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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그릇이 노래하자 마음 속 파도가 잔잔해졌다

파동명상 ‘싱잉볼’ Singing Bowl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9-13 19:22:14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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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으로 만든 싱잉볼
- 나무망치나 막대기로
- 두드리거나 문지르면
- 청아한 울림이 퍼지고
- 그 진동이 마음과 공명

- 그날 감정 주파수에 따라
- 같은 소리도 다르게 들려
- 보이지 않는 무수한 파동
- 온몸의 수분을 일깨우면
- 심신 이완 끌어내는 원리

떠오르는 생각을 마음대로 멈추긴 힘들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일 수록. 집에서는 회사 걱정, 회사에서는 집 걱정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핵분열처럼 끊임없이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생각은 때로 심신을 지치게 한다.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생각을 비우는 명상에 도전하지만, 결국 생각을 통제하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싱잉볼(노래 그릇)은 잠시라도 강제로 생각을 멈추게 하고 명상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사운드 테라피 중 하나인 싱잉볼(singing bowl)은 종소리처럼 청아한 소리가 일순간 주위를 환기해 생각의 멈춤을 도와준다. 지난 15일 부산 금정구 ㈔치유의소리 김경숙 대표와 싱잉볼을 마주했다.
㈔치유의소리 김경숙 대표가 싱잉볼을 손바닥 위에 올리고 나무막대로 문지르고 있다.
■‘감정의 주파수’ 따라 다르게 느껴

이날 김 대표는 ‘싱잉볼 힐링명상 지도자’ 수업에 한창이었다. 강원 제주 등 먼 곳에서 찾아온 수강생을 위해 짧은 기간 압축적으로 싱잉볼을 알아보는 집중반 수업일. 한 명이 팔과 다리를 쭉 뻗고 누우면 머리맡과 양팔 사이, 발끝 등에 싱잉볼을 놓고 나무망치나 막대로 두드렸다. 종소리처럼 청아한 울림이 사방으로 퍼졌다가 옅어졌다. 싱잉볼 표면에서는 미세한 진동이 일었다.

소리와 진동. 싱잉볼의 핵심 원리다. 나무망치나 막대로 싱잉볼을 두드리거나 문지르면 종을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진동이 수초간 이어진다. 구리 주석 아연 등 5~7가지 금속으로 만드는 싱잉볼은 두께와 굴곡, 디자인 등을 달리하면 종류만 수백 가지다. 인도 네팔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된다.

싱잉볼에 물을 절반가량 채우고 나무망치로 두드리면 파동과 함께 소나기가 내리듯 물방울이 튀어오르는 걸 볼 수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싱잉볼이 그릇 모양인 건 최초의 종이 동양에서 냄비와 그릇 모양으로 진화한 것과 관련 있다. 싱잉볼의 지름은 작게는 10㎝가량, 1m를 훌쩍 넘는 것도 있다. 수백 가지의 싱잉볼은 저마다 고유의 소리를 낸다. 주로 작은 볼은 높은 소리, 큰 볼은 낮은 소리를 내는데, 듣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느껴서 실제 소리의 종류는 셀 수 없다.

김 대표는 음의 높낮이와 별개로 자신의 ‘감정 주파수’에 따라 싱잉볼의 소리가 다르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높은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낮은 소리가 좋은 사람도 있고, 오늘은 높은 소리가 좋아도 내일 낮은 소리가 더 와닿을 수 있다. 항상 변하는 감정처럼 싱잉볼의 소리도 일관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소리를 귀로만 듣는다고 생각하는데 실은 아니다. 온몸의 피부로 소리의 진동을 느낀다”며 “내가 행복한 감정을 느낄 때 몸 어딘가에서 발생하는 내부 주파수와 외부의 진동이 비슷해져 그 진폭이 늘어나는 걸 ‘공명’이라고 한다. 사람마다 감정의 주파수는 다를 테니 싱잉볼 소리도 저마다 다르게 느낄 수밖에”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 대표가 지름 30㎝가량의 싱잉볼을 두드렸을 때는 복잡한 머릿속에 청아한 종소리가 들어오며 일순간 고요한 평화를 느꼈다. 지름 1m를 훌쩍 넘는 징의 종류인 ‘gong’을 두드렸을 때는 깊고 묵직한 소리가 심연의 해묵은 감정을 위로하는 기분이었다. 옅어지는 소리만큼 여운이 길어졌다. 찰나의 생각 멈춤만으로도 꽤 개운한 마음이 들었다.

