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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1920년대 보이차인 백년진운호, 1950년대의 인급차, 1988년의 칠자병차인 88청병. 오른쪽 88청병 포장지에 있는 사인은 ‘동방불패’ ‘백발마녀전’ 등의 영화로 유명한 중화권 배우 린칭샤(임청하)의 것이라고 한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제공 |
- 중국 윈난성 재배 108점 소개
- 1950년대 이전 호급차 등 마련
- 정오스님 “평안·정적 느껴보길”
보이차는 일상에서 접하는 신비다. 그윽하고 깊고 부드럽고 맑은 그 향과 맛이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발을 들이면 중국 윈난성에서 나는 고유의 차로서 갖는 특징, 차마고도(茶馬古道)에 얽힌 이야기, 긴 세월이 품은 사연 등 풍요로운 보이차 스토리텔링을 접한다.
이런 보이차가 불가의 수행에서도 친근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알려주는 드문 전시가 열린다. 범어사 성보박물관은 2026년 특별전 ‘백팔 노보이차 대전’을 2층 기획전시관에서 2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범어사 주지이며 성보박물관 관장인 산해 정오 스님은 “차 한 잔에 담긴 묵직한 세월의 흐름을 음미하고, 차 한 잔이 주는 평안과 정적을 느껴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를 알리는 홍보물에 ‘범어사 정오 스님, 다행자(茶行者·보이차를 준비한 조의광 씨)’가 주관으로 명기돼 있을 만큼 정오 스님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은 “노차(老茶) 한 잔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마음을 맑게 하는 선(禪)의 통로이자 시간과 자연이 함께 빚은 익어감의 결정체”라고 강조했다. 이 전시의 주제는 ‘세월이 빚어낸 향, 노(老) 보이차의 궤적’으로, 오랜 세월 숙성된 노보이차 108점을 전시한다.
관람객을 맞이하는 보이차는 1950년대 이전 호급차(號級茶)부터 ▷1950~1970년대 초의 인급차(印級茶) ▷1970년대 이후의 칠자병차(七子餠茶)이다. 호급차는 1956년 이전 개인 차창에서 만든 차이다. 인급차는 국영 보이차 제조업체인 중국차엽공사가 주도한 시기의 차로, 보이차를 포장한 면지에 쓴 차(茶) 글씨의 색상과 관련이 있는 명칭이다. 칠자병차는 보이차 품질의 규격화가 이뤄져 세계로 널리 퍼지는 데 기여했다.
효원 박태만 서예가가 차와 선의 정신을 담아 쓴 작품도 전시한다. 대만의 중화차업협회도 동참해 한국·대만 차 교류의 계기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