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컨대 폐하께서는 신에게 적을 토벌하고 황실을 회복하는 일을 맡겨주십시오. 만일 공을 이루지 못하거든 신의 죄를 다스려 선제의 영전(靈前)에 아뢰십시오. … 폐하께서도 또한 스스로 계획하시어 신하들에게 올바른 길을 물으시고 바른 말을 살펴 받아들여 선제(先帝)의 유언을 잘 따르신다면 신(臣)은 은혜를 입은 감격을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멀리 떠나면서 표문(表文)을 대하니 눈물이 흘러 무슨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願陛下 託臣以討賊興復之效. 不效則治臣之罪 以告先帝之靈 . … 陛下亦宜自謀 以諮諏善道 察納雅言 深追先帝遺詔 臣不勝受恩感激. 今當遠離 臨表涕泣 不知所言.(원폐하 탁신이토적흥복지효 불효즉치신지죄 이고선제지령 폐하역의자모 이자추선도 찰납아언 심추선제유조 신불승수은감격 금당원리 임표체읍 부지소언.)
위 글은 위·촉·오나라가 쟁패한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정치가이자 전략가인 제갈량(181~234)이 227년에 위(魏)나라를 정벌하려고 출병하면서 유비의 아들인 황제 유선(劉禪)에게 올린 ‘출사표(出師表)’의 일부이다. 전체 문장의 끝부분이다.유비(161~223, 재위 221∼223)에 대한 충성심과 의리 그리고 비장한 각오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위의 ‘출사표’는 진수(233~297)가 280년에 쓴 역사서인 ‘삼국지(三國志)’의 ‘촉지(蜀志)’에 실린 ‘제갈량전(諸葛亮傳)’에 수록돼 있다. 제갈량의 출사표는 원래 전·후 두 편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전출사표(前出師表)’를 가리킨다.
나관중(1330?~1400)의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신기묘산(神機妙算)으로 조조의 대군을 격파하는 대목이나 남만의 맹획(孟獲)을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주는 장면 등에서 진수의 ‘삼국지’보다 제갈량의 활약상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여하튼 제갈량이 병사한 뒤 그의 아들 제갈첨이 촉나라 군대를 이끌었으나, 열세로 위나라 무장인 등애(鄧艾)에게 무너졌다. 이로써 유비에서 유선으로 이어진 촉나라는 43년 역사를 마감하고 말았다.
‘삼국지’를 다시 읽으면서 제갈량의 출사표가 명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소개해본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