■회복 탄력성 강화에도 도움

신체 가까이에서 싱잉볼의 소리와 진동을 곧바로 느끼는 ‘싱잉볼 힐링명상 지도자’ 수업 수강생.
싱잉볼을 두드리거나 문지르면 볼의 표면이 미세한 진동으로 떨리는 모습이 눈으로도 확인된다. 이를 더 확연히 느끼도록 김 대표는 다양한 크기의 싱잉볼에 각각 물을 절반가량 채우고, 꽃잎을 띄웠다. 그리고 막대로 싱잉볼을 두드리자, 갑작스러운 소나기처럼 물방울이 싱잉볼 안에서 마구 튀어 올랐다. 김 대표는 실습 중이던 수강생을 불러 모았다.

“물의 파동을 보세요. 막대만 두드렸을 땐 소리와 진동이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만 유추했지만 이렇게 물을 담고 싱잉볼을 두드리자 파동이 얼마 만큼 발생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죠? 이 무수한 파동이 우리 몸에 닿는 겁니다. 언뜻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은 몸에 많은 일이 일어난 거예요. 싱잉볼 수업을 듣는 동안은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한 이유가 이겁니다. 우리 몸의 70% 이상은 물로 구성돼 있어서 싱잉볼의 깊고 오묘한 파동이 몸의 수분에 이처럼 파동을 일으켜 심신의 이완을 끌어주는 원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가 나무막대로 싱잉볼의 표면을 문지르자 싱잉볼에는 또 한 차례 물방울 소나기가 내렸다.

이른바 ‘코로나 레드’ 등 우울과 분노가 많은 시대다. 김 대표는 “스트레스가 많으면 스스로 해소하고, 자기관리가 가능한 회복 탄력성이 있어야 한다. 귀를 막고 보지 않는다고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번뇌를 멈추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명상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 싱잉볼은 그걸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무작정 싱잉볼을 두드린다고 내면의 소리와 쉽게 마주하는 건 아니다. 이날 지름 10㎝가량의 작은 싱잉볼을 손에 들고 막대로 두드렸다. 그런데 소리가 청명히 울리지 않고 딱딱 끊겼다. 김 대표는 싱잉볼을 움켜쥔 손을 지적했다. “싱잉볼과 손이 닿는 면적이 좁을수록 소리가 잘 울린다. 손바닥 위에 올려놓기만 하라”고 조언했다. 두드릴 때는 손에 힘을 빼야 한다는 말도 함께. 손바닥만한 싱잉볼에서 높고도 청아한 소리가 수초간 울려 퍼졌다.

눈을 감고 점점 옅어지는 소리에 집중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 같으면서도 미지의 세계에서 내려온 멜로디 같기도 했다. 김 대표가 최근 번역한 ‘노래하는 그릇, 싱잉볼 이야기’(프랭크 페리 지음)에서는 싱잉볼을 두고 이렇게 표현한다. ‘소리가 없는 곳으로 이끄는 소리’.


# 치유의 소리·부산해양치유프로그램

- 원데이클래스부터 지도자 과정까지…부산서 싱잉볼 명상 체험 가능한 곳

이미지=아이클릭아트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싱잉볼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치유의소리 김경숙 대표는 “예전에는 알음알음 개인이 찾아왔다면 요즘은 기업에서 직원들의 정신건강 증진 차원에서 강연 문의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치유의 소리’에서는 원데이클래스부터 힐링 명상 지도자 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음 달 7일부터 잔디마당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 진행하는 ‘싱잉볼&몸깨우기 명상’을 시작한다. 마당에서 맨발로 걷는 등 자연에서 몸에 더 집중하기 위한 프로그램(우천시 실내)이다. 또 12주 힐링 명상 지도자 과정, 더 나은 삶을 향하기 위한 차크라 명상반 등도 운영한다. 사회의 다양한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2023 사회적 예술치유 프로젝트 마음을 담다’ 프로그램도 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행한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 등이 주관하는 체험형 해양 관광 콘텐츠 ‘부산해양치유프로그램’ 중 싱잉볼 명상도 김 대표가 진행한다. 해운대·광안리·송정·일광해수욕장 등 부산 바다 곳곳에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해변에서 싱잉볼과 명상을 즐기는 독특한 치유 체험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싱잉볼 치유의 소리’ 네이버 예약, 부산해양치유프로그램(부산해양치유.kr)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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