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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14> 바닷길로 연행길 오른 사신 위해 쓴 이식의 글

벌벌 떨며 비방을 두려워하고 탄핵을 꺼리다(慘慘惴惴 懼譏畏彈·참참췌췌 구기외탄)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1-10-19 18:59:5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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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백을 늘리면 재물을 유용하는가 의심하고, 수행 인원을 더하면 사사로이 함을 의심하고, 배에 기계를 더 설치하면 겁먹었다며 의심하고, 편한 길로 가려 하면 안일하다고 의심한다. 의심이 끊이지 않고 비방이 질풍처럼 일어나 사신으로 떠나는 대부로 하여금 참담하게 벌벌 떨며 비방을 두려워하고 탄핵을 꺼리게 하여 도리어 북경 가는 길이 얼마나 아득하고 바닷길이 얼마나 험한지조차 깨닫지 못하게 만든다. 아! 이래서야 되겠는가?

增幣贄則疑其貨, 益傔從則疑其私, 加舡械則疑其怯, 取便途則疑其逸. 疑而不已, 謗詆飄起, 使夫行役之大夫, 慘慘惴惴, 懼譏畏彈, 反不覺燕齊之爲邈溟渤之爲險也. 嗚呼! 其可乎哉.(증폐지즉의기화, 익겸종즉의기사, 가공계즉의기겁, 취편도즉의기일. 의이불이, 방저표기, 사부행역지대부, 참참췌췌, 구기외탄, 반불각연제지위막명발지위험야. 오호! 기가호재.)

택당 이식(李植·1584~1647)이 1625년 성절사 겸 도지사로 연행길에 오른 전식(全湜·1563~1642)을 전송하며 쓴 글 ‘送聖節兼冬至使全公湜航海朝燕序(송성절겸동지사전공식항해조연서)’로, 그의 문집인 ‘택당집(澤堂集)’에 실려 있다. 전식이 정사(正使) 신분으로 사행길에 오른 당시는 후금이 요동을 점령하고 심양으로 수도를 옮긴 때라 요동벌을 관통하는 육로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조선은 1621년부터 1637년까지 황해 북단과 발해만을 잇는 해로를 통해 사신을 파견해야 했다. 바닷길 사행은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사절단이 익사를 당하는 조난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사행길의 사정이 이러한 데도 조정에서는 사행 비용 등을 둘러싸고 비방하는 공세가 심했다. 나라의 명을 받고 목숨을 걸고 떠나는 전식에게 반대 당에서는 온갖 트집을 잡았던 것이다.

이식은 글의 앞쪽에서 성대했던 서주 시대에 사신을 파견하며 부른 노래인 ‘황황자화(皇皇者華)’를, 쇠퇴기인 동주 시대에 비방당하는 것을 꺼려 사신을 가는 대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 한다는 내용의 시 ‘북산(北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식은 위의 글을 써 전식의 마음을 달래주고 비방 여론에 일침을 가했던 것이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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