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폐허 된 2194년 지구
- 로봇·모성애 인간 등 다면적 연기
- 장르 가리지 않는 변신 시도 눈길
- 故강수연 유작… 넷플릭스서 돌풍
1996년 데뷔 이후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로코퀸’으로 사랑받은 배우 김현주가 넷플릭스 영화 ‘정이’(공개 1월 20일)에서 액션 전사로 변신했다. ‘정이’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의 유작으로,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현주는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데, 좋은 소식이 있는 가운데 자리를 할 수 있어서 긴장이 조금 풀린다”며 ‘정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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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영화 ‘정이’에서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이자 뇌 복제 실험의 대상이 되는 정이 역을 맡은 김현주. 그녀는 전쟁 영웅이자 모성애를 지닌 엄마, 무수히 복제되어 있는 AI 로봇 등 다층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
김현주가 연상호 감독과 드라마 ‘지옥’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2194년 지구를 배경으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터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 이야기를 그렸다. 김현주는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이자 뇌 복제 실험 대상이 되는 정이 역을 맡아 수많은 작전에서 승리를 이끈 시대의 아이콘이자 모성애를 지닌 엄마, 무수히 복제되어 있는 자아를 지닌 AI 로봇 등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강수연은 35년 전 식물인간이 된 전쟁 영웅 정이의 딸이자 뇌 복제 및 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맡았다.
김현주는 “‘지옥’ 제작보고회 때 연 감독님께 ‘강수연 선배님이 나오는데, 모녀로 출연한다’고 들었다. 당연히 제가 딸인 줄 알았다. 물론, 강수연 선배님이 제 어머니 역을 할 만큼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그럴 거라고만 생각했다”며 자연스럽게 강수연을 떠올렸다. “실은 강수연 선배님을 이전에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그래서 ‘강수연’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같이 연기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겁이 나기도 했다”며 “그런데 실제로 만나니 너무 좋았고, 기댈 수 있는 선배님이셨다”고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선배를 그리워했다.
‘정이’에서 김현주는 강력한 액션배우로 거듭났다. 특히 로봇들과 격투 액션을 벌이거나 소총을 들고 싸우는 총격 신은 이전에 전혀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그녀는 “너무 많은 액션 신을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됐다. ‘지옥’ 때 액션이 좀 있어서 발차기, 구르기 등 다져놓은 것이 있긴 했지만 너무 많은 액션 신을 어떻게 소화할지 걱정됐다”며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 훈련을 들어갔음을 밝혔다. “‘지옥’ 때보다 와이어 액션이나 총격 액션이 추가됐는데, 역시 총을 들고 하는 액션은 다르더라. 총을 든 모습이 어색하지 않아야 해서 장난감 소총을 사서 계속 견착하는 연습을 했다”며 총격 장면에서 임팩트를 주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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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94년 전설적인 용병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정이’.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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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는 후반부 자신의 얼굴을 닮은 AI 로봇의 연기도 직접 해야 했다. 그래서 그린 슈트를 입고 모션 캡처 촬영을 했다. “연 감독님이 로봇이라도 저의 얼굴 표정을 베이스로 작업한다고 해서 직접 촬영했는데, 나중에 보니 제가 한 표정이 정말 그대로 로봇 얼굴에 비치더라. 컴퓨터그래픽 기술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감정을 담은 로봇 얼굴을 재미있어했다.
최근 김현주는 드라마 ‘왓쳐’, ‘언더커버’, ‘지옥’, ‘트롤리’에 이어 ‘정이’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이전에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그래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깊이는 더 깊어졌다. 그녀는 “드라마를 많이 하다 보니 변화를 준다 하더라도 캐릭터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 TV뿐 아니라 OTT 등 매체 변화가 일어나면서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새로운 캐릭터나 장르에 대한 갈증이 있었음을 전했다. 김현주의 차기작은 연 감독이 대본을 쓴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선산’이다. 이번에도 새롭게 도전하는 장르인데, 그녀가 어떤 새로움으로 우리를 찾아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