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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마네 현에 있는 카라가마 신사의 신전 모습. 철기문명을 가지고 온 우리 조상을 기리는 신사이다. |
焜爐(혼로)는 일본에서 '곤로'라고 읽는 한자말. 우리말 사전에선 '풍로' 또는 '화로'라고 바꿔 쓰라고 권하고 있다. 곤로를 일본말로 생각하는 탓이다. 사실 焜爐는 예전 중국에서 만든 한자말. 熱爐(열로) 또는 熾爐(치로)라고도 불렀다. 熱爐나 熾爐는 말 그대로 열을 이용하기 위한 화로를 가리키는 말. 주로 집을 덥히는 난방용 화로를 가리킨다.
난방용 火爐(화로)는 불을 견딜 수 있는 놋쇠나 곱돌 따위로도 만들지만 본디 질화로, 곧 흙을 빚어 만든 화로를 주로 썼다. 여기 숯불을 담아 추운 겨울을 났다. 風爐는 아래쪽에 구멍을 뚫어 바람이 통하도록 만든 화로. 風爐의 모양이나 원리가 焜爐와 닮았다.
연배가 좀 있는 분이라면 '곤로'는 '석유곤로'이다. 부엌을 마련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집에 사는 도시 주민들이 밥을 해먹으려 하나씩 장만하던 물건이다. 우리나 중국의 화로가 주로 난방용인데 비해 일본 곤로는 주로 炊事用(취사용), 곧 밥을 지어먹기 위한 이동식 화덕이기 때문이다.
곤로는 본디 스에키(須惠器·수혜기)라는 옛날 陶爐(도로)에서 나왔다. 陶爐는 질화로의 한자말. 스에키의 다른 이름이 카라가마(韓竈·한조)이다. 카라는 여러 뜻이 있지만 카라쿠니(韓國·한국), 곧 우리 한반도 남부의 옛 나라를 가리키는 말. 카라가마는 한국에서 온 가마라는 말이다. 6세기 무렵 만든 카라가마가 일본에서 출토된 적이 있다. 아래에 아궁이가 있고 위에 시루를 얹은, 우리네 소줏고리를 꼭 닮았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