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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그맨 출신인데 안 웃기면 어떡하나, 영화연출 부담감 컸죠”

‘웅남이’ 박성광 감독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3-29 19:08:0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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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활동하면서도 단편 도전
- 웅녀 모티브로 첫 장편작 연출
- “누아르·유머 장르 함께 하고파
- 박성웅 형 생각하며 각색했죠
- 특급 카메오 정우성 열정 깜짝”

개그맨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박성광이 자신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 ‘웅남이’(개봉 22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개봉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웅남이’는 지난 28일까지 20만 관객을 모으며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화 ‘웅남이’를 연출한 박성광 감독.
개그맨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부각되지만, 박 감독은 동아방송예술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단편영화 ‘끈’ ‘슬프지 않아서 슬픈’ 등을 연출해 호평받은 바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고등학교 때는 연기자를 꿈꿔 연기아카데미를 다녔다. 대학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하게 됐는데, 그때 개그동아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개그맨 꿈을 키웠다. 물론 연출의 꿈도 있어서 초단편영화를 시작으로 단편·장편까지 연출하게 됐다”고 감독 입봉기를 전했다. 단편을 거쳐 장편영화를 연출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그사이에 투자 계약을 앞두고 ‘개그맨이라는 이유’로 파기되는 아픔도 겪었다.

‘웅남이’는 마늘과 쑥을 100일 동안 먹고 곰에서 사람이 된 웅남이가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활약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단군신화의 웅녀를 소재로 한 영화로, 종복원기술원에서 비밀리에 관리하던 쌍둥이 반달곰이 사라지고, 이들을 찾던 과학자가 사람이 된 반달곰 중 한 아이를 발견해 자식으로 키우게 된다는 독특한 서사가 눈길을 끈다.

박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미있는 휴먼 드라마였다. 소재가 신선해서 좋았다. 제작자의 허락을 받고 코미디와 액션을 가미했다. 누아르와 코미디 장르를 함께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1인 2역 캐릭터로 각색했다. 주인공으로는 박성웅 형을 생각하며 썼다”고 밝혔다.

사적인 자리에서 친해진 박성웅에게 15년 전, 나중에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박성웅은 전직 경찰이자 지금은 동네 백수인 웅남이와 국제 범죄 조직 2인자인 웅북이, 1인 2역을 맡았다. 이이경 오달수 염혜란 윤제문 등 베테랑 배우도 캐스팅했다. 박 감독은 “좋은 분들이 캐스팅되니 행복하면서도 너무 부담스러웠다. 이런 분들을 모셔놓고 이렇게밖에 못 만드냐는 이야기가 나올까 봐”라며 화려한 캐스팅이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토대이자 부담’인 양날의 검처럼 작용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영화 ‘웅남이’ 스틸컷.
연출하면서 부담감은 또 있었다. 바로 ‘코미디’였다. “코미디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제일 자신 있기도 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기도 했다.” 개그맨 출신 감독이 코미디 장르를 선택했을 때 갖게 되는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제가 대사를 쓰고 코미디 연기를 할 때는 어느 정도 하면 되는지 아니까 쉬운데, 이번에 시나리오 쓸 때는 코미디 부분을 얼마나 자세히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극에 익숙한 배우들에게 좀 과장된 코미디 연기를 요구할 때는 일부러 “오케이”라고 외친 후 “저 지금 너무 좋은데 한 번만 더 가자”는 식으로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웅남이’에는 엔딩 장면에 뜻밖의 인물인 정우성이 카메오로 출연해 큰 웃음을 준다. “실은 그 장면은 마동석 씨나 강호동 선배도 생각했다. 그러다 잘생긴 분을 떠올리던 찰나 정우성 씨가 승낙해주셨다. 그냥 카메라 앞으로 걸어오면 되는 장면이었는데, 정우성 씨는 코미디를 좋아하신다며 여러 연기를 준비해오셨다”며 잠깐이지만 열정적으로 준비해 온 정우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개그맨이 됐고, 웃음과 감동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점에서 연출의 길이 개그맨의 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박 감독. 즐거움을 주는 개그맨이자 감독으로 꿈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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