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개 부문 후보작 낸 ‘에밀리아…’
- 칸 황금종려상 빛나는 ‘아노라’
- 골든글로브 두각 ‘브루탈리스트’
- 다관왕 놓고 치열한 경합 전망
-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 유력후보
- 남우주연 애드리언 브로디 0순위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2일 오후 7시(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 세계 영화 팬들과 영화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다. 한국에서는 OCN이 한국 시간으로 다음 달 3일 오전 9시 아카데미 시상식을 생중계한다. 지난해 ‘오펜하이머’가 강력한 다관왕 후보로 부각됐던 것과 달리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절대 강자라고 할 만한 작품이 없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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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음 달 2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절대 강자’로 꼽히는 작품이 뚜렷하지 않아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왼쪽부터 작품상 후보에 오른 ‘에밀리아 페레즈’ ‘아노라’ ‘브루탈리스트’. 각 배급사 제공 |
■최다 부문 후보 ‘에밀리아 페레즈’vs 칸 황금종려상 ‘아노라’
올해 아카데미 최대 부문 후보작은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이다. 수사당국을 피해 성전환 수술을 감행한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여우주연상 등 13개 부문에서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통상 많은 후보를 낸 작품이 다관왕에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해 10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빈손으로 돌아간 ‘플라워 킬링 문’ 같은 사례도 있기에 주요 상을 싹쓸이 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에밀리아 페레즈’와 더불어 작품상과 감독상 유력 후보로 떠오른 작품은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 브래디 코베 감독의 ‘브루탈리스트’ 등이 거론된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노라’는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뉴욕의 스트리퍼가 시부모로부터 동화 같은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골든글로브에서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작품상, 미국감독조합(DGA) 감독상, 미국제작자조합(PGA) 최우수작품상 등을 받았다. PGA 작품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아노라’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골든글로브에서는 ‘브루탈리스트’가 ‘아노라’를 제치고 감독상을 가져간 만큼 각축이 예상된다. ‘브루탈리스트’는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건축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최근 아카데미가 주목하는 ‘디아스포라’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남녀 주연상은 누구에게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남녀 주연상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사진), ‘위키드’ 신시아 에리보, ‘에밀리아 페레즈’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아노라’ 미키 매디슨, ‘아임 스틸 히어’ 페르난다 토레스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 연예 매체들은 데미 무어를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는 서브스턴스라는 약물을 맞은 뒤 젊고 아름다운 수(마거릿 퀄리)로 살게 된 한물간 배우 엘리자베스를 연기했다.
반면 다른 후보자들은 연기보다 각종 논란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트랜스젠더로는 사상 처음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든 가스콘은 과거 SNS에 인종 차별 발언 등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2021년 오스카를 두고 “아프리카와 한국의 축제”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토레스 역시 17년 전 행적으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당시 브라질의 한 TV 코미디극에 출연했을 때 얼굴을 검게 분장하고 등장했는데, 이를 두고 흑인을 비하하는 ‘블랙페이스’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유력 후보인 ‘브루탈리스트’ 애드리언 브로디의 연기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된 것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미국인인 브로디는 이 영화에서 헝가리 출신 유대인을 소화했는데, 헝가리어로 대화하는 장면에서 발음을 보다 자연스럽게 보정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일각에서는 억양이나 발음도 연기의 일부라며 AI 기술 활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브로디는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테 샬라메, ‘콘클라베’ 랄프 파인즈, ‘어프렌티스’ 세바스찬 스탠, ‘씽씽’ 콜맨 도밍고 등과 경쟁을 벌인다. AI 논란에도 브로디는 여전히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지만, 다른 후보들 역시 만만치 않다.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밥 딜런을 연기한 샬라메다. 그가 상을 받을 경우 역대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된다. 현재 오스카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피아니스트’로 29세에 상을 받은 브로디라는 점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