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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 생각들 때 시작해봐요” 수많은 ‘정숙이’를 향한 응원

종영 ‘닥터 차정숙’ 엄정화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6-07 18:53:4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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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차 주부 레지던트 도전기
- 최고 시청률 18.5%로 마무리

- “나이로 타박 받는 캐릭터 공감
- 무시 딛고 성장하는 모습 그려
- 대학축제서 ‘차정숙’으로 불려
- 30년 배우생활 이런 사랑 처음”

“요즘 행복지수는 99.9%다. 이런 순간을 만나기 진짜 어렵다. (행복한 감정을) 최대한 느끼고 싶어 아침마다 ‘아! 기분 좋다’며 시작한다. ‘닥터 차정숙’이 안 끝났으면 좋겠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 역을 맡아 다시 전성기를 맞은 엄정화. 그녀는 차정숙의 다이내믹한 성장 서사를 진정성 있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서울 강남구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엄정화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녀는 지난 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에 도전하는 차정숙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를 연기했다. “제가 맡은 ‘차정숙’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드라마기에 안 되면 모든 게 다 내 탓 같다는 중압감이 있었다”는 엄정화는 “오랜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여서 두려운 마음으로 방송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것은 기우였다. ‘닥터 차정숙’은 1회 4.9%로 시작해 마지막 회는 18.5%라는 굉장히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얻었다. 20년 동안 주부라는 틀에 갇혀 공허와 무력감을 느끼던 차정숙은 20년 전 갑작스러운 결혼으로 멈췄던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열정을 보여준다. 엄정화는 “나이 때문에 받는 타박이 공감됐다. 남편 인호가 ‘너 이렇게 해서 의사 되면 곧 50이야’라고 하자, 정숙이가 ‘100세 시대에 50이면 청춘이지. 뭐 그래’라고 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정숙이가 부장한테 깨질 때도 ‘나이가 많다고 실수까지 무능으로 치부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는데 정숙과 내 세대를 대변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무시·편견을 딛고 성장하는 차정숙에게 모든 ‘정숙이’들이 응원을 보낸 것이다.

2030 세대에게서도 공감을 얻었다. 그녀는 “얼마 전 고려대 축제에 갔는데 많은 학생이 저를 ‘엄정화’가 아니라 ‘차정숙’으로 부르더라. 30여 년 배우 생활을 했는데 드라마로서는 이렇게까지 사랑받은 작품이 없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차정숙은 급성간염으로 생사의 갈림길을 지나고서야 진정한 ‘나’를 찾아 나선다. 엄정화도 2010년 갑상샘 수술을 받은 후 한참 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엄정화는 “딱 마흔이 될 때였다. 목소리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무척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음에 어떤 걸 담아야 하는지 많이 느꼈다. 뭔가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든, 책을 읽든, 여행을 하면서 자신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 JTBC 제공
이런 마음은 차정숙이 환자를 대할 때 가족처럼 보살피는 모습에서도 표현된다. 엄정화는 “차정숙이 죽을 뻔도 했던 사람이고, 의사가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사명감이 있어야 하는 직업인지 깨달은 다음에는 환자에게 엄마나 자식을 대하듯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제일 많이 신경 썼다”며 ‘의사’ 차정숙을 표현하기 위한 과정을 설명했다.

엄정화는 이 세상의 많은 ‘정숙이’들에게 “‘이제는 늦었다’거나 ‘내가 해 봤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하나라도 시도해 보면 좋겠다. 정말 작은 것 하나라도 시작하면 또 다른 시야가 열린다는 것은 너무 확실하다. 그것이 생활의 즐거움이 되고 힘이 되면 또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길 것 같다”며 “작더라도 자신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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