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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문화계 ‘反 DEI’ 확산…라틴계 백설공주·여자 예수에 ‘화살’

反 DEI- 다양성·형평성·포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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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강력한 DEI폐기 기조
- “정치적 올바름 과도하게 추구”
- 비판 받아온 디즈니조차 전향
- 애매한 때 개봉 ‘백설공주’ 관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기조가 문화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19일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의 한 장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성 정책을 폐기하면서 콘텐츠 시장에도 이로 인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라틴계 배우가 주연을 맡은 ‘백설공주’도 각종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배급사 제공
DEI란 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Inclusion(포용성)의 약자로, 정부와 기업들이 채용과 보상 등에 있어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정책.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전임 바이든 정부의 DEI 정책을 종료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여러 기업이 DEI 프로그램을 수정하거나 폐지하고 있다.

이를 발 빠르게 수용한 기업 중 하나는 세계 최대의 미디어 기업 디즈니다. 디즈니는 임원 보상 평가 기준 중 하나였던 ‘다양성 및 포용성 성과’를 없애고 비즈니스 성공에 중점을 둔 ‘인재 전략’을 추가했다. 다양성 정책 차원에서 마련된 소외 계층을 위한 ‘리이매진 투모로우’ 이니셔티브와 관련 웹사이트도 폐쇄했다.

디즈니 산하 픽사가 공개를 앞두고 트랜스젠더 스토리 라인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진 ‘이기거나 지거나’의 한 장면. 배급사 제공
디즈니의 변화는 고전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경고문에서도 나타난다. 인종 차별 표현이 있는 작품에 ‘특정 인물이나 문화에 대한 부정적 묘사 또는 부적절한 대우가 포함돼 있다’는 사전 경고문을 표시해 온 디즈니는 이를 삭제했다. 당장 ‘덤보’와 ‘피터팬’에서 이 문구가 빠졌다.

디즈니 산하 픽사의 2025년 첫 오리지널 시리즈 ‘이기거나 지거나’의 공개를 앞두고 트랜스젠더 스토리 라인을 삭제한 것을 두고도 DEI 정책에 거리 두기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디즈니는 2022년 ‘라이트이어’와 ‘스트레인지 월드’ 등에 성소수자(LGBTQ+) 캐릭터를 포함했다가 보수단체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디즈니는 오랫동안 할리우드의 다양성 바람을 이끄는 ‘프런트 러너(선두주자)’ 역할을 하며, 인종과 성별 종교 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배척하는 정치적인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강조해 왔다.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기조는 환영받았지만, 과도한 PC주의가 디즈니 원작이 가진 고유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받아온 게 사실. 특히나 지난 2023년 실사화된 ‘인어공주’에서 빨간 머리에 백인이던 주인공 애리얼 역에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당시 원작 팬들은 SNS에 ‘#NotMyAriel(나의 애리얼은 이렇지 않아)’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디즈니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19일 국내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도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캐스팅되면서 부정적인 시선에 시달려왔다. 애초에 ‘눈처럼 하얗다’는 의미에서 유래한 백설공주(Snow White)의 고유한 특징과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이라는 지적이다. 비판이 거세자 디즈니는 앞서 유럽 프리미어 시사회를 축소하거나 열지 않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레드 카펫 행사에선 기자의 접근을 막았다. 공교롭게도 DEI 정책 폐기 시점에 ‘백설공주’가 개봉하면서 디즈니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DEI 정책 폐기는 브로드웨이로도 확산됐다. 영화 ‘위키드’의 주인공을 맡았던 흑인 여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예수’ 역으로 캐스팅되면서 논란이 일어난 것.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예수의 생애 마지막 주를 다룬 작품으로, 2018년 흑인 가수 존 레전드가 예수를 연기한 적은 있으나 ‘흑인 여성’으로서는 신시아 에리보가 최초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가 신사아 에리보의 캐스팅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진영 대립 양상으로도 번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공연계에서도 반(反)‘DEI’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DC에서 공연예술의 산실 역할을 해온 케네디센터도 DEI 정책 폐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드래그 퀸‘(여장 남성) 공연을 진행한 케네디센터의 이사진을 축출하고, 트럼프가 직접 이사장 자리에 앉으면서 케네디센터 운영 전반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성소수자 합창단 공연이 취소되는 등 변화의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준수를 위해 DEI 부서를 해체하고 해당 부서 직원들의 퇴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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