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126> 지리산 유람하고 유람록 쓴 점필재 김종직

두 승려가 벽에 그림을 그려놓았는데, 이른바 성모다(有二僧繪畵其壁 所謂聖母·유인승회화기벽 소위성모)

  • 조해훈 고전인문학자
  •  |   입력 : 2021-11-30 18:41:1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술을 부어 제사를 마친 후 함께 신위 앞에 앉아 술을 몇 잔씩 나누고 파하였다. 사당은 단 세 칸이었으며, 엄천리 사람이 고쳐 지었는데, 이 또한 판자를 대 만든 집이다. 못을 박아 매우 견고하게 해놓았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바람에 날릴 수밖에 없다. 승려 두 명이 그 벽에 그림을 그려놓았으니, 이른바 성모이다. 곧 석상이되, 눈썹과 눈, 쪽머리에는 모두 얼굴에 바르는 백분과 눈썹을 그리는 먹으로 발라놓았고, 목에는 군데군데 빠진 부분이 있다.

酹已, 共坐神位前, 酒數行而罷. 祠屋但三間, 嚴川里人所改創, 亦板屋, 下釘甚固, 不如是, 則爲風所揭也. 有二僧繪畵其壁, 所謂聖母, 乃石像, 而耳目髻鬟, 皆塗以粉黛, 項有缺畵, … (뇌이, 공좌신위전, 주수행이파. 사옥단삼간, 엄천리인소개창, 역판옥, 하정심고, 불여시, 즉위풍소게야. 유이승회화기벽. 소위성모, 내석상, 이이목계환, 개도이분대, 항유결화, …)

위 글은 점필재 김종직(1431~1492)이 지리산을 유람하고 쓴 ‘유두류록(遊頭流錄)’의 일부로, 그의 문집 ‘점필재집(佔畢齋集)’ 권2에 들어있다.

함양군수 김종직이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성모를 모신 사당인 성모사(聖母祠)에 들어가 술과 과일을 올리고 제사를 지낸 이야기다. 김종직의 1472년 8월 14~18일 지리산 유람에 유호인 조위 임대동 한인효 등의 제자가 동행했다. 첫날인 8월 14일 함양군 관아를 출발해 고열암에서 자고, 다음날 천왕봉에 올랐다. 이날은 성모사에서 자고, 16일에는 향적사, 17일에는 영신사에서 숙박하고 18일에 한신계곡과 백무동을 거쳐 관아로 돌아갔다.

김종직의 제자 김일손 정여창은 스승이 지리산을 유람한 뒤 18년 지난 1489년 4월 14일부터 16일 동안 지리산을 유람했다. 김종직은 정몽주·길재의 학통을 이어받은 부친인 김숙자에게서 수학하여 조선 시대 도학의 정맥을 이었다. 그의 사상은 제자인 김굉필·정여창·김일손·유호인·남효온·조위 등에게 이어졌다. 특히 김굉필의 제자인 조광조에게 학통이 계승되면서, 김종직은 사림파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날씨가 제법 추운데 한 친구가 천왕봉에 올랐다고 연락이 와 김종직의 지리산 유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시인·고전인문학자·목압서사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3. 3‘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4. 4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5. 5[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7. 7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8. 8“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9. 9[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0. 10[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3. 3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6. 6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7. 7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6. 6[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7. 7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8. 8“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9. 9“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10. 10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