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근대 올림픽의 세 번째 대회인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의 줄다리기 시합 장면. |
- 끌 견(牛-7)갈고랑이 구(金-5)
牽鉤(견구)는 '갈고랑이를 끌다'는 뜻.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굵은 밧줄을 마주 잡고 당겨 승부를 겨루는 놀이, 곧 줄다리기의 한자말이다. 줄다리기는 갈고랑이를 끈다고 拖鉤(타구), 줄을 가지고 겨룬다고 索戰(삭전), 강물을 뽑아 올린다는 拔河(발하), 강물을 재는 놀이 絜河戱(혈하희), 말대가리놀이 馬頭戱(마두희)라는 이름도 있다.
당나라 사람 封演(봉연)은 줄다리기를 이렇게 적었다. '옛날에는 대껍질로 엮은 줄을 썼다. 요즘에는 삼으로 엮은 줄을 쓰는데 줄 길이가 사십 길에서 오십 길이다. 양쪽에 작은 줄 수백 가닥을 나눠 매고 가슴 높이께 건다. 두 패로 나눠 양쪽으로 함께 당긴다 古用蔑纜(고용멸람) 今民則以大麻絙長四五十丈(금민즉이대마환장사오십장) 兩頭分繫小索數百條(양두분계소삭수백조) 掛於胸前(괘어흉전) 分二朋(분이붕) 兩向齊挽(양향제만)'.
줄다리기는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놀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다. 중국에서는 춘추시대 초나라가 오나라와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水軍(수군)을 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말이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줄다리기는 성행했고 인도나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근대에도 줄다리기는 인기 있는 운동경기였다. 근대 올림픽 두 번째 대회인 파리 올림픽에서 줄다리기가 채택된 뒤 1920년까지 정식 종목 자리를 지켰다. 줄다리기는 '서로 지지 않으려고 맞서는 일'을 비길 때도 쓰는 말. 지난 주 여당의 두 계파 사이에 줄다리기가 치열했고 일단 승부가 갈린 듯하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