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72> 영암 출신 문인 최경창과 함경도 기생 홍랑의 사랑

그날로 떠나 이레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即日發行 凡七晝夜到京·즉일발행 범칠주야도경)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5-16 18:44:3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전남 영암군에 내려오는 사랑 이야기로, 남학명(南鶴鳴)의 문집 ‘회은잡설(悔隱雜說)’에 있다.

“홍랑은 홍원 땅 기생인데 절개를 좋아하고 자색이 있었다.(洪娘 洪原妓 愛節有姿色 ·홍랑 홍원기 애절유자색) 젊어서 최고죽(최경창)에게 사랑받았는데, 고죽이 서울로 돌아가게 되자 쌍성까지 따라갔다가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함관령에 이르렀다.(少爲崔孤竹所願 及孤竹歸京師 娘追及雙城而別 還到咸關嶺·소위최고죽소원 급고죽귀경사 낭추급쌍성이별 환도함관령) 날은 저물고 비가 내려 침침해지니 노래 한 장(章)을 지어 고죽에게 부쳤다.(値日昏雨暗 作歌一章 寄孤竹·치일혼우암 작가일장 기고죽) 후에 홍랑은 고죽이 병이 난 소식을 듣고 그날로 떠나 이레 만에 서울에 왔다.(後 娘聞孤竹有疾 即日發行 凡七晝夜到京·후 낭문고죽유질 즉일발행 범칠주야도경) 그러나 나라의 금지령 탓에 머물 수 없었다.(然 以邦禁 不得留·연 이방금 부득류) 고죽은 병이 낫자 곧 홍랑을 보내며 시를 전했다.(孤竹病已 送娘 贈詩曰·고죽병이 송랑 증시왈) ‘말 못하고 서로 얼굴만 바라보다가 향기로운 난초를 건네주니/이제 하늘 끝 저 멀리로 가면 얼마나 걸릴꼬/험관의 옛 노래를 그대여 부르지 마오/이제 청산이 비구름에 어둡네(相看脈脈贈幽蘭·상간맥맥증유란/此去天涯幾日還·차거천애기일환/莫唱咸關舊詩曲·막창함관구시곡/至今雲雨暗靑山·지금운우암청산)’ 고죽이 죽자 홍랑은 얼굴을 훼손하고 파주에서 묘소를 지켰다.(孤竹沒後 自毁其容 守墓於坡州·고죽몰후 자훼기용 수묘어파주) 임진란이 터지자 고죽의 시집를 짊어지고 다녀 전쟁 불길을 면했다.(壬辰之亂 負孤竹詩稿 得免兵火·임진지란 부고죽시고 득면병화) 홍랑이 죽자 고죽의 묘 아래 묻어 주었다.(及死 葬孤竹墓下·급사 장고죽묘하)”

전남 영암 출생으로 1568년 급제한 최경창(崔慶昌·1539~1583)이 34세 때 북해평사로 함경도 경성에 부임했을 때 기생 홍랑을 만나 사랑했다. 홍랑이 법을 어기며 병문안 간 게 빌미가 돼 최경창은 파면되고, 45세에 암살당한다. 최씨 문중은 홍랑의 절개를 기려 선산에 묻었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3. 3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4. 4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8. 8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9. 9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10. 10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5. 5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6. 6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7. 7“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8. 8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