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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연기는 참 좋은데…조진웅, 굳어진 이미지에 갇혀 흥행 고전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2-14 18:08:0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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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동안 극장가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설 시즌을 겨냥해 개봉한 한국 영화 ‘도그데이즈’, ‘데드맨’은 20만 관객을 가까스로 넘기거나 못 미치며 1년 중 최고 성수기라는 설 연휴 시장을 그냥 흘려보냈다. 이들 영화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야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보다 마음이 쓰이는 것은 ‘데드맨’의 조진웅 배우다. 연기를 잘하고, 열정도 많은 모범적인 배우인데 뭔가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런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일까?

조진웅은 최근 ‘독전2’, ‘데드맨’ 등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넷플릭스 제공
부산 출신인 조진웅은 1996년 극단 동녘에서 활동하며 배우 생활을 시작했고, 영화는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했다. 10년에 가까운 인상 깊은 조연 시절을 거쳐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최근 5년을 돌아보면 2019년 ‘광대들: 풍문조작단’, ‘퍼펙트맨’, ‘블랙머니’, 2020년 ‘사라진 시간’, 2021년 ‘경관의 피’, 2023년 ‘대외비’, ‘독전2’, 2024년 ‘데드맨’까지 8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들 영화 중 ‘블랙머니’ 248만 명, ‘퍼펙트맨’ 124만 명의 관객을 모았을 뿐 나머지 영화는 100만 이하였고,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독전2’는 전작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받았다. 작품성이나 영화가 지닌 의미를 떠나 흥행을 거뒀다고 보기엔 어려운 성적이다. 보통 주연이라고 하면 대외적으로 감독과 함께 한 작품의 흥행을 책임지는 위치에 서게 마련인데 뭔가 위태해 보인다.

그 위태로움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관객 입장에서 조진웅의 최근 영화들을 보면 비슷비슷해 보인다. 물론 각 영화마다 소재도 다르고, 인물도 다르지만 범죄 미스터리 장르라는 공통점 속에서 캐릭터의 성격이나 분위기가 겹쳐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퍼펙트맨’의 한탕을 꿈꾸는 영기와 ‘대외비’의 밑바닥 정치 인생을 끝내고 싶은 해웅, ‘데드맨’의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이만재는 무언가에서 벗어나고 싶은 위기에 빠진 인물이라는 점이 비슷하다. ‘사라진 시간’의 삶이 뒤바뀐 형사 박형구, ‘경관의 피’의 럭셔리 광역수사대 반장 박강윤, ‘독전2’의 집념의 형사 조원호는 역할 자체가 형사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블랙머니’도 누명을 벗기 위해 노력하다 금융 비리를 파헤치는 검사 역할이다. 배우는 선택을 받는 입장이고, 계획을 세워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조진웅의 작품 선택은 소모적이어서 아쉬움이 있다.

연기적 변화도 필요하다. 작품마다 새로운 역할을 하지만 과거 캐릭터를 변주한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를 연기적인 면에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믿음직스럽고, 정의로운 배우 ‘조진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은 배우로서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겠다.

이 두 가지 주문 사항은 배우에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안다. 자기 의지와 함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고,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너무도 애정하는 배우 조진웅이기에 현재의 위기를 잘 헤쳐 나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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