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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더 문’의 충격적 흥행저조, 기술적 성취 묻힐까 아쉬워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8-09 19:29:4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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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화가 잘 될지는 까봐야 안다.’ 영화계에서 흔히 하는 말로, 관객이 어떤 영화를 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개봉을 해봐야 흥행의 성패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한국 영화 텐트폴 영화의 흥행도 마찬가지다. 모두의 관심 속에서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3주 사이에 차례로 개봉했는데, 이중 지난 2일 개봉한 ‘더 문’의 성적은 솔직히 충격적이다.
영화 ‘더 문’ 스틸. CJ ENM 제공
‘더 문’은 개봉 7일 동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41만 명이 극장에서 관람했다. ‘신과함께’ 시리즈로 1000만 관객을 기록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고, 우주를 배경으로 한국 VFX 기술이 총동원됐으며, 순제작비 280억 원이 들어갔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600만 관객은 들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영화계에서는 ‘더 문’이 이미 할리우드에서 많이 봐왔던 우주에 고립된 주인공을 내세웠고, 신파적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관객에게 매력 있게 다가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우리 관객에게 한국 배우가 등장하는 우주 VFX 영화는 뭔가 따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김용화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를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를 두려고 했다”고 말했는데, 눈높이가 높은 우리 관객들은 확실히 차별화하거나 실력으로 뛰어넘길 바라는 듯하다.

하지만 ‘더 문’의 흥행 부진은 아쉬움이 가득하다. 가장 큰 아쉬움은 앞으로 우주를 다룬 한국 영화를 보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이전에 영화 ‘승리호’나 드라마 ‘고요의 바다’가 우주를 배경으로 했으나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 개봉한 ‘더 문’까지 결과가 좋지 않아 거액의 제작비가 필수인 우주 영화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겠다.

또 한국 영화사에서 남을 만한 ‘더 문’의 기술적 성취가 흥행 부진 속에 묻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더 문’은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된 아이맥스 영화고, 한국 영화 최초로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돌비 시네마다. 그래서 아이맥스관에서 보면 우주를 유영하는 듯하고, 돌비 애트모스관에서 보면 우주의 차가움까지 느껴질 정도의 아주 선명한 화질과 우주의 적막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사운드를 맛볼 수 있다. OTT 시대에 극장에서 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더 문’이다.

김 감독은 ‘오! 브라더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로 돈을 벌어 한국 VFX를 이끄는 덱스터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미스터 고’를 만들었고, ‘신과함께’ 시리즈로 성공했으며 ‘더 문’을 연출하는 등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개봉 전에 만났을 때 웃으며 “새로운 도전은 그만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영상산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일인지 알기에 그의 행보를 항상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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