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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학창시절·설화…일본 애니 ‘닮은꼴 정서’로 인기몰이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3-22 19:27:1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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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스즈메의 문단속’, 2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 4위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 세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 제목 때문에 일본 박스오피스 순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지난 20일 한국 박스오피스 순위다. 극장가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한 장면. 미디어캐슬 제공
특히 지난 1월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롱런하고 있고, 지난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극장가 비수기임에도 개봉 13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빠른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나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 관객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 작품 모두 한국 관객이 좋아하는 정서를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슬램덩크’는 1990년대 만화책과 TV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향수를 가진 중년층, 그것도 남성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친근한 캐릭터와 형제애를 강조한 고전적인 서사 구조, 스포츠 영화 특유의 재미가 극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사운드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된 그림으로 표현돼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을 연출해 한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은 한국 관객, 특히 20·30대 여성 관객이 좋아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나 호소다 마모루 감독 풍의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정서가 담겼다. 이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순정 만화 감성과 일본 영화 특유의 반전, 그리고 토테미즘적 설화가 세련되게 어우러진다. 이런 설정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하고, 전혀 낯설지 않은 소재다.

지난 8일 열린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인 면이나 풍경이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분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봐주고, 일본 분들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또한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는 문(門)을 한국 드라마 ‘도깨비’ 속 문에서 착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것은 대작들의 개봉이 없는 비수기 상황의 이례적인 일이다.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으로는 오랜 교류를 통해 소통이 잘 되는 가까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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