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희망주는 기사 더 많아졌으면 /유순희

정론직필 견지하면서 가슴 뜨거운 감동도 줘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1-27 20:16:54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요일 아침 교회 가는 길에서 송도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하얗게 빛나는 바다 위로 수 십여 척의 배가 그림처럼 떠 있어 매우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13일 국제신문 1면에 엊그제 보았던 그 아름다운 광경이 지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기사는 그 배들의 현실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일러주었다. 동남아행 물량이 없어 소형화물선들의 발이 묶여 있고, 경제위기 이후 장기대기 선박이 늘어난 것 때문이란다. 빈 배로 꽉 찬 '남외항'의 현실이 지금 살얼음 위를 걷고 있는 우리 경제를 보여주는 듯해 가슴이 아렸다.

이 뿐인가. 눈만 뜨면 부도처리된 기업이 늘어나고, 불황이 없다는 조선소도 퇴출설이 나돌고 있다. '대기업 외상거래, 중기 숨넘어간다'(1월 6일자 1면), '부도 도미노 시작됐다'(1월 9일자 1면), '자영업자들이 쓰러진다'(1월 14일자 1면)와 같은 톱기사를 통해 진행 중인 지역 실물경제의 위기와 현실을 읽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치도 민생도 혼란스럽다. 던지고 나뒹굴고 극렬한 몸싸움에 아비규환을 방불케하는 난장판 국회의 모습, 이런 국회를 에워싼 900여 경찰의 살벌함, 마치 비상계엄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다.

나라꼴이 이 모양이더니 결국 화마에 귀중한 생명을 잃는 참극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안겨줬다.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영도 노래주점 화재 참사에 이어 서울 용산구 철거주민 6명 참극 등 이래저래 새해를 맞은 국민들의 마음은 우울하기만 하다.

영도 노래주점 화재 참사와 관련해 국제신문도 희생자가 왜 많을 수밖에 없었는지, 안쓰런 유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합동분향소 표정, 사후 보상문제까지 상세히 다루었다. 1월 16일자(5~6면) 신문에서는 처참했던 사고현장의 모습을 게재하면서 불연재 사용과 스프링클러 등 관련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야무진 지적도 달았다. 부산의 경우 대부분의 노래주점이 지하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화재시 대피에 어려움이 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같은 건물구조에서 불길을 피하는 법이나 안전 대피 요령 같은 정보도 함께 실어줬으면 유익했을 것 같다.

용산 철거민 참사 관련기사는 생생한 현장소식을 생중계하듯 상세히 다루었고, 곁들여 부산의 재개발 재건축 문제도 언급해 부산도 예외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 점은 기사 구성과 편집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이나 이슈가 되는 기사는 글의 논조나 편집의 방향에 따라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따라서 어느 한편에서 감성적으로 다루다 보면 편견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시너통을 쌓아놓고 화염병을 만들며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맞설 수밖에 없었던 절절한 서민의 절규를 알려주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되지만, 경찰은 왜 그렇게 강경진압을 해야만 했는지 그들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 물론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의 무리한 투입전략은 실패요, 빈축을 사 마땅하지만 그들의 변명도 궁금하다.

남항에 점점이 떠 있던 무수한 선박의 그림같은 풍광 뒤에는 현실의 고통과 절박함이 숨어 있었다. 우리 사회의 많고 많은 사건사고 중에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른 경우가 많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에 도움이 되도록 너무 대중의 감정과 여론에만 치우치지 않길 바란다.

언론이 정론직필의 자세로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에 대한 고발과 개선, 사건사고의 신속 정확한 보도, 여론형성 등 본연의 자세를 견지하되, 읽으면 마음 따뜻해지는 그래서 한 번 용기를 내 살아보고픈, 사람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해주었으면 한다.

지난 1월 15일자 '나누는 당신, 희망입니다'라는 기사처럼 세계적 경제불황으로 실물경제까지 위축돼 있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 적십자봉사단의 꼬리를 문 봉사행렬의 가슴 뜨거운 감동을 국제신문에서 자주 만나고 싶다. 나눔과 배려, 공동체의식 회복 등 '아름다운 나눔 릴레이' 기사를 통해 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주길 바란다.

