지인 버크셔를 교배한 품종이다. 생산성은 떨어지지만 선홍빛 육색이 더 진해지고 맛이 풍부해진다. 지글지글 구워진 돼지고기를 입에 넣으면 탄탄한 지방이 쫀득하다. 부드러운 육질과 함께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터져나와 씹는 맛과 풍미 모두 만족스럽다.

이 대표는 고기 맛이 ‘지방’에 달렸다고 거듭 강조했다. 찰진 식감과 고소함이 얼룩도야지의 강점이라고 자랑했다. “백돼지는 담백한데 기름기가 적어 퍽퍽하고, 흑돼지는 기름져서 많이 먹기 힘듭니다. 얼룩도야지는 살코기와 지방의 밸런스가 가장 이상적으로 맞춰져 있어요. 요즘은 소고기 못지않게 돼지고기도 고급화하는 추세입니다. 얼룩도야지는 국내 생산량이 적어 귀한 품종이지만, 마진을 적게 남기더라도 좋은 고기로 입맛을 사로잡아야겠다고 판단했죠.”

불과 굽기는 숯불을 써 직원이 직접 구워준다. 어느 매장을 가든 표준화된 고기 맛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신입 직원은 고기 굽는 기술만 3주에서 한 달가량 교육받는다. 직원이 ‘겉바속촉’으로 적당히 구워 잘라주기 때문에 덜 익히거나 바짝 익혀 고기 맛을 떨어뜨릴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온종일 일하고 지친 몸으로 식당을 찾은 직장인에게 불 앞에서 고기를 구워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말돈소금과 구운 김의 색다른 식감

‘마장동김씨’는 돌김에 고기, 오징어밥식해, 고추냉이를 얹어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고기에 진심’인 이곳은 먹는 방법도 따로 일러준다. 먼저 소금에만 찍어먹길 추천했다. 영국 황실에서 사용한다는 말돈소금이다. 영국 말돈마을에서 만드는 이 소금은 속이 빈 피라미드 모양인데, 염분은 낮지만 미네랄 성분은 많아 찍어먹기에 좋은 소금이다. 이 대표는 단가로 따지면 고기보다 비싸다고 귀띔했다.

두 번째는 이 집의 특별식인 오징어밥식해를 곁들여 먹는 방법. 오징어밥식해는 강원도 이북지역에서 먹는 음식이라 다른 지역에선 쉽게 맛보기 어렵다. 구운 돌김에 고기와 오징어밥식해, 고추냉이를 올려 한 입에 넣었다. 간간한 오징어밥식해와 고기의 고소함, 고추냉이의 알싸함이 어우러져 돼지고기를 즐기는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이 조합 때문에 기본 반찬으로 내놓는 쌈 채소가 항상 남을 정도라고.

꽃게를 넣고 푹 우려낸 육수로 끓인 된장찌개.
이 대표는 된장찌개에도 자부심을 드러냈다. 각 매장마다 꽃게 100마리씩 넣고 푹 우려낸 육수로 끓였다고 했다.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사실상 된장 베이스 꽃게탕’이라고 자랑할 만하다. “이것저것 많은 음식으로 테이블을 채우기보단, 맛있는 음식만 상에 올린다는 생각으로 메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고기를 직원이 직접 구워주는 이곳에선 메뉴 걱정도 덜어준다. 일행 수에 맞게 세트메뉴를 구성했다. 2인 마장동모듬 小(통삼겹살·눈꽃목살 400g+칼집껍데기 150g+구이야채), 3인 마장동모듬 中(통삼겹살·눈꽃목살 600g+칼집껍데기 150g+구이야채), 4인 마장동모듬 大(통삼겹살·눈꽃목살 600g+통겹살 또는 천겹살 150g+칼집껍데기 200g+구이야채) 이다. 칼집껍데기는 된장·김치찌개+음료수로 변경 가능하다. 물론 고기와 식사를 따로 시킬 수도 있다.


# 모소리살…콧등살…돼지고기 특수부위, 어디까지 먹어봤니

‘돼지고기, 어디까지 먹어봤니’. 미식에도 다양한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돼지고기 식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갈매기살 가브리살 정도로 즐기던 특수부위가 최근엔 덜미살 뽈살 오소리감투 등 대중적이지 않았던 부위까지 이색 먹거리로 주목받는다.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을 내건 식당도 늘어나는 추세다.

■모소리식당

부산 수영구 남천동, 남구 대연동에 점포를 둔 ‘모소리식당’은 가게 이름처럼 모소리살이 대표 메뉴다. 모소리살은 돼지 목에서 어깨 사이 300g만 얻을 수 있는 귀한 부위. 항정살, 천겹살이라고도 불리며, 쫄깃한 식감과 고운 마블링이 특징이다. 고기 메뉴는 남천점 기준 모소리살과 가오리살 가로막살 구멍살로 단출하다. 횡경막과 간사이에 붙어있는 가로막살은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이, 돼지머리 관자놀이쪽 구멍살은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계란 노른자가 올려진 양배추재래기와 깍두기 짜글이 밥이 별미. 

■육돼

부산 부산진구 ‘육돼’는 뽈살 콧등살 돈설 등 좀 더 색다른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다찌 형태의 바 좌석과 테이블 좌석이 있으며, 깔끔한 인테리어로 ‘분위기 맛집’으로도 불린다. 메뉴판을 보면 부위별 설명이 잘 돼 있다. 가브리살은 등심 덧살이라 불리며 돼지 한 마리당 200g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쫀득쫀득하며 맛이 고소하다. 뒷통살은 돼지 목덜미쪽 부위로 고소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특징이다. 뽈살과 콧등살은 말 그대로 돼지 볼살과 콧등쪽 부위. 삼각살은 돼지 볼과 혀 사이에 있는 소량 부위이며, 부드럽고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돈설은 돼지 혀인데,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맛 보는 순간 월급 녹듯이 사라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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