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다. 이맘때 부산시는 국비 확보에 몸살을 앓는데 아니나 다를까 '국비 확보 총력전'이 국제신문 정치면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4일자 '신공항·광역상수도 당정TF(태스크포스)팀 구성', 6일자 '광역상수도·북항재개발 국비 확보 총력전', 8일자 '광역상수도 예산배정 난색에 부산 정치권 긴장' 등 연속 보도를 보면 국비 확보 중에 광역상수도 예산 확보가 얼마나 긴박하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근데 부산시는 왜 그렇게 매년 광역상수도에 목숨을 걸고 있는가? 취수원 이전에 국민세금이 2조 원이나 든다고 하는데, 4대 강 사업이 끝나면 낙동강이 더 깨끗해진다고 하는데 왜 취수원을 이전해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현재 낙동강은 다른 3대 강과 다르게 식수와 광역상수도 문제로 난리법석이다. 경북 상주 의성 지역 주민들은 대구시의 구미·안동지역 광역상수 취수원 이전을 반대하고 있으며, 부산시의 진주 남강댐 광역상수 취수원 이전에 대해 경상남도와 진주시가 절대 반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사업주체 간 미합의'를 이유로 광역상수도 예산을 반영하지 않고, 경상남도는 남강댐 여유수량 검토를 위한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시가 국회의원, 재부 진주향우회 등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경남지역 국회의원을 적극적으로 설득한다는 방침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너무 안일하고 허술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국가적 논란에 대해 국제신문이 정치면에 '국비 확보' 차원으로 다뤄야 하는지 의문이다.
먹는 물은 시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인류와 문명·도시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부산 94%, 경남 90% 등 낙동강 유역 중하류 주민들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상류의 안전한 댐 물을 먹는 것이 아니라, 중상류 구미·대구지역 국가공단을 포함한 23개소 지방공단이 밀집되어 있는 오염원 폭탄 속에서 낙동강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광역상수도를 주장하는 것이 맞는가?
2조 원의 예산을 투자해서 갖고 온 청정수를 부산시민들은 수돗물로 1%밖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나, 지리산 청정수를 갖고 오더라도 90% 이상이 샤워나 설거지, 수세식 변기에 버려진다는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중상류 공단을 옮길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한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에 대해 무방류 시스템을 적용해서 화학물질 오염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시쳇말로 '빨대'만 꼽기 위해 국비만 확보하면 된다는 대응보다는 다양한 대안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
국제신문이 지난 한 달 1조70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부산지역 하수관' 문제에 대해 사설칼럼, 기자수첩, 보도 등 13차례 기사를 통해 집요하게 파고들고 부산시를 매섭게 몰아쳐 건강한 시정 방안을 이끌어냈다. 그렇듯이 부산시민의 숙원인 안전하고 맑은 먹는 물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보다 나은 대안을 마련하는 데 국제신문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공정한 사회가 화두이다. 역대 정부 중 국민으로부터 가장 높이 신뢰도를 상실한 MB정부가 '공정한 사회'를 국정운영의 지표로 내세운 것은 아이러니이지만 시민의 상식에 근거한 사회정의적 요소를 담고 있기에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해 각 분야에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44.6%의 부산시민이 야4당 연합으로 나온 후보를 지지했지만, 부산지역 언론방송은 노동자·농민·서민을 대변하는 진보개혁 정당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8월 17일자 '농민·노동자 이익 지켜라 - 진보정당 지역밀착 행보'라는 기사는 눈여겨볼 만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과 삼락둔치에 대한 진보정당의 대응 그 자체가 기사로 다뤄지고, 한진중공업 문제가 부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삼락둔치 농민의 문제가 심층적으로 보도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앞으로 진보개혁정당의 목소리가 더 비중 있게 공정하게 다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생명그물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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