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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제일 힘들 때 빠져든 워킹맘 정아…일상처럼 행복한 촬영”

영화 ‘첫번째 아이’의 박하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11-09 18:57:29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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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휴직 마치고 복직한 주인공
- 직장과 육아 등 워킹맘 고충 담아
- 아이들 키우다 보면 누구나 공감

- 영화 휴식기 만난 행운의 역할
- 기혼여성 캐릭터 뭐든 좋아요

영화 ‘영도다리’에서는 미혼모, ‘고백’은 아동학대,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는 육아 문제 등을 보여준 박하선이 새 영화 ‘첫번째 아이’(개봉 10일)에서는 육아휴직 뒤 복직한 워킹맘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도 한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와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기에 영화는 진정성을 더한다.
영화 ‘첫번째 아이’에서 육아휴직 후 1년 만에 복직한 정아 역을 맡은 박하선. 육아와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박하선은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이입해 연기했다. 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제목에서부터 메시지를 던지는 ‘첫번째 아이’는 첫아이를 낳고 1년 휴직한 뒤 복직한 여성이 직장과 가정에서 겪게 되는 무수한 딜레마를 다룬 영화다.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겪을 수밖에 없는 양육과 돌봄 문제가 그 중심에 있다. 박하선은 친정엄마에게 아이를 맡겼지만, 엄마가 병으로 입원하게 되자 직장과 육아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정아 역을 맡았다.

최근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은 “‘첫번째 아이’는 3년 전 찍은 작품이다. 그래서 순서를 따지자면 드라마 ‘산후조리원’ ‘며느라기’보다 먼저여서 엄마 역은 이게 처음이었다”며 “최종본에서 수정됐지만 처음엔 훨씬 다크한 엔딩이었는데, 그 엔딩에 끌려 출연하게 됐다. 직접 아이를 낳아보니 산후우울증이나 그로 인한 자살 등의 뉴스가 남 일 같지 않더라. 아이를 키우다 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끌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2017년 딸을 낳고 휴식기를 가지며 육아를 했던 박하선은 “한국 여배우들은 임신하면 거의 일이 끊긴다. 출산 후 15개월간 모유 수유를 했기 때문에 외출도 하지 못했다. 어느 날 ‘내가 울적하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일을 하지 못하거나 일이 들어와도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있어 이 영화에 많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첫번째 아이’에서 정아는 일도, 아이도 소중해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서도 고군분투한다. 너무 현실적인 인물이어서 영화를 보는 동안 시나브로 정아를 응원하게 되는데, 이런 정아를 연기한 박하선은 “우리가 살면서 누구나 나조차도 나를 알 수 없을 만큼 달라지는 모습이 있다. 그런 것에 중점을 둬 일관되게 연기하지 않고 그때그때 사람과 상황에 맞춰 연기했다”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를 의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을 때의 답답함, 대화할 힘도 없을 때의 부부관계 등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30대 워킹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첫번째 아이’. 더쿱디스트리뷰션 제공
‘첫번째 아이’는 박하선에게 다른 의미로도 소중한 영화다. 촬영 당시 가장 힘든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박하선은 “영화를 본 지인들이 너무 힘들었겠다고 하는데 전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제 상황이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친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2주 뒤 찍어야 했다. 아이도 입원해 있었고, 아는 동생도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14년 키운 개도 죽었었다. 제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큼 힘들었을 때라, 사실 촬영은 오히려 안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짜 너무 힘들어 겨우겨우 대사만 외워갔는데 첫 촬영하는 날 되게 재미있으면서 욕심도 생겼다. 그래서 ‘내가 진짜 연기를 좋아하는구나’ 했다”며 ‘첫번째 아이’가 다른 의미로 너무 고마운 작품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한편 박하선은 최근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첫번째 아이’ 등을 통해 엄마 역할을 자주 맡아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남편인 배우 류수영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내 박하선’으로 언급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박하선은 “남편이랑 아기 얘기는 최대한 안 했는데 지금은 많이 편해진 것 같다. 그래서 이미지 고착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기혼 여성 캐릭터를 전부 제가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요즘 결혼하고 아이 낳는 여배우가 점점 많아지는데, 이런 역할의 대표가 돼도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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