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혁신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중소기업은 위기라는 이름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함께 내수시장의 침체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인력난을 심화시켜 국내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중소기업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어떤 변화를 추구해야 할까? 필자는 중소기업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804만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9만4000곳에 불과하고, 제조업체 90%는 내수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의 한계는 명확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소비층 축소,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해외 직구 증가 등으로 인해 내수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점점 제한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는 것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경기 침체나 소비 위축 등 국내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극심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저조한 근본적인 원인을 보면, 첫째는 대기업에 비해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기술 인력 자원 정보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몇 배로 힘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는 수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재이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대기업 중심의 하청 구조로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프로젝트를 따오면 이를 여러 중소기업에 맡기고 있는데, 이제는 더 이상 대기업 하청이나 내수에만 머물러서는 기업의 생존 자체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수출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전략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9.5%가 중국, 18.7%가 미국이다. 중국과 미국에 과도하게 집중된 수출구조로 인해 글로벌 무역 리스크와 같은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 경제 둔화, 산업구조 변화 등에 따라 중국에 올인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와 자국 우선주의 등으로 미국 수출기업들 역시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처럼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전략은 수출 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오프라인과 온라인 마케팅을 병행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해외 마케팅 방법은 온라인 마케팅과 현장 상담으로 효과가 높은 오프라인 마케팅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다. 해외전시회는 새로운 고객을 만나 기업과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잠재적인 바이어와 관계를 구축하고 글로벌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 특히 다음 달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전 세계의 한상들이 모이는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판로 개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소통을 강조하고 싶다. 소통은 그들의 요구와 필요를 정확히 파악해 대처함으로써 성취하는 글로벌 역량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출계약이 성사되기까지 반드시 바이어를 한 번 이상은 만나야 하지만 현지 문화 관습 언어 등의 이해가 부족해 수출계약이 취소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변화무쌍한 무역환경에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집중적이고 혁신적인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중소기업 글로벌화 정책이 상품 수출 지원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면, 이제는 해외직접투자, 기술·서비스 수출까지 글로벌화 지원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해외 진출 시 자산 매입과 인허가 획득, 해외 금융기관에서의 자본 차입, 외국인 직원 고용 등 지원의 대상을 넓히는 것이다. 단순 수출 지원이 아닌 노동 기술 금융 등 중소기업 경영 전반의 글로벌화 지원이 필수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글로벌화특별법’을 제정해 부처별 역할 분담과 협조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도전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금융 지원은 필수적이다. 한 번 실패한 기업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실질적 정책자금과 금융 지원 시스템이 절실하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같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역할이며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이 될 것이다.
글로벌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국가 간 경제 울타리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자신의 손으로 울타리를 걷어내고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중소기업인들의 시야가 우리 국토에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에 걸친 우리의 경제 영토로 자유롭게 뻗어 나가 메이드인 코리아 중소기업 제품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