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94> 겸재 정선 그림 진면목 인정한 이하곤의 제발문

무한한 옥부용(玉芙蓉)을 환상적으로 그려내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  |   입력 : 2021-08-01 19:51:44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幻出無限玉芙蓉·환출무한옥부용

“나는 평생 원백과 일면식이 없었는데, 이제 이 화권(畵卷)을 통해 그의 화법뿐 아니라 사람됨도 알게 되었다. 풍경을 묘사하고 색을 칠한 공교로움은 참으로 좋아할 만하고, 취하고 버릴 것을 자유로이 다루는 솜씨는 정녕 미치기 어렵다. 정양사 앞에 만약 일만 이천 봉우리를 배치했다면 한 폭의 분경도(盆景圖)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안개와 구름이 자욱한 모습을 그려서 다른 공계(空界)의 본면목으로 돌아갔다. 특히 이 그림에서는 포치에 공을 들여 무한한 옥부용(玉芙蓉)을 환상적으로 그려 내 웅장하고 빼어난 필력을 뽐냈다. 이것이 바로 원백이 취하고 버릴 것을 자유로이 다룬 곳이니,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余平生與元伯不交一面, 今因此卷 不獨得其畫法 兼得其爲人. 寫景設色之工 固可喜 ,其操縱殺活 正自難及.(여평생여원백불교일면, 금인차권 불촉득기화법 겸득기위인. 사경설색지공 고가희, 기조종살활 정자난급.) 正陽前 若排却萬二千峰 不過爲一幅盆景圖. 故作烟雲晻藹狀 還它空界本面目. 特於此段 匠心布置 幻出無限玉芙蓉 以逞其碓秀之筆. 此正元伯操縱殺活處 唯知者知之也.(정양전 약배각만이천봉 불과위일폭분경도. 고작인운암애상 환타공계본면목. 특어차단 장심포치 환출무한옥부용 이령기대수지필. 차정원백조종살활처 유지자지지야.)

위 문장은 담헌(澹軒) 이하곤(李夏坤·1677~1724)이 진경산수화를 완성했다는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의 ‘해악전신첩(海岳傳神帖)’ 가운데 ‘내산총도(內山摠圖)’에 붙인 제발문(題跋文)인 ‘題一源所藏海岳傳神帖(제일원소장해악전신첩)’으로, 그의 문집인 ‘두타초(頭陀草)’ 책14에 수록돼 있다. ‘내산총도’는 금강산 중 내금강의 주요 승람처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묘사가 치밀하고 색감이 뛰어나 당대 문사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은 그림이다. 원백(元伯)은 정선의 자(字)다. 서화비평가인 이하곤은 1714년 금강산을 여행하던 도중 김화현감(金化縣監) 이병연을 통해 정선의 산수화를 처음 접했다. 이듬해 이병연이 소장하고 있던 ‘해악전신첩(海岳傳神帖)’과 ‘망천저도’를 본 후 정선의 그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위 제발문을 썼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4. 4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6. 6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7. 7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8. 8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9. 9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9. 9'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2. 2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3. 3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4. 4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8. 8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