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재휘의 시네필] 극장가 외면이 OTT 탓? 본질은 부담스러울 만큼 오른 관람료

푯값을 내려라

  • 조재휘 영화평론가
  •  |   입력 : 2023-10-25 18:40:44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성료한 뒤, 다시 찾은 극장가는 적막했다. 예매표가 삽시간에 동나고, 예매 취소 표라도 얻고자 현장 매표소를 서성이는 열정적인 관객이 줄을 지어 새벽을 새던 광경은 지난날의 덧없는 꿈처럼 느껴졌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라도 온 것인가? 그 많던 관객은 다 어디로 간 걸까?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매번 극장을 찾지만, 빈 객석 위로 감도는 공기의 고요함은 늘 적응하기 어렵다. ‘화란’(2023)과 ‘플라워 킬링 문’(2023)을 보는 내내, 머릿속 한편에서는 영화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들을 거듭 곱씹고 있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열린 지난 4일 영화의 전당 입구가 관람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국제신문DB
영화는 정녕 죽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말이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뉴미디어의 대세에 밀려 나가는 매체에 대한 시대착오적 애착이란 식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았으면 한다. 드라마 시리즈물로 업계 대세가 몰려가는 추세임에도 ‘길복순’(2023)이나 ‘발레리나’(2023) 같은 넷플릭스 컨텐츠의 일종도 엄연히 ‘영화’로 다루어지고, ‘탑건: 매버릭’(2022) ‘오펜하이머’(2023)의 성공은 드라마 시리즈로 대체될 수 없는 영화의 위상을 입증하며, 이번 BIFF에 대한 호응은 코로나 뒤로도 괜찮은 작품이 있다면 고독을 품은 채 극장으로 발길을 옮길 준비가 된, ‘도래할 관객’ 층은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새삼 일깨운다.

정직하게 사태를 대면해야 한다. 정확하게는 ‘극장 문화’가 죽어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산업으로서 한국 영화’가 쇠락하고 있다. CGV를 비롯한 극장 관계자들은 OTT의 부상을 근거 삼아 한국 상업영화의 흥행 부진을 설명하지만, 업계의 변명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지적과 언급을 애써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상영관 기준으로 한 편 관람에 1만5000원을 내야 하는 현실에서 갈수록 각박해져 가는 경제와 얇아져 가는 주머니 사정은 솔직히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이 아닌 집에 칩거하는 길로 틀게 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은가?

영화 티켓 가격이 기존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랐음에도, 이번 BIFF의 예매 전쟁은 역대급으로 치열했다. 관객이 영화를 버린 것이 아니다. 영화를 찾기 위해 치를 대가가 감당하기에 무거워졌다는 점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심지어 현역 중견 감독마저도 푯값 인하를 진지하게 요청하는 판이다. 이 점을 외면하고 도박처럼 단기 이윤에 집착하는 이상, 한국영화 생태계가 예전의 활기로 살아날 가망은 아예 없을 것이다.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1000만 안팎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던 건, 영화를 보기 위해 치러야 하는 기회비용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가격이 관객이 감당할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서자 ‘손쉽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라는 ‘극장에 대한 신뢰’는 깨졌다. 팍팍한 살림에도 문화생활은 누리고자 한 관객에게 잘못된 신호를 던진 것이다.

완성도를 떠나 관객은 신중해졌고 검증되고 엄선된 재미만을 찾게 되었다. 그 결과가 ‘더 문’(2023) ‘거미집’(2023)에 대한 철저한 외면이다. 한국영화와 극장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요구될 것이다. 그럼에도 우선 시행해야 할 일은 일단 푯값을 내리는 일이다. 그렇다. 푯값을 내려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3. 3[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4. 4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7. 7시내버스에도 '부캉이'…북항친수공원 경유 상어버스 달린다(종합)
  8. 8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9. 9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10. 10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3. 3“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李대통령 ‘강훈식 후임’ 신임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 임명
  6. 6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7. 7한동훈, 법무부 장관 재직시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으로 고발당해
  8. 8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9. 9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10. 10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3. 3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4. 4농식품부, 농지 전수조사 취지 알리기 총력… 효과는 ‘글쎄’
  5. 5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6. 6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7. 7IMF "올해 韓 1인당 GDP 4만3512달러"…부채전망은 대폭 하향
  8. 8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9. 9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10. 10[한 손 뉴스] 108가지 사찰음식부터 야외공연까지…부산서 즐기는 K-절 축제
  1. 1‘부캉이’ 시내버스에도 등장…북항 친수공원 경유 5-1번에 이미지로
  2. 2[속보]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초청공연 추진 안 해
  3. 3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4. 4시내버스에도 '부캉이'…북항친수공원 경유 상어버스 달린다(종합)
  5. 5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6. 6울산 울주군 화학제품 제조업체서 불, 대응 1단계 인력 200명 동원 진화중
  7. 7진주 상평산단, 주거·생활편의 기능 갖춘 미래형 산업공간 탈바꿈
  8. 8공사 멈춤 금샘로 구간, 협의회 논의에도 진전 없어
  9. 9공사 멈춤 금샘로 구간, 협의회 논의에도 진전 없어
  10. 10김기욱 부산중수청장 "검사동일체 원칙 ‘수사관동일체’로 이어지지 않을 것"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부산 야구장 미래는
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