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다. 45년 만에 자행된 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정국으로 격랑의 연말을 지나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가족 친구와 사진을 남기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례행사’는 지나칠 수 없다.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예쁘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알록달록 희망찬 내년을 기대해 보자. 거리 쇼핑몰 카페 등 부산 곳곳에는 벌써 크리스마스트리 전등이 환하게 켜졌다. ‘트리 핫플’로 유명한 인증샷 명소들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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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중구 ‘2024 광복로 겨울빛 트리축제’. 중앙광장 메인 트리가 상가 전광판과 어우러져 ‘부산판 타임스퀘어’ 같다. 이선정 기자 |
◇ 어디로 가야 하나 행복한 고민…부산의 화려한 빛 축제들
- 전통 명소 광복로·서면·해운대 구남로 등
- 미디어아트 더해져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 부산 트리축제들
올해는 빛 축제가 부산 시내 곳곳에서 펼쳐져 어디로 가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게 한다. 전구를 활용한 빛 조형물 전시 붐을 일으킨 전통의 ‘광복로 트리축제’가 대표적이다. ‘2024 광복로 겨울빛 트리축제’는 지난달 15일 개막, 내년 2월 2일까지 80일간 펼쳐진다. ‘광복라이트 명작(名作)’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에서는 용두산 공원, 부산항 부두, 등대, 해양생물 등 중구의 역사 문화 등을 담은 빛 장식이 연출돼 이곳만의 트리축제를 완성한다.
지난 7일 광복로 패션거리 입구에서 부평 야시장까지 걸으며 빛 축제를 즐겼다. 나무를 오르는 산타 할아버지와 날아오르는 루돌프 사슴 장식이 인상적인 광복로 입구 대형 트리를 지나 패션거리로 진입하면 수많은 전구로 장식된 빛 열차가 나온다. 두 칸으로 나뉜 빛 열차는 설치물에 탑승도 할 수 있어 체험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마치 환상특급열차를 타고 빛 축제를 여행하는 듯하다. 루돌프 사슴이 이끄는 산타 할아버지의 마차 등 수많은 포토존도 있어 여행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광복로 중앙광장의 메인 트리는 입체감을 극대화하는 표현기법인 아나모픽 등 최신 미디어 기술을 활용, 영상 콘텐츠를 구현해 눈길을 끈다. 주변 상가의 전광판과도 어우러져 ‘부산판 타임스퀘어’ 느낌을 준다. 트리 아래에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모형물로 전시해 성탄절 의미를 새길 수 있다. 버스킹 공연과 초상화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거리 등이 이어지는 활기 가득 트리 대로를 지나 족발 양곱창 등 먹거리 골목을 통과하면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부평 야시장으로 이어진다. 야시장에서 파는 기발한 길거리 음식은 빛 여행을 마무리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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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민공원에서 펼쳐지는 ‘거울연못 빛 축제’의 주 전시물인 달 모양 돔과 별 모양 조형물. 부산시설공단 제공 |
서면1번가 일대에서도 지난 10월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5회 서면 빛 축제가 열린다. 부산진구가 올해 규모를 확대, 총 1.8㎞ 구간이 빛의 거리로 변신한다. 서면로터리 부산탑을 형상화한 아치형 게이트를 비롯해 서면 먹자골목을 상징하는 음식 등을 그린 빛 구조물이 눈길을 끈다. 부산시민공원에서는 내년 2월 2일까지 거울연못 빛 축제가 개최된다. 매일 오후 5시30분~밤 11시 지름 10m, 높이 5m 둥근달 모양의 대형 돔과 거울연못에 걸친 별 모양 조형물이 설치돼 ‘달과 큰 별이 내린 거울연못’이라는 주제를 완성한다. 밤 거울연못에 비쳐 만들어진 구와 별은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한 황홀감을 선사한다. 민락수변공원에서도 빛 축제인 ‘밀락 루체 페스타’가 내년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수영구 주최 빛 축제로, 용궁을 소재로 스토리가 있는 행사를 지향한다.