부산여성신문 편집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개인 경호 외 대통령 예우 박탈, 한남동 관저서도 즉시 퇴거해야(종합)
  2. 2이재명 대세론 속 ‘장미 대선’ 레이스 점화(종합)
  3. 3부산시 산하 17개 공공기관 320명 신규채용
  4. 4대통령 윤석열 파면(종합)
  5. 5자충수로 단명한 尹 ‘1000일 정부’
  6. 6尹 “기대 부응못해 죄송…국민 위해 기도할 것”(종합)
  7. 7“너무 당연한 결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시민 희비교차
  8. 812·3 비상계엄, 요건 모두 위반…尹 제기 ‘절차 문제’ 모두 불인정
  9. 9“자가용 억제·대중교통 유도, 싱가포르 정책 참고하자”
  10. 10與 “국민께 사과…입법 독주 못 막은 점도 반성”(종합)
  1. 1개인 경호 외 대통령 예우 박탈, 한남동 관저서도 즉시 퇴거해야(종합)
  2. 2이재명 대세론 속 ‘장미 대선’ 레이스 점화(종합)
  3. 3대통령 윤석열 파면(종합)
  4. 4자충수로 단명한 尹 ‘1000일 정부’
  5. 5尹 “기대 부응못해 죄송…국민 위해 기도할 것”(종합)
  6. 612·3 비상계엄, 요건 모두 위반…尹 제기 ‘절차 문제’ 모두 불인정
  7. 7與 “국민께 사과…입법 독주 못 막은 점도 반성”(종합)
  8. 8계엄 선포부터 파면까지…대한민국을 멈춰 세운 122일
  9. 9野 “진짜 대한민국 시작…성장·발전의 길 열 것”(종합)
  10. 10홍준표 대선 출마 시사 “30여 년 정치 인생 마지막 사명”
  1. 1키움증권, 이틀 연속 초유의 주문처리 시스템 ‘먹통’
  2. 2주유소 기름값 9주 연속↓…하락폭은 눈에 띄게 축소
  3. 3경제계 “이제 조속한 국정 정상화로 경제살리기 총력을”
  4. 4"주식 대주주 1인당 양도차익 29억원…정부는 감세 혜택만"
  5. 5[속보] 트럼프 정부 ‘전세계 10% 기본관세’ 정식 발효
  6. 6트럼프 ‘전세계 10% 기본관세’ 발효…상호관세 9일부터, 韓 25%
  7. 7세계 1위 포워딩 기업 부산항 찾아
  8. 8‘K-편의점’ 외국인 MZ관광객 핫플 부상
  9. 9지주택이 대선주조 인감 위조…동래구 ‘조합원 모집’ 무효화
  10. 10샤오미 15 울트라 국내 출시...'라이카 협업' 첫 마스터 클래스
  1. 1부산시 산하 17개 공공기관 320명 신규채용
  2. 2“너무 당연한 결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시민 희비교차
  3. 3“자가용 억제·대중교통 유도, 싱가포르 정책 참고하자”
  4. 4조기 대선으로 초중고, 방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5. 5‘코인 투자하면 50% 이자 지급’ 사기로 29억 가로챈 30대 실형
  6. 6부산·울산·경남 오늘 늦은 오후까지 가끔 비…해안 강한 바람
  7. 75일부터 예고된 김해 시내버스 총파업 극적 타결…시내버스 정상운행
  8. 8부산서 유류탱크 보수하던 작업자 1명 사망
  9. 9경찰·노동부 ‘산청 산불’ 발화 원인·중대재해 본격 조사
  10. 10의협 ‘尹파면’에 투쟁 본격화…20일 전국의사궐기대회 예정
  1. 1사직구장 재건축, 중앙투자심사 반려 ‘제동’
  2. 2U-17 축구대표팀, 23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
  3. 3NC, 롯데와 한솥밥 먹나?…사직구장 임시 사용 검토
  4. 4박정은 감독 “BNK, 부산의 자랑이 되길” MVP 안혜지 “우승 맛 보니 한 번 더 욕심”
  5. 5유격수 구인난 롯데, 경쟁체제 희망
  6. 6롯데, 적과의 동침…NC, 사직구장에 둥지 튼다
  7. 7롯데 반즈, 사직 징크스?…폭삭 무너졌수다
  8. 8KCC 홈경기 8연패 탈출…4일 삼성과 마지막 홈전
  9. 9[뭐라노] 사직구장 재건축 '제동'
  10. 10레이예스마저 깼다…"롯데, 돌아왔구나!"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충성파로 내각 채우고 입법부까지 장악…트럼프 폭주 예고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美공장 지어 무역장벽 우회…‘미국통’ 등용 네트워킹 강화도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市 노동안전보건센터, 조속한 설립 필요하다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개발의 시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우리에게 절실한 성장 마인드셋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현대과학이 만든 에너지 화수분
제로 인공지능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은 ‘청년이 돌아오는 부산’을 원한다
기고 [전체보기]
UN 제5사무국 유치, 글로벌허브도시 향한 첩경
에어부산 분리매각만이 합리적 해법인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기관장 잔치’된 체전 폐회식…선수가 주역인 축제 만들자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부산은 왜 망해가고 있을까
이형(고종),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 그들의 계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와 통하는 힙한 판소리
조선시대 조상들의 고독 대처법
김창욱의 스포츠 탐색 [전체보기]
골프 vs 파크골프, 당신의 선택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좋은’ 일자리 지키기, 중요한 이유
북극항로의 시급성과 중요성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도청도설 [전체보기]
철도 지하화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
메디칼럼 [전체보기]
산재보험, 신청을 늦게 하는 이유
디지털 헬스케어와 미래의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금정산성막걸리와 겨울 안주
사하구 노포 맛집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 키우기 제5원칙, 사회적 소통
뇌력 키우기 4원칙 ‘잘먹기’
사설 [전체보기]
민주주의 일상 회복…공동체 분열 극복하자
트럼프 상호관세 직격탄, 리더십 부재 속 더 큰 충격
세상읽기 [전체보기]
위기의 대한민국과 다시 읽는 ‘공화주의’(共和主義)
건설 현장의 위험, 호흡기 질환과 직업성 암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전쟁과 장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양질의 지속 가능한 건강보장을 위한 개혁 방안
인구 위기 본질과 노인 연령의 합리적 조정 방안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무주공해(無主空海)
트럼프 2.0 그리고 대한민국 해양정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트럼프의 속마음 읽기
고환율의 명령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주민투표로 결정되는 부산·경남행정통합
수능 폐지를 위한 10년 교육 실험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의 8대 명당, 김극뉴의 묘
퇴계 이황과 서애 류성룡의 생가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트럼프의 ‘윤석열 구하기’ 망상
문민을 국방부 장관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특권의식
유효기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모리스 라벨
겨울 나그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시인 권구현의 ‘금강산 풍경’
‘자연’ 임신의 검정 강아지
CEO 칼럼 [전체보기]
브이드림의 ‘감사하는 조직문화’
중소기업, 해외시장으로 눈 돌려야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