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고령화 지도, 정책 이정표 기대
요즘은 신문을 아이와 함께 읽기가 조심된다. 연일 신문의 첫 면을 장식하는 비리와 관련된 기사들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다보면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과 관련된 비리들은 개인적 사정이나 탐욕으로 이해하기엔 비리의 주체들이 맡고 있는 사회적인 역할들이 정말 막중하다. 이른바 기득권이라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의한 비리에는 뭐라 합리화시켜줄 논리가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성실하게 지식과 마음을 바르게 한 후에야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수신이라고 한다. 하물며 수신하고도 제가한 후에야 나랏일을 본다는데, 수신에는 관심이 없고 치국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일을 하려니 제 잇속만 챙기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나아가 수신이 되지 않으니 부끄러움도 없고 뻔뻔하기까지 하다. 이런 허탈한 독자들의 심정을, 국제신문은 칼럼(5월 3일 자)을 통해서 '멸공봉사의 시대'라 꼬집으며 공적인 가치가 외면당하는 사회는 건강할 수도 공정할 수도 없다고 역설해주었다. 저축은행 사태가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일인데다가 그것과 연결된 비리가 매일 드러나는 상황이니 국제신문의 지면이 연일 저축은행 관련기사로 가득하다. 그 가득한 기사의 내용마다에 느끼는 독자들의 분노를 국제신문은 사설을 통해 꾸준히 풀어주었으며, '원칙이 통하는 사회'에 대한 독자들의 갈망을 대변해주었다.
'원칙'이란 피해를 본 사람은 보호를 받아야할 것이며 해를 입힌 사람은 책임에 따른 응당한 벌을 받아야하는 것이다. 이 간단명료한 일이 실행되지 않으니 불신이 쌓이며, 그 불신은 결국 원칙을 따르면 손해를 본다는 불순한 분위기를 낳았다. 정치 교육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그러한데 운동선수들의 비리 관련 기사는 별로 놀라운 축에도 들지 않는다면 지나친 말일까. 수많은 기사에도 불구하고 원칙에 대한 지역독자들의 상실감과 또다른 기대감을 계속 담아주는 국제신문이 고맙고, 저축은행과 관련한 이후의 사건 진행이 원칙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파수꾼 역할을 잘 해주길 기대한다.
5월 4일 자 1면과 3면에서는 국제신문과 부산발전연구원이 함께 '부산 고령화 노령화 지수'를 분석하여 실었다. 최근 10년간의 지수 추이도 그래프화하여 변화를 한눈에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구별 동별 고령화 지도를 만들어 지역적인 노인층의 분포와 주거형태에 따른 분석도 자세히 해주어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방식이 고령화의 지역적 편중에 많은 영향을 준다며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한다는 마무리는 자료의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정책적 방향까지 제시해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하겠다. 차후에 각 지역에 알맞은 정책을 모색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나아가 전문가들의 다양한 정책적 의견들을 다뤄줌으로써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이끌어내는 데 지속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기사에서도 중장년층과 노년(실버)층처럼 연령별로 단절된 기사의 배치보다 그 경계선에 있는 '늦은 중년'이나 '이른 노년'에 해당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사들을 고민해보면 어떨까싶다. 이제는 길어진 노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도 노년기에 대한 구분이 더 세분화되어야 하며 정책도 마찬가지로 그에 따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기사와 관련하여 9일 자 사설에서는 행복한 노년을 위한 다양한 사회적 장치도 요구하며 젊은층 확대를 위한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대도시 중 가장 낮은 젊은층 비율을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고용확대가 가장 절실하다는 의견에 공감이 갔다. 대기업 유치라는 긴 계획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유망업체를 발굴·육성하자는 국제신문의 의견이 곱씹어진다. 12일 자 '방치된 자갈치 상징'을 비롯한 부산시의 '랜드마크'에 대한 집착은 끝이 없다. 부산시가 하드웨어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삶의 질에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요구하는 기사들을 계속 다뤄주면 좋겠다.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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