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64> 볼모였던 왕자를 신라로 보내고 자신은 죽은 박제상

장작에 불을 질러 몸을 태운 다음 목을 베었다(以薪火燒爛支體 然後斬之·이신화소란지체 연후참지)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4-18 19:07:3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그가 밖으로 나오자 사람들은 미사흔이 도망간 것을 알고 마침내 박제상을 포박하고 배를 풀어 추격했으나 마침 안개가 짙어 보이지 않았다. 박제상을 왜왕이 있는 곳으로 돌려보내자 목도(木島)로 유배 보냈다가 얼마 뒤 사람을 시켜 장작에 불을 질러 몸을 태운 다음 목을 베었다. …”

…及出 知未斯欣之逃 遂縛堤上 行舡追之 適煙霧晦冥 望不及焉. 歸堤上於王所 則流於木島 未幾使人以薪火燒爛支體 然後斬之.(급출 지미사흔지도 수박제상 행강추지 적연무회명 망불급언 귀제상어왕소 즉류어목도 미기사인이신화소란지체 연후참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라의 충신 박제상(363~419)의 이야기이다. 위 인용문은 ‘삼국사기’ 열전(박제상전·朴堤上傳)에 실린 내용의 한 부분이다.

신라 제17대 왕인 내물왕이 세상을 떠나자 실성왕이 왕위에 올랐다. 실성왕은 내물왕의 둘째 아들 복호(卜好)를 고구려에, 셋째 아들 미사흔(未斯欣)을 왜국에 볼모로 보냈다. 첫째 아들 눌지는 태자였으므로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눌지는 실성왕을 제거하고 왕위에 올랐으며, 다른 나라에 가 있던 두 아우의 귀국을 추진했다. 삽량주간(歃良州干) 박제상이 그 일을 맡았다.

박제상은 고구려로 들어가 왕을 설득하여 복호를 데리고 돌아왔다. 이어 왜국으로 들어가서는 속임수를 써 미사흔을 돌려보냈지만, 자신은 죽음을 맞이했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에 김제상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눌지왕은 박제상을 대아찬으로 추증하고 가족에게 후하게 사례했다. 그리고 미사흔으로 하여금 박제상의 둘째 딸을 아내로 삼게 했다. 왕은 ‘우식곡(憂息曲)’을 지어 미사흔이 돌아온 기쁨을 노래했다.

‘삼국유사’에는 박제상의 부인이 울산 울주군과 경주 외동읍에 걸쳐있는 치술령(鵄述嶺·765m)에 올라가 왜국쪽을 바라보며 통곡하다가 죽어서 치술신모(鵄述神母)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다. 민간에서는 그의 부인이 돌이 되었다는 망부석(望夫石)설화가 전하고 있다. 치술령 아래에 지인이 있어 갔다가 예전에 그 고개로 산행한 기억이 나 박제상이 떠올랐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8. 8“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