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03> 동래에서 온천욕 즐긴 고려 대문호 이규보

나물 익히고 차 마시는데 불 달이지 않네

  • 조해훈 시인
  •  |   입력 : 2021-08-31 20:19:45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煮菜嘗茶不火煎·자채상차불화전

쓸쓸한 바람에 냉천 아닐까 의심했는데(瑟瑟初疑冷泉·슬슬초의냉천)/ 흐릿한 연기 솟아나는 것처럼 자욱해지네.(濛濛還似起昏煙·몽몽환사기혼연)/ 고승은 산중에서 납일 제사 지내는데(高僧座度山中臘·고승좌도산중납)/ 나물 익히고 차 마시는데 불 달이지 않네.(煮菜嘗茶不火煎·자채상차불화전)// 유황이 수원에 스며들었다는 말 믿지 않았고(未信硫黃侵水源·미신유황침수원)/ 아침 해가 몸을 씻는 양곡(暘谷)이라 여겼네.(却疑暘谷浴朝暾·각의양곡욕조돈)/ 땅이 외진 곳 있어 양귀비가 더럽히지 않았으니(地偏幸免楊妃汚·지편행면양비오)/ 지나는 나그네 잠시 따뜻한지 살펴보는데 거리낄게 뭘 있으리?(過客何妨暫試溫·과객하방잠시온)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李奎報·1168~1241)의 시 ‘박공과 함께 동래욕탕지로 향하며 읊은 시 2수(동박공장향동래욕탕지점 2수·同朴公將向東萊浴湯沚占二首)’로, 그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집’ 권12에 있다.

찻 번째에 납일(臘)이라는 시어가 있어, 음력 12월 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온천물이 뜨거워 나물도 익히고 찻물도 이 물로 쓴 모양이다. 두 번째 시에 양귀비를 언급하는데, 당나라 현종의 사랑을 받은 양귀비는 목욕하기를 즐겼다. 여기와는 거리가 멀어 그녀가 먼저 몸을 담그지 않아 다행임을 말하고 있다. 이규보 당시에는 온천 원수가 솟아나는 샘 아래에 못을 파 그곳에서 목욕을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동래온천에 대한 첫 기록은 ‘삼국유사’ 신라 신문왕 2년(682)에 재상 충원공(忠元公)이 동래 온정에서 목욕했다는 것이다. 문학작품으로는 이규보의 위 시가 처음이고, 울산에 유배됐던 정포(1309~1345)가 ‘동래잡시’ 10수 중 제7수(‘설곡집’ 권하)에서 동래 온천을 읊고 있다. 또한 연창군 박효수(?~1337)의 ‘온정(溫井)’이란 시가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3, 동래현에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온천지역이 관광명소였다. 전국에 26개 온천이 있었는데, 그중 전국적으로 유명한 8개 온천 가운데 동래와 해운대가 들어있다.(‘조선’ 128호, 1926년 1월호)

온천장에 사는 고교 동창이 오늘 아침에도 “와서 온천도 하고 하룻밤 자고 가라”고 연락해왔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4. 4[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5. 5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6. 6[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7. 7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8. 8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9. 9[속보]‘공무원증 보여주며 안심시켜’ 60억 전세사기 前 경찰관 항소심서 감형
  10. 10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7. 7“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8. 8“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9. 9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2. 2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3. 3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4. 4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5. 5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종합)
  6. 6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7. 7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8. 8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9. 9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10. 10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2. 2[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3. 3[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4. 4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5. 5[속보]‘공무원증 보여주며 안심시켜’ 60억 전세사기 前 경찰관 항소심서 감형
  6. 6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7. 7울산시, 노동안전감독과 신설 등 '2026년 하반기 조직개편안' 입법 예고
  8. 8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9. 9진주서 송전탑 전선 교체 작업 중 60대 근로자 추락 사망
  10. 10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