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夫婦之際, 百福之源·부부지제, 백복지원
“부부의 사이는 모든 복의 근원이다. 처음 삼가야 할 도리는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와 공경함을 모두 잊고, 갑자기 서로 함부로 가깝게 대하면 바로 금수가 되고 만다. 이름을 망치고 가문을 실추시키는 게 항상 여기에서 말미암으니, 어찌 삼가지 않으랴! ‘중용’에서는 ‘군자의 도리는 부부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夫婦之際, 百福之源. 謹始之道, 不可不謹也. 都忘禮敬, 遽相狎昵, 則爲禽爲獸, 卽名墜宗, 恒由於斯, 可不謹哉. 中庸曰 :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부부지제, 백복지원. 근시지도, 불가불근야. 도망례경, 추상압닐, 즉위금위수, 즉명추종, 항유어사, 가불근재. 중용왈 : ‘군자지도, 조단호부부.’)
18세기 학자인 순암(順菴) 안정복(安鼎福·1712~1791)이 신행길을 떠나는 아들에게 준 편지로, 그의 문집인 ‘순암집’에 있다. 안정복은 1남 1녀를 두었는데 아들 경증(景曾)이 1747년 16세로 윤동설(尹東說)의 딸에게 장가를 들기 위해 신부 집으로 떠나게 되자 이 편지를 주었다. 안정복이 36세 때다.
이 편지의 내용 중 앞부분만 인용했다. 처부모께 날마다 문안인사를 드리고, ‘논어’ 읽는 것을 아침저녁으로 실천하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이어 여섯 가지 조목으로 정리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가르침을 주고 있다. ‘모든 일은 겸손하고 공손해야 한다’ ‘남의 허물이나 악행, 다른 집안의 장단점과 옳고 그름을 말해서는 안 된다’ 등 언행과 몸가짐에 대해 두루 지침을 주었다.
안정복은 과거에 급제는 하지 않았지만 여러 벼슬을 거쳤다. 우리나라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전개한 ‘동사강목’ 등을 저술했다. 벼슬살이하는 동안 집을 비웠지만, 아들에게 편지를 써 충고 등을 계속했다. 위의 글을 보면 지금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당시 남자는 가문을 빛내기 위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라야 하는 게 대세였다. 하지만 안정복이 1750년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적소성대(積小成大)’라는 말이 있듯,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비롯해 안일에 빠져서는 안 되고, 부부간에는 늘 공경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꾸준히 가르친 바는 되새길 만하지 않은가?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