해운대 구남로에서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거리에서 펼쳐지는 빛 축제는 이번 주말 개막한다. 해운대구는 14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새로운 물결, 눈부신 파도’를 주제로 해운대해수욕장, 구남로, 해운대시장, 해운대 온천길 등지에서 11회 해운대 빛 축제를 연다. 작년까지 전구를 활용한 빛 조형물 전시였는데, 올해는 미디어아트 연출로 빛 축제의 새로운 장을 연다고 해운대구는 설명했다. 5분마다 1분간 눈이 내리는 구남로 입구 ‘눈빛 정원’을 지나면 스노볼로 채워진 5~9m 높이의 ‘새로운 물결 길’이 열린다.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서는 가로 40m, 높이 8m 대형 화이트 캐슬에 눈을 주제로 한 미디어파사드가 연출된다. 백사장에 설치한 지름 16m, 12m의 돔 4개에서는 실감형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플라즈마 볼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벤트광장 축제 종합안내소 ‘눈빛마을’에서 산타복 등 소품 대여가 가능해 더 재미있게 축제를 즐길 수 있다.
◇ “추운 건 싫어” 실내가 좋다면…유통·호텔가 포토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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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넥트현대 크리스마스마켓인 ‘아기곰 해리의 꿈의 상점’. 커넥트현대 제공 |
크리스마스 마케팅은 유통·호텔가의 연말 최대 행사다. 인증샷 명소가 백화점 쇼핑몰 호텔 등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거꾸로 트리’다. 9층 엘아레나 광장에 7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설치됐는데 뾰족한 나무 윗부분이 아래로 향해 시선을 압도한다. 10개가량 크고 작은 트리 숲 속에 2만여 전구로 장식된 메인 트리가 거꾸로 서 있어 이색 풍경을 자아낸다. 또 백화점 정문에는 40만 개의 전구로 꾸며진 크리스마스 포토존이 설치돼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을 탄다.
전국적 인증샷 명소인 더현대서울의 ‘크리스마스마켓’ 일부를 올해는 부산에서도 즐길 수 있다. 커넥트현대는 붉은 리본을 단 아기곰 해리가 등장하는 ‘꿈의 상점’을 오는 29일까지 연다. 유럽 크리스마스 마켓처럼 설치된 진열대에서는 대형 해리곰 인형과 오너먼트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굿즈를 판매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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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텀시티판 루미나리에’로 입소문 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하이퍼스페이스의 트리 조형물. 신세계 제공 |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과 연결된 출입구에서 하이퍼스페이스까지 이어지는 지하 2층 구간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연출한다. 하이퍼그라운드 중앙 동선의 미디어 월은 리본 전구 등 ‘크리스마스 옷’으로 갈아입었고, 하이퍼스페이스로 들어서면 5개의 크리스털 트리와 1만5000개의 LED 전구가 은하수에 온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센텀시티판 루미나리에(luminarie·전구를 이용해 조형물을 꾸미는 빛축제)’를 연출한다.
좀 더 규모가 큰 야외 트리 광장을 보고 싶으면 아울렛으로 향하면 된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과 신세계사이먼 부산프리미엄아울렛에는 각각 대형 트리 광장이 설치돼 쇼핑객을 맞는다. 특히 롯데아울렛 동부산점 중앙 트리광장은 포켓몬 캐릭터와 함께 꾸며져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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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9층 엘아레나 광장에 설치된 7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거꾸로 트리’를 달아 이색 인증샷 명소가 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
롯데호텔부산 로비에 설치된 은하수 LED 장식 트리는 이곳이 클래식한 트리 명소임을 재확인하고, 시그니엘부산 내 미쉐린가이드 부산 레스토랑인 차오란은 오는 20일 크리스마스 리스와 완탕·딤섬 만들기 클래스를 열어 체험형으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게 한다.
‘젊음의 거리’ 전포카페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거리 곳곳 매장마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반짝인다. 이 가운데 카페인 스테이트와 하이안은 야외마당에 대형 트리존을 설치해 카메라를 꺼내 들게 한다. 스테이트는 붉고 녹색의, 하이안은 푸르고 새하얀 트리로 상반된 크리스마스를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