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98> 18세기 학자 안정복이 신행 떠나는 아들에게

부부의 사이는 모든 복의 근원이다

  • 조해훈 시인·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1-08-15 20:12:40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夫婦之際, 百福之源·부부지제, 백복지원

“부부의 사이는 모든 복의 근원이다. 처음 삼가야 할 도리는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와 공경함을 모두 잊고, 갑자기 서로 함부로 가깝게 대하면 바로 금수가 되고 만다. 이름을 망치고 가문을 실추시키는 게 항상 여기에서 말미암으니, 어찌 삼가지 않으랴! ‘중용’에서는 ‘군자의 도리는 부부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夫婦之際, 百福之源. 謹始之道, 不可不謹也. 都忘禮敬, 遽相狎昵, 則爲禽爲獸, 卽名墜宗, 恒由於斯, 可不謹哉. 中庸曰 :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부부지제, 백복지원. 근시지도, 불가불근야. 도망례경, 추상압닐, 즉위금위수, 즉명추종, 항유어사, 가불근재. 중용왈 : ‘군자지도, 조단호부부.’)

18세기 학자인 순암(順菴) 안정복(安鼎福·1712~1791)이 신행길을 떠나는 아들에게 준 편지로, 그의 문집인 ‘순암집’에 있다. 안정복은 1남 1녀를 두었는데 아들 경증(景曾)이 1747년 16세로 윤동설(尹東說)의 딸에게 장가를 들기 위해 신부 집으로 떠나게 되자 이 편지를 주었다. 안정복이 36세 때다.

이 편지의 내용 중 앞부분만 인용했다. 처부모께 날마다 문안인사를 드리고, ‘논어’ 읽는 것을 아침저녁으로 실천하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이어 여섯 가지 조목으로 정리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모든 일은 겸손하고 공손해야 한다’ ‘남의 허물이나 악행, 다른 집안의 장단점과 옳고 그름을 말해서는 안 된다’ 등 언행과 몸가짐에 대해 두루 지침을 주었다.

안정복은 과거에 급제는 하지 않았지만 여러 벼슬을 거쳤다. 우리나라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전개한 ‘동사강목’ 등을 저술했다. 벼슬살이하는 동안 집을 비웠지만, 아들에게 편지를 써 충고 등을 계속했다. 위의 글을 보면 지금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당시 남자는 가문을 빛내기 위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라야 하는 게 대세였다. 하지만 안정복이 1750년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적소성대(積小成大)’라는 말이 있듯,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비롯해 안일에 빠져서는 안 되고, 부부간에는 늘 공경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꾸준히 가르친 바는 되새길 만하지 않은가?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6. 6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7. 7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8. 8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9. 9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9. 9“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10. 10부산 금정구, ‘야생화 및 국화 분재 전시회’ 개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