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 속 귀신 들린 집에서의 일화
- 근육질이지만 다정다감 상구役
- 파격 분장·의상에 등장부터 웃음
- 악역 탈피해 코믹호러 첫 도전
- “연기 쉬지 않고 달리는 이유요?
- 제 심장 뛰게 만들기 때문이죠”
최근 4년간 영화 ‘남산의 부장들’, ‘오! 문희’, ‘습도 다소 높음’, ‘방관자들’, ‘황야’, 드라마 ‘마우스’, ‘키마이라’, ‘살인자o난감’, ‘지배종’과 연극 무대까지 말 그대로 쉬지 않고 달리는 배우 이희준이 새 영화 ‘핸섬가이즈’(개봉 26일)로 관객과 만난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준 그는 ‘핸섬가이즈’에서 오랜만에 코미디 장르에 몸을 맡겨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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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핸섬가이즈’에서 우락부락한 성난 근육과 달리 한없이 세심하고 다정한 성격을 지닌 섹시가이 상구 역을 맡은 이희준. BH엔터테인먼트 제공 |
2010년 개봉한 ‘터커 & 데일 vs 이블’을 리메이크한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과 상구가 하필 숲속의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고자극 코미디 영화다. 이희준은 우락부락 성난 근육과 달리 세심하고 다정한 성격을 지닌 섹시가이 상구 역을 맡아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새침하고 부끄럼을 타는 터프가이 재필 역 이성민과 호흡을 맞췄다.
‘핸섬가이즈’는 개봉 전부터 세계 3대 판타스틱영화제 중 하나인 시체스영화제 경쟁 부문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완성도 높은 대중적 코믹 호러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으며 흥행도 기대를 받는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희준은 “평소 영화 개봉을 앞두고 그렇게 긴장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연극 첫 공연처럼 긴장된다”며 관객의 좋은 반응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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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과 상구가 하필이면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고자극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 NEW 제공 |
이어 “‘핸섬가이즈’의 상구 캐릭터는전에 한 적이 없는 역할이었다. 공연에서는 코미디를 많이 했는데 영화·드라마에서는 제안받은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코미디를 하고 싶었는데 제안을 줘서 너무 신났다”고 말했다.
이희준이 ‘핸섬가이즈’ 촬영을 즐겁게 생각한 이유는 또 있다. 연극 시절부터 존경하고 호흡을 자주 맞춘 이성민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성민 선배님이 함께하셔서 든든했다. 연극 때부터 20년 가까이 함께해 온 터라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성민 외에도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큰 웃음을 준 박지환이 경찰 역으로 참여했는데 “지환이는 영화 ‘보고타’를 콜롬비아에서 찍을 때 ‘역할이 작긴 하지만 우리 재밌게 놀자’고 제안했는데 바로 하겠다고 해서 함께 하게 됐다”며 친한 배우들과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던 촬영장을 떠올렸다.
이성민과 이희준은 파격적인 비주얼로 등장부터 웃음을 준다. 제목과는 달리, 이들은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못나 보여야 했기에 의상과 분장에 힘을 줬다. 이성민은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 꽁지머리와 선탠한 구릿빛 피부를, 이희준은 점프슈트와 러닝셔츠, 그리고 부황 자국으로 톤을 맞췄다. 이희준은 “지환이가 촬영장에 왔다가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당황했다고 하더라. 게다가 연기 톤도 일반적이지 않으니까 자신도 빨리 이 영화 톤에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파격적인 ‘핸섬가이즈’ 스타일을 은근히 자랑했다.
영화 대부분 장면이 재필과 상구가 이사 오는 숲속 집에서 벌어져 제작진은 실제 부산 기장의 아홉산숲에 세트를 지어 촬영했다. 그는 “숲속에 집을 지어 외부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저희들만 두 달 정도 촬영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숲에 올라가 70평(230㎡) 정도 되는 곳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그러니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고 아홉산숲 세트촬영에 만족해했다.
연기 베테랑 이희준에게도 살짝 난감한 장면이 있다. 재필·상구의 도움으로 물에 빠질 위기에서 벗어나 둘이 사는 집에 잠시 머무는 미나를 위해 춤추는 장면이다. “그 장면은 부끄럽다”고 웃으며 말한 이희준은 “감독님이 음악만 주고 촬영 전날까지 안무 이야기가 없었다. 방에서 혼자 음악 틀어 놓고 연습하다가 방향을 못 잡아 지금 연극 ‘꽃, 별이 지나’를 함께하는 유명 안무가이자 배우 김설진에게 새벽에 전화했다. 그가 ‘하고 싶은 동작을 하는데 마음이 미나를 향해 있으면 된다’고 했다. 나중에 영화를 보니 약간 큰 새가 구애하는 것 같더라”며 웃었다.
미나 역을 맡은 공승연에 대해서는 “승연이는 아저씨 둘(이성민 이희준)이랑 밥도 먹고, 촬영 끝나면 술자리도 갖고 했는데 사실 재미도 없을 텐데 한 번도 안 빠졌다. 게다가 리액션을 너무 잘해줘 참 좋았다”며 고마워했다.
그리고 “실은 제가 선배님들한테 받은 도움이 너무너무 많다. 성민 선배님이 같이 연극 공연을 할 때 감독님, PD님들에게 공연 보러 오라고 해서 연기 잘하는 후배가 있다고 저를 소개해 주셨다. 연극만 하던 제가 TV와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문성근 선배님도 항상 저를 추천해 주셨는데 그래서 드라마 ‘유나의 거리’를 할 수 있었다”고 되새기며 “선배님들에게 받은 관심과 배려의 두 배는 안 되더라도 그만큼은 후배들에게 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끊임없이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를 쉬지 않고 있다. 그는 “캐릭터를 연구하고, 다가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재미있다. 그리고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앙상블을 이뤄가는 과정만큼 제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같이 사는 사람들한테 위로가 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