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70> 주인을 구하고 죽은 개 이야기

불길을 끊게 하고는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5-09 19:36:59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令絶火道 氣盡乃斃·영절화도 기진내폐

“김개인은 거령현 사람이다. 개를 한 마리 길렀는데 매우 사랑했다. 하루는 외출하였는데 개가 또한 따랐다. 개인이 취하여 길모퉁이에 누워 잠이 들어버렸다. 들판에 불이 나 장차 그에게까지 번지게 되었다. 개는 옆에 있는 개울에서 몸을 적셔가지고 왔다. 왔다 갔다 하면서 빙 둘러 풀을 적셔 불길을 끊게 하고는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

개인이 술에서 깨어나 개의 흔적을 보고는 감동하고 슬퍼하면서 노래를 지어 슬픔을 표현했다. 무덤을 만들어 장사 지내고 막대기를 심어서 표시하였는데, 막대기가 나무가 되었다. 그래서 그곳을 오수(개나무)라고 한다.”

“金蓋仁巨寧縣人也. 畜一狗甚憐. 嘗一日出行 狗亦隨之. 蓋仁醉臥道周而睡. 野燒將及. 狗乃濡身于傍川 來往環繞 以潤著草茅 令絶火道 氣盡乃斃.

蓋仁旣醒 見狗迹悲感 作歌寫哀. 起墳以葬 植杖以誌之, 杖成樹. 因名其地爲獒樹.(김개인거령현인야. 축일구심련. 상일일출행 구역수지. 개인취와도주이수. 야효장급. 구내유신우방천. 내왕환요 이윤착초모 영절화도 기진내폐.

개인기성 견구적비감 작가사애. 기분이장 식장이지지, 장성수. 인명기지위오수)”

고려 시대 명종 때의 문인인 이인로(李仁老·1152~1220)가 남긴 저서 ‘파한집(破閑集)’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다. 이인로의 ‘파한집’은 우리나라 시화집(詩話集)의 효시로 손꼽힌다. 고려 때 간행된 역사서인 ‘삼국사기’의 ‘지리(地理) 3, 전주조(全州條)’를 통해 볼 때 거령현(巨寧縣)은 지금의 전북 임실군으로 추정된다. 현재 임실군 오수면(獒樹面)이 있어 위 내용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로 짐작된다.

흔히 이 의로운 개 이야기를 서양의 이야기로 알고 있지만, 우리의 고전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인을 구하고 죽은 개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으로서 과연 ‘짐승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는가’를 한 번 되돌아볼 기회가 될 것 같다. 그제가 어버이날이었다. 이인로는 세속과 담을 쌓기로 하고, 청학동(靑鶴洞)을 찾아, 현재 목압서사가 있는 지리산 화개골에 왔으나 결국 청학동을 찾지 못해 글만 남기고 돌아갔다. 그에 대하여 ‘고려사’ 열전(列傳) 15(권101)에 별도의 전(傳)이 있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6. 6‘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7. 7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8. 8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9. 9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10. 10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0. 10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 1"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4. 4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5. 5"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6. 6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10. 10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 1[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2. 2[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3. 3‘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7. 7“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9. 9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