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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日 애니 거장이 묻는다…내 삶은 이랬다, 당신은 어떠냐고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11-01 19:24:31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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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을 연출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돌아왔다.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은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개봉 10월 25일)이다.

기대작답게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으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에 이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 기세를 잇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를 본 관객들은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무엇이 관객을 둘로 나뉘게 했을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불호를 보이는 관객들은 전범에 대한 미화를 지적한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는 일본을 배경으로, 도쿄대공습으로 엄마를 잃은 마히토가 군수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함께 시골로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군수공장을 운영하는 부자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라는 마히토라는 설정이 꺼림칙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하야오 감독은 ‘바람이 분다’에서도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주력 비행기 제로센의 개발자 호리코시 지로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들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하야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기에 실제 아버지가 군수공장을 했던 것을 그대로 표현한 듯하다. 그리고 후반부 신비로운 탑에서 큰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반전(反戰) 메시지를 전한다. ‘바람이 분다’에서도 지로를 미화했다기보다 그를 통해 간접적으로 반전 메시지를 전했다.

물론 그의 이전 애니메이션에는 전쟁에 대한 증오를 표현한 장면이 많았다. 실제로 2013년 도쿄 소재 그의 아틀리에에서 만났던 하야오 감독은 “현재 일본 젊은이들은 역사 감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 역사 감각을 잃어버리면 그 국가는 무너지기 때문이다”며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할 마음이 없다는 당시 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비판했었다. 또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또 하나는 아버지가 아내를 잃은 후 처제와 결혼한다는 설정이다. 지금 시선으로 보면 정서적으로 맞지 않지만 당시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던 관계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집대성했다는 것과 함께 82세 노감독이 애니메이션을 처음 시작했던 때로 돌아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반추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마치 나는 이렇게 살아왔는데, 당신들의 삶은 어떠냐고, 또 어떤 삶을 살 것이냐고 질문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네 탑을 쌓아라, 악의에 물들지 않은”이라는 큰할아버지의 대사가 계속 잔향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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